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역 가는길
석포면 소재지에서 석포 제철소를 한바퀴 휘돌아 협소한 계곡길을 따라 약 4~5Km 달려오면
이렇게 두번째 민가가 나타나는데 여기가 바로 하승부 지역의 굴티라는 마을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부터는 산 기슭에 드문 드문 민가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는데
승부마을하고 학교마을을 빼고는 거의 이런식으로 집 한채씩 외따로 떨어져 있다
석포면 소재지에서 이 길의끝인 승부마을까지, 12Km구간에 걸쳐있는 민가들은
다 합쳐봐야 40가구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중 학교마을에 6~7 가구, 승부마을에 6~7가구,
그리고 나머지는 이런식으로 한 채식 외따로 떨어져 있다고 봐야 한다
승부역 가는길
이곳이 승부리 굴티마을 중간 지점이다
한 폭의 동양화처럼 산과 계곡이 아주 균형있게 잘 짜여져있어
안정감도 들고 또한 햇볕도 잘 들어 따스한 느낌을 주는 마을이다
이날이 설 명절 다음날인데도 저 산기슭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촌가에서는 전혀 인기척이 없었다
이곳 개여울에 서서 잠시 저 물길을 바라보니, 시간마져 멈추어 버린듯한 꿈속 세상에서
나 홀로 노닐고 있는듯 하였고, 내가 지나왔던 모든 길들마져 꿈결 같았다
아쉽지만 훌훌털고 일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또 길을 나서는 중이다
승부역 가는길
개여울을 따라 계속 들어가다 보면 이렇게 좁은 다리를 몇개 건너게 되는데
이곳에 당도하여서는 왔던길로 돌아갈까 한참을 망설였었다
이 다리를 건너 저 산등성이로 뻗은 길이 너무 협소해 보였고
또 들어가서 차를 돌릴만한곳도 없다면 아주 큰 낭패를 볼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차가 아니면 들어갈수 없는곳이 승부라고 했었던 모양이다
이 상황을 당하고 보니 이제서야 서서히 겁도 나고 실감도 좀 나는것 같았다
승부역 가는길
그리하여 아까 협소하게 보이던 비탈길을 따라 마구잡이로 백토마를 몰고 올라가는데
오랫만에 빨간 표지판이 하나 보였다. 빙판길을 주의하라는 표지판이다
그럼 내가 길을 잘못 들은것은 아니다는 생각에 안도를 하면서 그대로 쭈욱 밀고 쳐들어 갔더니
승부역 가는길
"DANGER" 라고 하는 위험하다는 노란색 삼각 표지판이 보이고 바로 그 옆으로는 이 뭣꼬 ?
왼쪽으로 가면 "하승부"고 오른쪽으로 가면 "마무이" 라 ?
하승부는 알겠는데 "마무이" 는 도대체 뭔 소린고 ?
말이 빠져 이빨이 헛나와 마을 이름을 잘못 써놓았나 싶어 나중에 알고보니
옛날 옛적에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에서 구리를 싣고 결둔으로 들어오는 말이 산을 넘어서는
입구였다고 하여 마문(馬門)이라고 불리워지게 되었다는데 그 후에 읽기 쉬운대로 마무이라고
불리워지게 되었다나....
현재 2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고랭지채소와 한우을 사육하여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승부역 가는길
협소한 비탈길을 타고 조금 올라가다 보니 또 승부역이라고 하는 코딱지 만한 표지판이 보였다
아까도 승부역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기에 이제 이곳만 돌아서면 승부역이 나오겠지 하고
한참을 허기지게 달려 갔더만, 벼랑길하고 고바위산만 보일뿐 승부역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진짜로 승부역이 나오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이 고개를 넘었다
승부역 가는길
잉 ?
그런데 뭔 길이 또 이모양이다냐 ?
분명히 "DANGER" 이라고 하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글씨가 새겨진 위험 삼각표지판도 보였었고
또 버스공영정류장이라는 둥근 표지판도 보였었는데 이곳에 와서는 좁아터진 길이 끊어질듯
끊어질듯 아슬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막다른 길에서 차를 돌릴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반신반의 하며 무대뽀로 백토마를 밀고 올라갔더니
승부역 가는길
길은 또 승부로 가는 은하철도하고 나란히 저 산등성이로 뻗어있는것이 보였다
***제 2부 承富없는 승부마을에서 계속 ***
첫댓글 나먹통아님 덕분에 이런곳도 구경하네요...
승패를 가리는 데라서 승부라니,,, 이제야 알았군요, 나먹통아님님이 아니면 누가 그런곳에 겁도 없이 들어가려 할까요? 겁나게 외로운 길이네요이~~~~
우리가 갈수 없는 먼나라 얘기같은 시골길 귀갱잘 허고 가요 ..감사 또 감사 허요
청량리에서 가는 눈꽃 열차 타고 승부역 한번 가 봤었는데 이런 길이 더 멋 있네요.날씨 좋은 봄이나 가을에 쉬엄 쉬엄 걸어서 가 봤으면 멋질 것 같습니다.하루 해에 다 못 가면 야밤에 호랭이 한테 물려 갈까 겂나기도 하지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