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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야 물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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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5.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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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야 물렸어라.
요사이 정말로 많이 덮다. 아침부터 찜통더위에 말하고 움직이는 것도 힘들다. 매일 35~36도를 넘나더니 어디라도 탈출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초사 되는 태양빛은 살같이 익을 정도며 더구나 콘크리트 외벽은 달아 난로가 되었고 아스팔트 도로는 달걀 프라이를 할 정도라니 모두가 더위와의 전쟁 중이다. 이 무더운 여름 날 들에 나갔다가 희생당하는 노신들도 있다고 한다. 더위는 낮과 밤이 따로 없다. 잠자리라도 편안해야 하는데 더위에 잠 못 자 뒤척이다 보면 새벽이 온다. 희미하고 어리벙벙한 정신으로 용광로와 같은 더위와 싸우려니 지쳐 모두가 올 스톱한 상태다. 선풍기 방방마다 돌리고도 모자라 에어컨을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틀어 보지만 자연풍 만하겠는가.
참다못하면 얼음과자라도 도움을 청하여 본다. 그리고 몸이 노쇠하여지니 면역력이 줄어서인지 더위를 인내하는 능력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더욱 황당한 심정이다. 그간 지구의 온도가 1~2도 정도 올랐다고 하니 거르려니 하지만 정말로 힘든 여름이다. 더울 때는 더워야 하고 추울 때는 추워야 한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거울삼아 참고 또 참고 있는 중이다. 하기야 참지 못한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 그저 말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아직도 왕성히 활동하는 친구들을 볼라치면 불부기도 하다. 고성 접경 지역 어느 해수욕장에서 손주들과 찍은 사진을 보았는데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나도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집사람 혼자 두고 갈 수도 없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다. 오늘이 74주년을 맞이하는 광복절이며 자유대한민국 건국 71주년을 맞이한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3십수 년 전에 직장동료들과 속초서 일박하고 화진포 해수욕장에 들린 일 있는데 그때는 벌써 기온이 내라가 철시를 한 상태였다. 바닷가 백사장에서 푸른 물결만 바라보고 돌아온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거의 8월 말경까지 해수욕장 문을 열어놓는다고 하니 많이도 변하였다는 것을 실감 나게 한다. 어렸을 때는 강가에서 매일 살다시피 하였으니 더운 줄 몰랐다. 무더위가 심하면 농작물도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과일들은 열과로 상품가치가 떨어져 일 년 농사 힘들여지었는데 농민들은 울상이다.
추수도 하 기 전에 농협 융자금 빛내어 투자하였는데 값을 일이 난감한 실정이란다. 먹고사는 문제가 점점 팍팍하여 잔다고 울상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찾아보려 해도 찾을 길이 없으니 외국 근로자들이 몰려온다. 그들이 아니면 농업도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란다. 어린 아기 출산율은 세계에서 최하위로 떨어졌으니 멀지 않은 장래에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난다고 걱정들을 하고 있지만 별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데 문제의 심각성 있다. 날씨는 더워지고 농작물들은 고온에 시들어지며 인건비는 십만 원 정도라 하니 사람 없어 폐농이요 인건비 비싸 폐농이란다.
국민들의 밥상에는 국산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의 태반이 외국산이라니 농자천하지대본은 흘러간 옛 노랫가락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그때는 인정이 넘치는 곳이라 자랑하였는데 시절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망상도 해보았다. 어린아이들 마음껏 뛰놀지도 못한 여름 방학도 며칠 지나면 끝난다고 한다. 꿈 먹고 꿈꾸면서 지낸 여름방학도 기억에 남게 되었는데 날씨라도 좋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비록 몸은 늙어 기동력도 떨어지고 눈도 침침하여지니 뒷방으로 밀려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가는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구나. 마음 터놓고 이야기하던 친구들 하나하나 연락이 두절되니 아마도 갈 곳을 찾아 나선 것 같아 마음 아리기도 한 힘겨운 시간들이다.
한때는 세상이 돈짝만 하게 여기면서 기고만장하던 일들이 밀물처럼 가까이 왔다가 썰물처럼 빠져 나가기도 한다. 아직은 아니라고 용을 부려보기도 하지만 세월 이길 장사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정처럼 부려 보기도 하였다. 이 땅에 왔다가 가는 동안에 파란만장하였던 일들이 가는 세월 붙들어 보겠다고 억지도 부려 보았지만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은 인생들이 아닌가 한다. 더위야 물러가거라 너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한단다. 산 위에서 나무 잎사귀를 희롱하면서 또는 푸른 바닷가에서 파도에 실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창문 틈을 헤집고 불어오기를 학수고대한단다. 노옹들의 이마에 맞힌 구슬 땀방울을 씻어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생기 넘치며 뛰어노는 아이들이 보고 싶어진다. 와짝 시끌 하면서 깔깔 호호하는 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젊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특권이다. 주신 이의 뜻에 따라서 행하여야 할 것이다. 잘못 활용하여 지상의 세계를 어지럽혀서는 안 될 것이다. 오용하고 남용하여 그 결과를 심판대에 서지 않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숨도 쉬기 어려운 무더운 여름날 잘났다고 뽐낼 일도 아니며 못났다고 한숨 쉴 것도 아니다. 주신 대로 있는 대로 각자의 소임 다하기를 바라는 것이 과욕이 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더위야 숨이 막혀 못 살겠다. 가슴이 답답하여 못 배길 것 같다.
땀에 목욕을 하는구나, 말하기도 힘이 들구나. 이제 그만했으면 어떻겠니. 고개를 숙일 때가 되지 않았니. 네가 휩쓸고 지나가는 하늘 아래는 수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 보지 않았니. 죄가 있다면 용서하시고 그만하시구려. 새벽부터 울어대는 풀 벌래 소리에 아! 오고 있구나, 나는 그들이 부르는 노랫소리 듣고 알았지, 가을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창문에 붙은 매미는 무더위에 살판이 난 모습이다. 맴맴 쓰르라미 우는소리에 가고 오는 교차점에 왔음을 실감하였다. 칠 년 동안 애벌레로 땅속에서 숨어 살다가 이 무더운 여름이 좋아서 바깥세상 구경하면서 일주일 동안 목청이 터져라 노래한 그들만의 세상인 듯하구나. 항상 그렇게 가르쳤잖니,
부족하면 채워주고 차면 넘친다는 교훈을 가슴 답답하여 물속이라도 풍덩하고 빠져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그저 생각일 뿐이다. 들판에 허수아비는 있는지 없는지 찾기도 힘든 세상이다. 오곡이 익어갈 무렵 해코지할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익살스럽게 모셔온 허수아비는 어디로 가고 중절모에 구멍이 뚫렸구나, 너들 너들 한 소맷자락에는 실바람이라도 있어야 훠이훠이 하고 쫓을 것인데 아직은 쨍쨍 내려 쪼이는 햇볕에 고개도 들지 못할 지경이다.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하니 우리 모두 믿음으로 무겁고 무거운 염천을 몰아내자꾸나. 그 징조들이 이 땅에서 저곳에서 보여주고 있지 않느냐,
세상만사 동전의 양면 같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하였지 온(溫)이 있으면 냉(冷)이 있다는 이야기다. 온과 냉을 잘 활용하여 우리 것으로 만든 자가 승리한다. 밤새 풀벌레 달나라 계수나무 아래 토끼의 지휘를 받아 연주하며 울어 지세는 교향곡이 들리지 않느냐. 세상만사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오늘도 염천의 하늘 아래서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큰 박수라도 보내자꾸나. 염천의 하늘은 반드시 물렸으렷다. 소리 한번 크게 쳐보자. 끝
2019년 8월 15일 목요일 오전에
夢室에서 法珉 씀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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