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日是好日!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36. 날마다 좋은 날이로다! 배길관 충북대명예교수
인생은 시간이요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오늘이다. 내 인생의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이 내가 쓸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다. 시간은 無始無終(무시무종), 즉 시작도 끝도 없다고 하지만 내가 내 의지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오늘뿐이다. 그러므로 오늘 하루를 좋은 날이 되도록 하는 것이 시간을 가장 잘 쓰는 것이다.
日日是好日(일일시호일)!, 날마다 좋은 날이로다!「벽암록」 우리가 자주 쓰는 이 말은 중국 불교 역사에서 뛰어난 스님으로 이름난 운문 화상(864∼949)의 깊은 깨달음의 세계를 말한 것이라고 한다. 깨달음의 세계란 현실적인 욕망을 여의고 본래심의 지혜와 자비가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요 미래는 지금 내가 쓸 수 없는 불확실한 시간이다. 운문 화상은 과거에 집착하거나 미래에 환상을 갖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므로 오늘 하루를 좋은 날이 되도록 하라고 했다. 과거 현재 미래는 각각 분리될 수 없는 연속선상에 있는 시간이므로 오늘이 좋은 날이면 과거와 미래도 모두 좋은 날이 되는 것이다.
중국 당나라 시대 선승 임제 선사는 ‘언제 어디서나 또 다시 마음에 번뇌 망념으로 단절됨이 없도록 하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대로 진리의 세계이다’라고 說法(설법)하였다「임제어록」. 마음에 번뇌 망념이 없음은 마음에 욕심이나 잘못된 생각이 없는 본래심을 말한 것이며, 진리의 세계는 깨달음의 세계와 같은 뜻이다. 불교의 후학들은 임제 선사의 이 말을 운문 화상의 日日是好日과 같은 뜻으로 해석한다. 즉 날마다 좋은 날은 날마다 번뇌 망념이 없는 깨끗한 하루 깨어 있는 하루 깨달은 하루를 의미한다. 결국 좋은 날이란 현재라는 시간과 여기라는 공간에 있는 자기 자신이 탐욕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생각을 여의고 번뇌 망상과 근심 걱정이 없는 본래심으로 사는 깨끗한 하루를 의미한다. 임제선사는 ‘隨處作主(수처작주), 언제 어디서나 현실적인 망심을 없애고 본래심을 얻어 주인이 되면 자기가 있는 그곳이 모두 진리의 세계가 된다’라는 말을 남겼다.
一心常淸淨 處處蓮華開(일심상청정 처처연화개), 한 마음이 항상 깨끗하면 가는 곳마다 진리의 세계가 열린다. 조선 시대 상월 원각 스님의 선시에 있는 구절이다. 청정심은 욕심이 없고 번뇌 망상이 없는 본래심 즉 욕심이나 망념이 생기기 이전의 순수한 마음이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마음은 욕심에서 비롯되는 망념이 본래심을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에 근심 걱정으로 괴로워한다. 蓮華(연화)는 진리의 세계 즉 깨달음의 세계이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괴로워하는 중생심이 없는 맑고 깨끗한 하루, 괴로움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은 離苦得樂(이고득락)의 하루가 곧 ‘좋은 날’이다.
탐욕하고 분노하고 다투고 증오하고 원망하고 시기하는 어리석은 중생심으로는 좋은 날이 될 수 없다. 모든 부정적인 환경을 자비와 忍辱(인욕)으로 극복하고, 오늘 하루를 내 인생 최고의 날인 듯 깨끗한 본래심으로 사는 삶에 日日是好日의 참뜻이 담긴다.
첫댓글 마음에 번뇌 망념이 없음은 마음에 욕심이나 잘못된 생각이 없는 본래심을 말한 것이며, 진리의 세계는 깨달음의 세계와 같은 뜻이다. 불교의 후학들은 임제 선사의 이 말을 운문 화상의 日日是好日과 같은 뜻으로 해석한다. 즉 날마다 좋은 날은 날마다 번뇌 망념이 없는 깨끗한 하루 깨어 있는 하루 깨달은 하루를 의미한다. 결국 좋은 날이란 현재라는 시간과 여기라는 공간에 있는 자기 자신이 탐욕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생각을 여의고 번뇌 망상과 근심 걱정이 없는 본래심으로 사는 깨끗한 하루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