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재벌의 두 얼굴]`상생스토어' 여는 날 `노브랜드 매장' 기습 개점한 이마트 ◇24일 춘천시 퇴계동에 위치한 이마트 노브랜드 춘천점이 개점한 가운데 맞은편 건물에 `입점 철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세희기자
삼척서 지자체와 손잡고 전통시장 내 상생스토어 오픈
춘천선 지역상인들과 갈등조정 중에 이례적 빠른 개점
속보=이마트가 24일 춘천지역 상인들의 반발 속에 노브랜드 매장을 `기습 개점(본보 24일자 8면 보도)' 하면서 같은 날 삼척에서는 전국 최초로 지자체와 손잡고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열었다. 대형마트 업황 부진으로 준대규모 점포 영업 확장이 절실한 유통 재벌이 보여준 `두 얼굴'이었다.
춘천시에 따르면 노브랜드 가맹사업자인 헤세드리테일은 지난 2일 시에 건축물 사용승인접수를 신청하고 17일 준공허가가 나온 지 1주일 만인 24일 매장(1층 262㎡ 규모)을 개점했다. 당초 영업개시 예정일이었던 9월16일로부터 한 달 이상 지연됐지만 이는 이례적인 `기습 개점'이었다는 게 지역 유통업계 시각이다. 상인들이 만든 `이마트 노브랜드 저지 대책위원회'뿐만 아니라 시 담당 공무원들조차 23일에야 개점을 알았기 때문이다.
지역 유통업계는 “대형 유통매장이 개점하면 통상 1~2주 전에 도심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며 대대적으로 홍보하는데, 노브랜드는 22일 인근 아파트에 전단지를 돌리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도는 사업 조정 성립 여부를 검토하는데 한 달 더 소요될 예정인 가운데 일단 이마트 노브랜드 저지 대책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29일 `지자체-상인회-이마트' 간의 비공개 회의를 열고 조정에 나선다. 제도적 구속력은 없지만 상인회는 이 자리에서 취급 품목 제한(신선식품 제외 등), 매장 추가 개장 제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유통 재벌의 골목상권 진출에 제동을 걸 법적 수단도 없는 영세 상인들이 `마지막 호소'를 하는 자리다.
한편 이마트는 24일 삼척시 중앙시장에 도, 시와의 협약에 따라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열었다. 공실로 오랫동안 방치됐던 상가 2층에 매장을 열었다. 시장 상인회는 젊은 소비자층의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이마트는 삼척 중앙시장이 `전국 최초로 지자체와 협력해 문을 연 상생스토어'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전정희 이마트노브랜드 저지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경영정보를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사업 조정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인 `대기업의 가맹점 개설비용 부담률' 등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세 상인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