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메디치가의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피카소]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김상근 지음 21세기북스 刊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이라고 제를 단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가의 이야기다.
이탈리아 반도 피렌체는 르네상스를 선물했다. 르네상스 가문이라 해도 무방한 메디
치가의 처세야말로 지극히 동양적 컵셉이라고 저자 김상근 교수는 노자의 도덕경을
대입해서 풀어 나간다. 그럴 듯하고 타당하다. 여민동락 겸허유약 도광양회 등, 동양
의 절대가치인 사자성어로 풀어 쓰는 게 그렇게 썩 어울릴 줄이야.

조반니 디 비치 메디치는 남대문 시장에 죽치고 앉아 있던 달러 암거래상 같이 시민을
상대로 푼돈을 바꿔주는 보잘것 없는 구멍가게 수준으로 시작했다. 모직상과 의료기기
환전상으로 시작해서 전유럽과 교황청을 주고객으로 하는 메디치은행으로 역사에 등장
한다, 그야말로 처음엔 무척이나 초라했다.

양의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겸손은 최고의 가치다, 그러한 펀더멘탈 처세술과 메디치효
과와 은인자중하는 처신으로 與民同樂, 柔弱謙下 그리고 稻光養晦의 수순으로 팔레palle

여섯 개의 문장으로 피렌체의 제1 시민으로 사실상의 참주 정치를 시작한다. 우리네 신돈

같은 수도사 사보나룰라의 신권정치에 의해 추방당하기도 하고, 급기야는 토스카나 대공

으로 유럽의 왕실과 사돈을 맺고 두 명의 르네상스 교황까지 배출한다. 그 과정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으로 가능했다는.

메디치가에 천착하고 들(憑)린 저자 김상근 교수는 미국내 이름난 신학대학을 두루 섭렵
하고 연세대학 신학대학 부학장을 역임한 대단한 박식이다. 특히나 르네상스 시대의 문
화와 종교를 연구한 한국판 야콥 부루크하르트 해도 손색이 없는 혜안으로 그쪽의 필모
그래피도 혁혁하다. 학술원 학술도서로 선정될 정도이니 말은 해 뭐하랴, 저자의 다음번
작품도 학수고대한다.

선의로 봐야겠지만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추천하는 도서다. 삼성가는 선대부터 미술품
에도 일가견이 있었지만, 미술품 조차 투자 차원의 비지니스로 이해하는 그룹이다. 설마
삼성가를 언감생심, 메디치가에 비추어 견주려는 수작은 아니겠지만, 해외 명품 브랜드
판매에 혈안인 그 집 딸이 대표인 호텔에서 한복을 입었다고 내치는 작태는 당최 이해난
이고 후흑스럽게 보인다.

자국 문화를 배척한 자국기업은 명품과 세계화는 말할 순 있어도 메디치가의 명품성을
따라가기에 현재로선 요원하다. 심각한 예술의 이해력 결핍이고 철학의 부재다. 잘 써진
메디치 책을 읽은 여운으로 한마디 덧부친다. 다행히도 이건희 회장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올인하여 성공한 것은 재벌의 사회적, 메디치적 역활모델로 그 빛이 번쩍거린다.

이시간 웬 천둥번개가 난리다.. . .오비이락인가.

[소림산]

책광고 보다 유익한 내용을 주었으면 ~~~

[다우미]

자칫 빠지기 쉬운 권력의 함정을 넘어서 사백여년의 오랜세월 동안 훌륭한 가문을 유지하며 이뤄낸
메디치가의 업적과 정신은 닮고 싶고 배워야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