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 화명동 화명2택지개발지구(이하 화명2택지)내에 수십억원을 들여 만든 국철 화명역이 완공 3년째를 맞았으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열차 대피장소 구실만 하고 있다.
24일 철도청에 따르면 지난 97년 5월 경부선 물금~구포 철도 이설공사를 벌이면서 대거 입주가 예상되는 화명2택지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건축비 53억원을 투입,연면적 2천466㎡ 지상 2층의 화명역을 99년 2월 완공했다.
하지만 철도청은 화명역이 구포역에서 불과 2.8㎞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 화명2택지내 주민들이 입주하지 않는 등 승객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3년째 여객취급업무 없이 열차 대피장소인 신호장으로만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15일부터 부산진역~동대구 통일호 1편을 출퇴근 시간대인 오전 7시33분과 오후 7시9분에 30초간 정차토록 하고 있을 뿐이다(<-화명역에 정차하는 열차가 있군요! 타러가야짐~)
철도청은 화명2택지내 역세권 개발 추이를 보면서 짧은 구간에 한해 무궁화호 열차를 정차시킬 계획이며 화명역을 신호장에서 '보통역'으로 승격하는 시점은 승객수요를 지켜본 후 결정키로 했다.
이 때문에 화명2택지 입주민 2천여세대와 화명동 1만6천여세대 등 화명·금곡동 일대 주민 10만여명이 수십억원을 투입해 마련된 화명역을 제대로 사용하지도 못하고 있다.
화명2택지의 경우 지난 8월 화명수정마을아파트(1천780세대)를 시작으로 10월 현대아파트(743세대) 입주가 이어졌고 내년 중으로 코오롱1차,대우 등 3개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민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교통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 4일부터 구포고가교 2단계 철거가 진행돼 덕천교차로 일대가 사상 최악의 교통지옥으로 변하고 화명역 개통이 교통체증 완화의 대안으로 부각되자 철도청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화명역 개통을 염두에 두고 지난 8월말께 화명수정마을아파트에 입주한 정모(45)씨는 '사용하지도 않을 화명역을 만든 후 장기 방치하고 있는 철도청의 조치는 예산낭비와 다를 바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철도청 관계자는 '당분간 화명역에서 열차권 발매 등 일반업무는 취급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보통역 승격은 구체적인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