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에 극초음속 기술 개발 경쟁이 다시 점화되고 있다. 최근 미 국방부는 알래스카에서 ‘초음속 타격무기’ 발사 실험을 했지만, 이륙 4초 만에 폭발,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 중국 역시 마하 5의 극초음속 비행체 발사 실험을 실시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가 인용 보도했다.

B-52H 폭격기 날개 밑에 장착된 극초음속 무인기 X-51A.
이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현재 극초음속의 기술 개발 경쟁은 미국을 비롯한 기술 강대국 사이에서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극초음속은 마하 5∼10 이상의 속도를 말한다. 지난 2000년부터 미국은 전 세계 어디라도 한 시간 만에 공격할 수 있는 신속타격’(CPGS) 능력을 갖추기 위해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에 나섰다. 기술 선진국들인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도 극초음속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마하 5이상의 극초음속의 속도는 과연 얼마나 빠른 것일까? 일례로, 전투기의 속도인 마하 1은 시속 1200km 정도로 서울에서 부산을 20분 만에 갈 수 있는 속도다. 따라서 마하 10의 속도라면 서울에서 부산을 2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마하 5가 넘는 극초음속 분야는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용치 않는 미지의 세계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극초음속의 빠른 속도로 인해 생기는 공기의 저항 그리고 충격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빛의 속도를 꿈꾸는 인간은 허락되지 않은 이 극초음속의 세계를 오래전부터 동경하며 도전해 왔다. 그리고 이곳을 여행할 도구를 만들었다. 그것은 바로 스크램제트(Scram zet) 엔진이다.
SR-71 블랙버드
충격파 이용하는 램제트 엔진
냉전 시대인 1964년에 검은 괴조라 불렸던 미 공군의 첩보기 SR-71 블랙버드(Black bird)의 최고 속도는 마하 3이었다. 당시로선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항공기로 알려졌다.
가공할만한 마하 3의 속도는 그 당시의 어떤 대공포나 미사일로도 격추할 수 없는 속도였고, SR-71 블랙버드는 적국의 상공을 제집 안방처럼 드나들며 첩보를 수집했다. 이런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기존의 터보제트 엔진 구조를 변형해 추력을 극대화시킨 J-58 터보 램제트 엔진 덕분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제트 엔진의 장점은 빨아들인 공기를 압축시키는 것이다”고 말한다. 종래의 터보제트 엔진은 항공기의 전방에서 공기를 흡입, 대형 팬으로 압축시켜서 연료와 함께 점화시키면 발생하는 배기가스가 후방으로 추력을 발생시킨다. 이로써 프로펠러 형식의 리시프로 엔진(Recipro Engine)이 하지 못하는 마하의 장벽을 넘었다.
그러나 터보제트 엔진은 초음속에서 발생하는 공기의 저항과 이로 인한 충격파의 문제로 속도 증가에 한계점을 갖고 있는데 터보 램제트 엔진(Turbo ramjet engine)은 터보 엔진과 램제트 엔진을 결합, 이 충격파를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램제트 엔진의 경우, 항공기가 초음속으로 날면 기체에 충격파가 생긴다. 마찬가지로 엔진의 흡입구에도 초음속으로 들어온 공기에 의해 V자 모양의 충격파가 발생하는데 램제트 엔진은 이 충격파를 이용한다.
이 충격파는 공기를 압축해 엔진으로 들어가는 공기의 압력과 온도를 높인다. 일례로, 마하 10으로 날면 공기의 온도는 1700°C까지 상승한다. 이때 수소연료를 분사하면 압축공기와 함께 폭발해 배기가스에 의해 강한 추진력을 발생시킨다.

스크램제트 엔진을 단 X-51A는 자력으로 이륙할 수 없다
따라서 초음속에 의한 충격파가 생기기 전에는 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터보엔진으로 날고, 초음속에 도달하면 에어인테이크(공기 흡입구)를 폐쇄시킨 후에 램제트 엔진을 가동시켜서 나는 방식을 사용했다.
마하 10의 스크램제트 엔진
터보 램제트 엔진의 특성상 자동으로 연료를 연소시키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기 쉬운 구조다. 따라서 일단 마하 5에 도달하면 마하 7∼10의 속도로 올려 계속 비행할 수 있다.

미국의 전략 정찰기 SR-71
SR-71 블랙버드는 터보 램제트 엔진을 통해 초음속의 세계를 오랫동안 지배하다가 역시 미국 NASA에서 개발한 X-43A에게 마하 세계의 왕좌를 물려주었다. 비록 무인기지만 X-43A는 마하 10의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X-43A가 마하 10의 속도에 도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램제트 엔진보다 한 단계 위인 스크램제트(Scram zet)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제트 엔진의 연소과정은 아음속(통상 마하 0.8 이하) 상태에서 연소가 이뤄진다. 반면에 스크램제트 엔진은 흡입구에서 충격파가 형성돼 공기를 압축시켜야만 추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초음속 이전의 비행 상태에선 별도의 엔진이 필요한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무인기 X-43A의 경우, 터보 엔진을 달 수 없고, 결국 이륙할 때 B-52 폭격기의 오른쪽 날개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램제트 엔진은 가공할 마하 10의 극초음속에 도달하기에는 이상적인 엔진 구조를 갖고 있다. 스크램제트 엔진은 경사지진 모양으로 유입되는 공기를 공기흡입구로 안내하는 유입부와 중앙에서 공급되는 연료를 연소시키는 연소부 그리고 후방에서 하향 경사지게 형성돼 연소가스를 팽창시켜 분사하는 추력노즐부를 포함한다.
흡입부는 충격파 발생이 용이한 V자 모양으로 파여서 초음속으로 흘러드는 공기를 강하게 압축시킨다. 그리고 추력노즐부 역시 하향 경사진 형태로 확장돼 연소된 가스의 완만한 팽창을 유도해 엄청난 추력을 얻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스크램제트 엔진의 경이로운 기술은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경쟁의 선두 주자임을 의심치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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