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환생의 줄거리
- 큐슈의 아소지방, 죽은 사람들이 살아 돌아오는 믿지 못할 사건이 일어난다. 그들은 죽을 때의 모습 그대로, 자신을 계속 그리워해 준 사람 앞에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홀연히 나타난 것이다. 사랑하는 남편, 연인 ,형제들의 '환생'에 사람들은 기뻐한다. 그러나 행정당국은 혼란에 빠진다. 이들은 어떻게 되살아 올 수 있었던 것일까?
- 후생성에 근무하는 헤이타는 자신의 고향에서 일어난 이 기이한 '환생'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내려온다. 익숙한 고향의 향기에 취해 잠시 헤이타는 추억에 잠긴다. 그러면서 그는 소꿉친구로 학창시절부터 줄곧 마음에 담아두었던 아오이를 떠올린다. 한발 앞서 그녀에게 고백해버린 친구 슈스케의 사랑을 아오이에게 전해들은 헤이타는 그녀를 향한 마음을 아무도 모르게 깊숙이 감춰버렸다. 하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슈스케가 바다에서 갑작스런 사고로 죽어버리고, 그날 이후 아오이는 슈스케만을 그리며 지내고 있다.
-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고, 아오이의 아파트로 찾아가 반갑게 두사람은 재회한다. 헤이타를 도와 '환생' 현상을 함께 조사하던 아오이는 헤이타로부터 '죽은 사람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이 '환생' 현상과 어렴풋이 관계되어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슈스케가 살아 돌아오기를 애타게 바라게 된다.
- '환생'한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시키던 헤이타는 결국,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어떤 법칙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환생한 사람들은 3주밖에 이 세상에 머물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헤이타는 다가오는 시간 속에서 아오이에 대한 자신의 감정때문에 슈스케를 살려내는 일에 갈등하게 된다.
- 죽음의 강을 건넜던 이들이 다시 돌아갈 그날은 인기 여성 가수 RUI의 콘서트 날이다. 촌각을 다투는 급박한 상황 속에 슈스케를 살려낼 방법을 찾아낸 헤이타는 아오이를 향해 숨가쁘게 달려온다...
2. 영화 환생을 보고서 찾아낸 삶의 의미
- 별반 기대도 하지 않았고 그 보다도 멜로 영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남자 혼자 보기엔 너무 궁상맞은 것 같아서), 학교의 발표 주제로 선정되어 보게 된 영화이다. '죽은 사람이 되살아 난다'는 현상을 둘러싼 두 남녀의 그렇고 그런 사랑이야기..뿐이었다면 상당히 실망했겠지만, 다행히도 그리고 조금은 놀랍게도 내 '뻔한' 예상을 벗어난 영화였다.
- 물론 큰 줄기는 두 남녀의 감정이 줄다리기하는 멜로 영화이면서도, 이 영화는 남녀상열지사만으로 상영 시간을 때우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간중간 두 주연 배우의 얼굴이 한동안 스크린에서 사라져 있기도 한다. 두 주인공만이 아니라 역시 환생에 얽힌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그냥 '양념'에 머물지 않고 영화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환생'의 의미를 큰 그림으로 그려 내는 밑바탕이 된다.(의사 선생님의 가족을 보면서 딱 한 번 울었다).
- 강한 그리움이 죽은 이마저 되돌아 오게 만드는 환생. 그러나 막상 되돌아 온 사람들에게도 그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에게도 바라던 만큼 기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긋난 시간의 흐름에 어색해진 관계, 자신이 원해서 환생한 것도 아닌데 마치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피하기만 하는 시선, 환생한 몸은 생전에 살던 곳을 벗어날 수도 없고 그나마도 삼 주 후엔 다시 사라진다.
- 환생했던 이들이 다시 사라진 후에 바뀐 것은 없었고 사람들의 생활은 예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분명 달라졌다고 본다. 그리운 이와의 만남을 통해 삶의 희망을 얻은 것이 그것이다. 단 한 사람, 카와다 헤이타를 제외하면. 그는 사랑을 제대로 주지도 받지도 못한 채, 사랑한 사람을 떠나 보내야 했다.
- 카와다 헤이타와 다치바나 아오이 두 사람에게 '환생'은 어떤 의미였을까. 결국 이뤄지지 못한 둘의 사랑은 슬픈 이야기인 걸까. (영화 말미에도 나왔듯이) 그건 아닌 것 같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알 수 있었다는 것, 진실한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 헤이타에게도, 아오이에게도, 그래서 '환생'은 헛되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