<손바닥 수필>
- 목에 힘 쫌 빼뿌자꼬. -
권다품(영철)
어이, 우리 인자 실수도 좀 하며 살아보자.
그렇다고 손가락질 받을 만큼 큰 실수는 하마 안 되고, 사람들이 웃고 넘길 수 있고, 그 실수 땜에 사람들이 나한테 편하게 파고들 수 있는 그런 자그마한 실수.
가끔, 완벽해 보일라 카는 사람 있더라 아이가 와?
이 사람 하는 말, 저 사람 하는 말 가만히 듣고 있다가, 혹시 다른 사람이 실수로라도 틀린 말 하마 몬 참고 "이런 말 해서 될란지 모르겠는데, 오해는 없으시기 바랍니다." 하며 웃음도 없이 바로 잡아주는 사람도 있다.
나는 차라리 안 하는 것보다는 못한 말이겠다 싶더라꼬.
한 번 듣고 두 번 듣다 보면, 정도 안 가기도 하고 ....
우리 어릴 때, 밥상머리에서 친구나 형제중 누군가가 잘못한 걸 일러 바치는 자녀들 있을 때, 당장 그 잘못한 아이에게 야단을 치는 부모도 있더라 아이가?
삶에 찌들리다 보이, 한 발 앞을 내다 볼 여유가 없어서 안 그렇겠나마는, 그런데, 중요한 거는 그 부모밑에서 자란 아들이나 딸들이 크면서 놀랄 정도로 그 부모를 닮더라 아이가 와?
그런데, "마~, 볼만 하고 있지, 우째 그래 일일이 꼬딱시럽고 입이 싸노?" 하면서, 잘못한 자녀보다는 일러바치는 자녀를 야단치는 어른도 있더라꼬.
어른들 말씀처럼 고렇게 '일일이 꼭딱스러운 사람보다는 그냥 볼만하게 생각하며 웃고 마는 사람으로 커라'는 말 아이겠나 그쟈?
그런 자녀들은 커서도 그렇게 볼만하게 말을 참을 줄도 알더라꼬.
나는 그런 다른 사람의 실수를 묻어줄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사람을 보이끼네 나도 모르게 정이 가더라꼬.
'어! 저 사람한테 저런 면도 있었네?' 하며 웃어줄 수 있는 작은 그 실수가, 마음이 더 가고, 친해질 수 있는 매개는 아일랑강?
쓸데없이 목에 힘이나 주고, 꼿꼿하고 빈틈없는 모습만 보이는 사람 보이끼네, 나는 ' 저래 사는 지는 얼마나 힘들겠노' 이런 생각도 들더라꼬.
우스울 때는 다른 사람 눈치 보지말고 마음놓고 웃으마 될 낀데, 뭐 할라꼬 다른 사람 눈치를 살피면서 참겠노?
그렇다꼬, 짜달시리 우습지도 않은데 억지로 헛웃음 질질 흘리라는 말은 아이고
헛웃음 웃는 사람 보이끼네 가치 떨어떨어져 보이더라 아이가 와?
꼭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생각이 쪼매마 있는 사람이라카마 그 헛웃음 웃는 모습을 보고는 '아~, 저 사람은 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정도는 안 알겠나?
어이, 인자 우리 목에 힘 쫌 빼뿌자꼬.
많이 배운 티 낸다고 꼿꼿한 모습 보일라꼬 애쓰지도 말고, 우스울 때는 소리내서 웃어뿌자꼬.
잘 웃는다고 덜 배운 사람 아일끼라.
내 생각이긴 라다마는, 많이 배워서 여유있는 사람이 멋지게 웃을 줄도 안 알겠나 싶더라꼬.
고향 친구 만날 때, 격식없이 웃는 그런 편한 웃음 있다 아이가 와?
얼마나 편하더노!
그런 날은 이상하게 술맛도 좋고 기분도 좋고 ....
와 그렇겠노?
다른 거 있겠나!
가식을 다 벗어 던져뿌서 안 그렇겠나?
나는 그렇게 보지.
사람들 만날 때 어려운 말 잘 쓰고, 영어 잘 쓰는 사람?
그 사람 진짜 똑똑한 사람이겠나?
나는,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 싶어서 과시하고 싶어서 어려운 한자성어 쓰고, 잘난 척 하고 싶어서 영어 섞어쓰는 그런 사람은 아일랑강 이런 생각도 들더라꼬.
지는 잘난 척 한다꼬 어려운 말 쓰는강 모르겠는데, 사실은 안 써서 그렇지 다른 사람들도 다 알고 있을 수도 안 있겠나?
어이, 너거는 그런 가식 적인 사람 안 불편하더나?
나는 성질이 몬 때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속이 내그랍더라꼬.
어이, 우리 다른 사람이 파고들 수 있는 자그마한 실수는 일부러라도 쫌 하면서 살자꼬.
사람은 실수를 타고 친해진다는 말도 있더라 아이가 와?
말도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알아들을 수 있는, 평소에 집에서 늘 쓰는 그런 편한 말 쓰고.
나는 많이 배운 티를 내는 사람은 싫고, 가식없고 속에 든 게 많은 사람이 참 편하더라꼬.
나는 짜달시리 아는 것도 없지만, 아는 척 안 하이끼네 나 자신도 참 편하고 ....
2024년 11월 9일 오전 11시 3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