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소 디 지오반니
(1401년 12월 21일~1428년)
마사초가 그린 <성 삼위일체>(1424-1427)의 주제인 ‘성 삼위일체’는 기독교 교리의 핵심적인 개념으로, 성부(聖父), 성자(聖子), 성령(聖靈)은 삼위(三位, 세 위격)로 존재하지만 동일한 본질을 공유하는 한 하나님이라는 교리이다. 이 교의는 325년 니케아공의회(Councils of Nicaea)에서 공인되었으며, 451년 칼케돈공의회(Council of Chalcedon)에서 추인됨으로써 기독교의 정식 교의로 확립되었다.
사실 이 그림이 다른 어떤 그림들보다 유명해진 까닭은 <성 삼위일체>가 1420년대 중반 도나텔로가 제작한 <헤롯의 향연>과 함께 원근법을 사용한 가상공간을 창출함으로써 회화의 새로운 장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왼쪽 벽면을 가득 채운 <성 삼위일체>를 바라보는 관람자들은 예배당 밖 양옆에 무릎을 꿇고 있는 두 명의 기증자,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옆에 서 있는 마리아와 성요한, 성부와 성자 그리고 비둘기로 표현된 성령을 차례로 보게 된다. 한 벽면에 그려진 인물들이지만, 각 층위의 공간의 깊이가 달리 느껴지는 것은 성부의 머리 위쪽에 모든 선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소실점이 위치하기 때문이다. 이후에 선 원근법은 다양한 화가들에 의해 더욱 발전하게 되어 화면 안의 무한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벽이나 천장을 장식할 때 많이 사용되는 프레스코화는 회반죽을 벽에 바르고 그 위에 안료를 덧칠하는 기법으로서, 채색 시 회반죽이 마른 정도에 따라 크게 부온 프레스코(buon fresco, 습식), 메조 프레스코(mezzo fresco, 중간단계), 세코 프레스코(secco fresco)로 나뉜다. 이 중에서 화가들이 즐겨 사용한 방식은 회반죽이 마르기 전에 안료를 덧바르는 형식의 부온 프레스코화이다.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 역시 부온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졌다. 마사초는 벽면 전체를 하나의 예배당처럼 보이게 건물까지 3차원적 공간으로 그렸는데, 이 예배당의 양식은 오르산미켈레의 <성 루이>의 벽감과 같이 고전적인 모티프를 사용하였다. 예배당 밖에 있는 두 인물은 후원자 부부로서 당시 교회의 제단화나 벽화에는 그 교회의 후원자를 그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성부는 십자가에 매달린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들어 올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마사초는 이 비현실적인 구도를 현실감 있게 그리기 위해서 성부의 몸을 크게 만들고, 그를 의자에 앉은 자세를 취하게 했다. 이렇게 이상화된 비현실적 구도는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의 <피에타 (Pieta)>(1498-1500)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