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법조
한풀이 수사… 무죄로 끝났지만 삶도 끝났다
文정부 검·경 수사, 암까지 발병
강남훈 前 홈앤쇼핑 대표 별세
양은경 기자
입력 2023.08.02.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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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조선일보 DB
문재인 정부의 ‘표적 수사’로 기소돼 4년 재판 끝에 무죄가 확정됐던 강남훈 전 홈앤쇼핑 대표가 지난달 31일 향년 68세로 별세했다. 2021년 5월 대법 판결로 재판의 ‘굴레’에서 벗어난 뒤 발견된 담도암 때문이라고 한다.
강남훈 전 대표는 이인규 변호사의 고교 동창이다. 이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장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루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권력을 잡은 친노(親盧) 진영의 ‘공적(公敵)’ 중 한 명이었다. 강 전 대표는 홈앤쇼핑 설립 초기에 친구인 이 변호사를 사외 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2017년 11월 강 전 대표를 향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인규를 잡으려는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출발은 2017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였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홈앤쇼핑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인규 변호사의 부탁으로 그의 처조카가 홈앤쇼핑에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달 뒤인 11월 경찰이 서울 강서구 홈앤쇼핑 본사를 압수 수색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이인규 변호사의 청탁으로 (홈앤쇼핑에) 인사 비리가 있었는지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그때 문재인 청와대의 민정수석은 조국 전 장관, 민정비서관은 핵심 친노인 백원우 전 의원이었다.
그래픽=김현국
경찰 안팎에서는 “청와대 의중이 작용했다”는 말이 파다했다. 이인규 변호사도 지난 3월 출간한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에서 “(홈앤쇼핑의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한 간부로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인규 변호사와 관련한 자료를 모두 제출해 달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나선 것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경찰 수사 권한을 확대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경찰 수뇌부가 공(功)을 세우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경찰청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다 유임된 이철성씨였다.
경찰은 2018년 3월 15일 강 전 대표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공채를 하면서 10명을 부정 채용했다는 혐의였다. 정작 사건의 발단이 된 이인규 변호사의 처조카 특혜 채용 의혹은 단서가 나오지 않아 입건도 못 했다.
강 전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도 동시에 이뤄졌다.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기 하루 전, 홈앤쇼핑의 정부 측 사외 이사 3명이 강 전 대표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을 시도했고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홈앤쇼핑은 2011년 설립된 중소기업 제품을 파는 홈쇼핑 채널로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주주(32.9%)였다. 중소기업중앙회 출신인 강 전 대표는 2012년 7월 대표로 취임했고, 매출액을 첫해 7068억원에서 2016년 2조원으로 끌어올렸다. 그런데도 강 전 대표는 2018년 3월 21일 임기를 2년 넘게 앞두고 사퇴했다. 당시 그는 “주주들과 이사 사이의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회사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2018년 10월 불구속 기소된 강 전 대표는 2020년 6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2심에서는 무죄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수사가 미흡했고 (강 전 대표가) 유·무형 대가를 받았는지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알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대법원도 2021년 5월 무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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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강 전 대표에게 담도암이 발견됐다. 유족은 “고인은 수사와 재판을 받는 동안 단 한 번도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았다”면서 “기획 수사를 당하고도 무죄를 확정받을 때까지 억울함을 호소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기만 했고 결국 작년 8월 담도암 4기 확진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인규 변호사는 지난 4월 본지 인터뷰에서 “강남훈 대표는 그때 받은 스트레스로 병이 들어 생사를 넘나드는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에는 민간인 사찰의 DNA가 없다’고 말하던 그 위선이 가증스럽다”고 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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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23.08.02 05:36:19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삶은 소대가리를 저승에서 반드시 응징을 하소서. 이승의 사람들도 응징을 하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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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느저
2023.08.02 06:10:33
악마가 따로 없다. 가증한 위선과 가면의 소머리 정권, 반드시 징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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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2023.08.02 06:14:06
망중한이나 즐기면 됐지 백성 죽고 사는게 대수겠나 북 김정은 독ㅈ정권과 한치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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