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으뜸가는 천도의 지장보살께서 가르치신 천도법은 어떠한 것일까? 그 해답은 ≪지장경≫ 속의 여러 곳에 수록되어 있다. 특히 ≪지장경≫ 총 13품 중, 제6 <여래찬탄품(如來讚嘆品)>과 제7 <이익존망품(利益存亡品)>, 제12 <견문이익품(見聞利益品)>에서는 천도를 위해 임종시에 해야 할 일과 49재 기간 동안의 행법, 그 뒤의 천도법에 대해 자세히 설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하여 지장보살의 천도법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편안한 임종과 천도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업보중생인 이 세상 사람들의 죽음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집 밖에서 죽는 객사(客死)의 경우만 불행한 죽음이 아니다. 집에서도 유언 한마디 남기지 못한 채 갑자기 죽는 이들이 있고, 삶도 죽음도 아닌 상태로 오랫동안 병상에서 지내는 사람도 있다.
또 죽음에 임박하여 나쁜 귀신이나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이나 친척, 도깨비 등에게 시달려, 소리치고 신음하고 괴로워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는 선행을 많이 닦은 사람까지도 임종의 시간에 나타난 귀신이나 선망조상들에게 이끌려 악한 세상으로 흘러가게 된다고 한다.
임종을 앞둔 사람은 정신이 아득하여, 선과 악을 분별하기 어렵고 눈과 귀로 똑똑히 보고 들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릇된 힘에 이끌려 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종의 순간은 매우 중요하다. 그 중요한 순간에, 가족들은 임종을 앞둔 이에게 지장보살의 명호를 들려주어야 한다.
《지장경》<견문이익품>에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만약 현재와 미래의 모든 세계 육도 중생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 지장보살의 명호를 들려주어서 한 소리라도 귓가에 스치게 하면, 이 모든 중생은 영원히 삼악도의 타는 듯한 괴로움을 겪지 않게 되느니라. 하물며 부모나 가족들이 지장보살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탱화를 그려 임종자의 눈으로 보게 한다면 더 말 할 것이 없느니라.
…… 그 동안의 죄업으로 마땅히 악도에 떨어져야 할 사람일지라도 이러한 공덕 덕분에 모든 죄와 업장이 소멸되어 천상에 태어나고 뛰어난 즐거움을 누리게 되느니라."
이토록 임종의 순간은 중요하다. 그러므로 임종자를 눈앞에 둔 가족들은 이별의 슬픔에만 사무쳐서는 안 된다. 슬프다고 소리쳐 울어서도, 애석하다고 망령되이 행동해서도 안 된다. '나'의 감정은 모두 접어 두고, 오로지 임종자가 지장보살께 잘 귀의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그 방법을 간단히 정리하여 보자.
임종자의 방에 지장보살의 그림이나 사진을 모시고 그 앞에 좋은 향을 피운다. 그림이나 사진을 구할 수 없으면 '대원본존지장보살'이라는 글씨를 써서 모셔도 좋다.
만약 임종자의 의식이 또렷하다면 먼저 ≪지장경≫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경전을 읽어주면 믿음이 생겨나고, 믿음이 있으면 스스로 지장보살님께 귀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러한 경우에는 한문이 아닌 한글본 ≪지장경≫을 읽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임종자가 지장보살을 염하며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따라서 가족이나 친척 등은 임종자가 염불을 놓치지 않게끔, 함께 '지장보살'을 부르거나 염불 테이프를 들려주어야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임종자의 숨이 끊어졌음을 확인하고 나서, 곧바로 통곡을 하거나 손발을 거두거나 자리를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다. 적어도 한두 시간, 길게는 여덟 시간 가량을 그대로 모셔두고 '지장보살'을 염송해 주어야 한다. 이는 신식(神識)이 몸을 완전히 빠져나가 몸이 완전히 차가워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각을 이야기한 것이다.
이렇게 가족 등이 정성껏 염불을 하면서 임종자의 명복을 빌게 되면, 임종자는 악귀의 유혹에 시달림이 없이 지장보살의 인도를 받아 좋은 세상으로 직행을 할 수 있게 된다.
사후에 거창한 재를 지내면서 영가를 천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임종의 순간에 잘하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슬픔에 빠지거나 당황해 하지 말고 잘 염불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나아가 ≪지장경≫에서는, 임종자를 위해 ≪지장경≫의 독송과 지장보살의 염송만을 고집하지 않고 있다. 평소에 아미타불을 염하였으면 '아미타불'을 관세음보살을 염하였으면 '관세음보살'을 염송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살아 생전에 심은 인연 따라 경전을 읽고 염불을 할 것을 권하는 것이다.
이 넉넉한 가르침의 뜻을 잘 새겨, 떠나는 이를 좋은 세상으로 천도하기 위해 유가족들은 최선을 다해야 하리라.
첫댓글 하늘문이 열린 백중날
영가님들의 극락왕생의 길
잘열였으리라 생각 되어요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