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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뚫고 하이킥] 014
씬/1. 패밀리 레스토랑(야외)
순재 자옥, 식사 중이다.
순재는 넥타이에 칙칙한 정장차림이고 자옥은 화사한 톤의 옷을 입고 있다.
자옥:(웃으며)저 아직 앤가 봐요. 가끔씩 이런 음식들 생각나는 거 있죠.
순재:(그런 자옥 이쁘게 보며)외모처럼 입맛도 꼭 소녀같으세요.
자옥:느끼한 거 별로신데 괜히 저 때문에 억지로 오신거 아니세요?
순재:그럴리가요. 말씀드렸잖아요. 자옥씨랑 먹는 거면 돌멩이도 맛있다고.
자옥:(웃으며)아유 선생님도..(순재 입에 음식 넣어주며)아~
순재:아~(하며 받아먹는데)
직원:(다가와)실례합니다. 오픈 1주년 행사로 고객님들께 기념사진을 무료로 찍어드리고 있는데, 한 장 찍으시겠어요?
자옥:공짜루요?(순재보며)우리 한장 찍어요.
순재:(웃으며 직원에게)그래요. 한 장 찍어줘 봐요.
직원:(카메라 대며)자, 그럼 다정하게 포즈 취해주시구요.
순재/자옥:(테이블 위로 다정하게 상체 모으고 포즈 취하는)
직원:(프레임보며 손짓)쪼금만 이쪽으로, 아버님이 따님분 쪽으로 살짝만 더요.
순재:(몸 기울이다 멈칫)아버님?
자옥:어머, 저희 부녀지간 아닌데. 제 남자친구에요.
직원:(당황)어머.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 했네요. 자, 그럼 남자친구 분이 조금만 더 이쪽으로..예. 좋습니다. 활짝 웃으시구요, 스마일~
카메라 프레임 시선으로
활짝 웃는 자옥과 표정관리 안돼 썩소 짓는 순재의 모습 찰칵 박히는데서
씬/2. 거실
보석, 준혁, 해리가 커다란 택배 박스에서 각자의 선물을 꺼내고 있고 현경은 전화하며 주방으로 간다.
현경:예 고모. 뭘 이렇게 많이 보내셨어요.
보석:(니트 들어보며)어? 이건 내꺼네. 정준혁 나 어때?
준혁:(무시하고 청바지 꺼내보며)오~ 이거 완전 갖고 싶던 진인데~ 아싸~(들고 소파를 뛰어넘어 2층으로 가는)
보석:(니트 몸에 대보며)해리야 아빠 어때?
해리:(무시하고 커다랗고 화려한 인형의 집 꺼내는)우와~ 라라의 집이다!
신애:(드레스룸에서 고개 내밀고 인형의 집 보고는 눈 휘둥그레져있는)
보석:(니트를 몸에 대고)해리야 아빠 어때?
해리:방에 갖고 가서 놀아야지~(인형집 들고 2층으로 가는)
신애:(부러운 듯 보다 문 닫는)
지훈, 내려오는
지훈:그게 다 뭐에요?
보석:미국고모님 선물. 처남 것도 있어.(니트 대보며)내껀 이건데 어때?
지훈:갑자기 웬 선물이에요?
현경:(쥬스 쟁반 들고 나오며)담주 추석 때 들어오시면 주려고 사셨는데 못 들어오시게 됐나봐. 그래서 선물만 부치셨대.
보석/순재:(옷 대보며)여보 내옷 이거 어때?/(들어오는)
현경/지훈:오세요? 고모가 선물 보내셨어요./오셨어요?
보석:오셨어요?(옷 대며 순재쪽으로 가는)아버님 전 이거 받았는데 어때요?
순재:(말 시키지 말고 비키라는 듯 보석 얼굴 휙 치우고 화장실 쪽으로 가는)
보석:(옷 몸에 댄채 표정)
현경:왜 또 저래?
씬/3. 화장실
순재, 거울에 손 짚고 서서 거울 속 자신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
순재:(비통한. OFF)이순재. 한때 동안에 귀염둥이란 소리까지 듣던 너 아니냐.
근데 왜 이렇게 된거야..언제 이렇게 늙어버린거야..언제!!
씬/4. 2층 거실+해리방
해리, 인형의 집 갖고 놀고 있다. 신애, 방문 틈으로 그걸보고 있다.
세경, 고무장갑 끼고 걸레 들고 올라오는
세경:너 거기서 뭐해?
신애:(돌아보며)어? 어. 아니야.
세경:(화장실로 들어가는)
신애:(다시 보려는데)
해리:(방문열고 확 나오는)뭐야 너?
신애:(놀라 물러서는)
해리:왜 내 방을 들여다보고 있어? 기분 나쁘게.
신애:저기..나(인형 집 가리키며)인형 집 가까이서 좀구경해도 돼?
해리:인형 집이라면 내 라라의 집?
신애:어..한번만 구경해도 돼?
해리:한번만? 하하하하하(크게 웃고)
신애:(눈치보며 기대에 차 순진하게 따라 웃는)하하하...
해리:(웃다 싹 정색하며)꺼져!(신애 확 밀치는)
신애:(엉덩방아)아야!
세경:(화장실에서 나오다 보는)야! 너 내 동생 왜 그래?
해리:(흉내내며)내 동생 왜 그래~(혀 내밀며)메롱~~(들어가는)
세경:(신애 일으키며)괜찮아? 왜 그래?
신애:(툭툭 털며)인형 집 한번 보여 달라 그랬더니 안 보여준대..
세경:(신애 딱하게 보는)
씬/5. 주방
세경, 쓰레기를 봉지에 막 넣는데 정음, 들어온다.
정음:(발랄)세경씨, 나 갈게요~
세경:과외 끝나셨어요?
정음:예.(하다 생각난 듯 오며)참, 세경씨 내가 웃긴 거보여줄까?
세경:예?(표정)
컷튀면, 정음 핸드폰 사진들 쭉 보여진다.
줄리엔이 13회 때 세경이 선물한 튜닉을 입고 세수 하고, 밥 먹고, 아령 하는 모습 등이 찍힌 사진이다.
정음:웃기죠? 줄리엔 요즘 맨날 이 옷만 입어.
세경:그래요?(웃으며 쓰레기봉투 마저 싸는)
순재:(들어오는)
정음:(생글)안녕하세요~
순재:(대충 고개 까딱 물 따르다 세경에게)야, 니가 보기엔 내가 몇 살처럼 보이냐?
세경:할아버지요?(보며)음..한 일흔다섯정도?
순재:(충격)일흔다섯?(OFF)아 젠장. 일흔 셋인데. 나이보다도 더 들어보이는거야 내가? 젠장.
세경:근데 왜요?
순재:(보기 싫다는듯 손짓)나가 나가.
세경/정음:(나가는)/(나가며 인사)안녕히 계세요.
순재:황선생, 황선생이 보기엔 내가 몇 살로 보여요?
정음:제가 보기엔..삼겹..살?(하고 큭큭 웃는데)
순재:(무표정하게 보자)
정음:(분위기 파악하고)옷을 칙칙하게 입으셔서 그렇지 코디만 살짝 바꾸셔도..(좀 과장)60대 초반으로 보이실 거 같은데요?
순재:(화색)60대 초반?(눈 반짝)황선생. 지금 시간 좀있나?
정음:네?
씬/6. 드레스 룸
정음, 순재를 보며 눈 동그래진다.
정음:네에? 제가 할아버지 코디를요?
순재:황선생 말대로 60대 초반처럼 보이는 옷이 뭔지 좀 골라줘봐요.
정음:왜 젊어보이시려고..무슨 일 있으세요?
순재:아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골라줘봐.
정음:(표정있다)네. 그러죠 뭐.
컷튀면, 확 젖혀지는 헹거. 정음, 전문가처럼 척척옷을 골라낸다.
정음:(척척 고르며)라이트한 베이지톤 면바지에..연핑크 남방, 요 니트 가디건..
순재:잠깐만. 그 옷들은 전부 우리 손주랑 아들 껀데.
정음:(손가락 좌우로 저으며)으으음~ 젊어보이시려면 그런 올드한 고정 관념부터 안드로메다로 뻥~ 날려 보내셔야되요.
순재:안드로...뭐?
정음:모르시면 패스. 배우 로버트레드포드 아시죠? 그 할아버지도 일흔 셋인데 아직도 청바지에 티셔츠 한 장만 입어도 얼마나 멋져요~
순재:그래? 로버트 그 친구가 나랑 동갑이유?
정음:네에~ 얼마 전에 스무살이나 어린 미모의 독일 화가랑 결혼까지 했잖아요. 그게 다 젊게 살려고 노력하니까 되는거거든요~
순재:스무살 연하?
정음:네. 할아버지도 로버트레드포드보다 못할 거 하~나도 없으세요.
순재:정말?(표정)
사진 인써트>
로버트레드포드가 20살 연하의 애인과 함께 있는 사진과 자옥과 함께 있는 순재의 사진이 화면 분할로 보여지며‘로버트 레드포드(73세)= 이순재(73세)’자막 박히는.
순재:하..(표정)
정음:이것저것 매치시켜서 골라드리고 밖에 있을테니까 하나씩 입고 나와 보세요.
씬/7. 주방
정음, 주방에 서서 순재를 부른다.
정음:자 나와 보세요.
M):Roy Orbison의 흐르고
순재, 상하의가 매치되게 한 벌씩 입고 나온다.
점프컷들.
정음, 진지하게 보는 표정.
웃기도 하고 갸웃하기도 하고 찡그리기도 하고. 그러다 만족스러운 표정.
정음:됐어요 이거! 이게 제일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시면서 10년은 젊어 보이세요.(남방 단추를 한개 더 풀러주며)이건 센스구요.
순재:(기분 좋아 웃으며)정말?
정음:좋아요. 퍼펙트! 완벽해요.
그때 세경, 박스(2씬의 박스. 박스안에 뽁뽁이도 들어있다)를 들고 들어온다.
순재:(신나서)야야, 봐봐. 이제 내가 몇살로 보이냐?
세경:예? 아까 말씀드렸는데..일흔다섯정도 돼 보이신다고..
정음:(그러지 말라고 눈짓)
순재:뭐?(짜증 팍)이건 제대로 보지도 않고. 야! 넌 나 옷 갈아입은거 안 보여? 옷을 이렇게 입었는데도 어떻게 똑같이 일흔다섯이라 그래?
세경:예? 아니 옷은 그래도 얼굴이 그대로시니까..
순재:뭐? 얼굴..(열받아)하..
세경:(눈치보며)왜..? 제가 뭐 잘못한 건가요?
순재:(짜증 버럭)됐어! 잘못한거 없어! 근데 너도 니 나이보다 좀 늙어보이는 거 알지?
세경:아. 그래요? 저기 근데..현관에 있던 이 박스 버리실거면..제가 좀 써도 될까요?
순재:쓰던지 말던지!(손으로 나가란 동작)나가 나가!
세경:네. 감사합니다.(눈치 보며 나가는)
순재:저기 황선생.
정음:네?
순재:아무래도 옷만 가지고는 안되겠네. 한가지만 더 부탁해도 될까?
정음:네? 뭘..
씬/8. 드레스 룸
세경, 손으로 신애 눈을 가리고 들어온다.
세경:아직 아직~ 눈 뜨면 안돼~
신애:아 뭔데 뭔데~
세경:(손 치우며)짠~!
보면,‘신애의 집’이라고 써진 커다란 박스 보인다.(2,8씬의 박스)
세경:언니가 만들었지~! 너도 집 생겼으니까 이제 해리꺼 안부럽지?
신애:(박스를 멀뚱멀뚱 보는)
씬/9. 거실
해리가 쏘세지 먹으면서 2층에서 내려온다.
해리:아 심심해.(하다가 드레스룸 지나다가 뭔가를 발견한듯 본다)
씬/10. 드레스 룸
세경이 박스를 두드리고 있다.
세경:(쪼그려 앉아 박스 똑똑 두드리며)실례합니다. 여기가 신신애씨 집인가요?
신애:(박스 안에 앉아 있다가 뚜껑 열고 고개 내밀며)제가 신신앤데..누구세요?
세경:(꾸벅 인사)안녕하세요. 전 신신애씨 만나러 온 신세경이라고 하는데요.
신애:아~ 어서 오세요.(비켜주며)안으로 들어오세요.
세경:그럼 실례하겠습니다.(하며 박스 안으로 들어가고)
해리:(보며 표정)
신애:근데 저희 집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세경:신애 간지럼 태우러 왔지요~!(하며 막 간지럼 태우고)
신애:아~ 간지러~ 아! 하지마~(깔깔거리고 웃는데)
해리:(와서 발로 박스 뻥차는)나와!
신애/세경:(놀라보는)
해리:나와! 누가 맘대로 내 박스 가져가래!!
세경:뭐가 니 박스야? 이거 어차피 버린거잖아.
해리:(도끼눈)누가 버려 누가!!(박스를 확 들어 신애 세경 쏟아내는)
세경/신애:아!(하며 우르르 쏟아져 나뒹굴고)
해리:까불고 있어.(박스 갖고 나가는)
씬/11. 2층 거실
해리, 박스들고 오는데 지훈 소파에서 전화하고 있다.
지훈:어.
해리:삼촌, 우리 이거 갖고 집 놀이할래? 내가 여기 들어가 있을테니까 삼촌이 계십니까 그러고 뚜껑을 두드려. 알았지?(들어가는)
지훈:(전화중)어. 그래.
해리:(뚜껑 닫으며)뚜껑 두드리면 내가 안으로 들어오게 해줄게. 알았지? 두드려!
지훈:어. 알았어.(전화하며 방으로 들어간다)
해리OFF:두드려 두드려! 계세요 그러고 뚜껑을 두드려!
짧은 디졸브.
해리OFF:빨리 두드려! 나 숨막혀! 두드리라니까 빨리!(하다 나오는. 아무도 없다.(표정)어디갔어?(하다 소리 빽)두드리라니까 그냥가냐? 이 빵꾸똥꾸야!
씬/12. 드레스 룸
신애, 시무룩해 있고 세경, 뽁뽁이를 꺼낸다.
세경:짠~! 신애야 우리 그럼 이거 갖고 놀까?
신애:뭐야 이건?
세경:박스 안에 같이 들어있었지롱! 이거 터뜨리면 되게 재밌다?(뽁뽁 터뜨리는)
신애:와..(같이 터뜨리는)
해리:(걸어오다 또 보는)
세경:누가 빨리 터뜨리나 내기할까 우리?
신애:(웃으며)좋아!
세경:난 이거 넌 이거. 빨리 터뜨리기다! 시이~ 작!
신애:(마구 터뜨리는)
세경:(터뜨리며)아~ 신신애양 잘 터뜨리는데요! 하지만 제가 더 빠른거 같은데요?
신애:아~~(웃으며 마구 터뜨리는데)
해리:(확 뺏는)내꺼야!!
신애:(보는)
세경:왜 이래? 너 다 버린거잖아!
해리:버리긴 누가 버려? 이것도 다 내꺼야!(뽁뽁이 뭉치 다들고 가는)
세경:째끄만 게 왜 저렇게 못됐어 정말?
신애:아..(엎드리는)
세경:(신애 쓰다듬으며)언니가 더 재밌는 거 생각해 볼게.
씬/13. 2층 거실
해리, 올라오는데 준혁 구멍으로 나온다.
해리:나랑 뽁뽁이 이거 빨리 터뜨리기 시합할래?
준혁:(무시하고 티비 켠다)
해리:빨리 터뜨리기 시합하자. 응?(준혁 손에 뽁뽁이를 쥐어준다)
준혁:(힐끔 보며)이게 맨날 나보고 야 야 거리는 게 갑자기 들러붙기는.
해리:야 야 안 그럴게. 오빠라 그럴게. 오빠, 누가 빨리 터뜨리나 시합해! 알았지?자! 시~ㅈ..
준혁:(OL)오빠만 하면 뭐하냐? 존대말을 써야지. 오빠 시합해주세요 네? 해봐.
해리:오빠 시합해주세요 네? 자! 시~ㅈ..
준혁:(OL)앞으로 그렇게 말해 알았지?(내려가려는)
해리:뭐야? 이거 안해?
준혁:오빠는 원래 이런 거 싫어해.(가는)
해리:오빠라 그러면 해준다 그랬잖아! 이 빵꾸똥꾸야! 그래 가!가!가! 나 혼자하면 되지! 나혼자 하면 나혼자 1등 하고 더 재밌지!(뽁뽁이 터뜨리는)아 재밌어! 하하하하! 아 재밌어!(하다가 멈추곤 한숨쉬는)하..(표정)
씬/14. 한옥마루
줄리엔, 튜닉입고 영어로 랩하고 있고, 인나, 신나게 박수치며 리듬 맞추고 광수 히릿, 그런 줄리엔 보고 있다.
잠시후 줄리엔, 랩을 마치는
인나:(환호)우우~! 줄리엔 랩 진짜 멋지다! 오~ 내 스타일인데~
줄리엔:(쑥스러운)아니야. 난 그냥 amateur 수준. 광수 나보다 잘해.
광수:못 알아듣게 영어로 쏼라거리니까 멋져 보이지~ 나도 영어로 하면 완전 에미넴저리가라거든? 어디 보여줘봐? 어? 보여줘?(엉터리 영어로 막 랩 하는)
정음, 백화점 쇼핑백 주렁주렁 들고 들어오며
정음:아 무거워. 나 이것 좀 받아줘..
줄리엔/인나 어어..(랩 듣다 말고 가서 받고)
광수:(뻘쭘해서 랩 점점 잦아들다 멈추는)
줄리엔:이 shopping bag들 다 뭐야?
인나:(보면 고급 화장품들 가득)힉~! 화장품..완전 최고급으로 쫙 뺐네.
광수:얘 봐라 얘. 구두 값에 코 껴서 과외하느라 개고생 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정신 못 차리고 카드를 긁어대?
정음:(팔 아픈 듯 두드리며)내 카드로 긁은 거 아니거든? 과외집 할아버지 카드로 긁은 거야.
인나:과외집 할아버지 카드로? 훔쳤어?
정음:훔치긴. 피부 젊어지는 화장품 좀 사달라고 카드를 주더라구.(화장품 하나 꺼내며)그러면서 내꺼도 아무거나 사라 그래서 8만원짜리 이거 하나 샀지롱~(귀엽게 춤추는)
인나:아~ 좋겠다~ 저런 행운은 왜 쟤한테만 오는 거야?(광수 품에 널부러지는)
광수:괜찮아. 넌 대신 나 만났잖아.(토닥이는)
인나:(절규하는)그건 행운이 아니잖아~~
광수:행운 맞아. 바보야.(안아주는)
씬/15. 다음날 순재집 낮 외경
씬/16. 주방
현경 지훈 준혁 해리 있다.
현경:야! 너 또 갈비만 자꾸 그렇게 먹을래?
해리:똥 쌌잖아 왜 그래?
현경:쌌지만 변비 걸릴까말까 늘 아슬아슬하잖아!
지훈:거 맨날 똥 똥. 밥 먹을땐 똥 이야기 좀 하지 맙시다.
(현경 핸드폰 벨 울리며)
현경:(받으며)어. 김선생 왜?(가는)
순재:(들어오며)준혁 애비는 아직 안왔어??
준혁:예. 근데 참. 할아버지 어제 그 또라이랑 둘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해요?
순재:또라이가 누구야? 너 과외선생?
준혁:예. 걔.
순재:이 자식은 선생님보고 또라이가 뭐냐 또라이가.
준혁:또라이니까 또라이라 그러죠.
순재:앞으론 그렇게 부르지 마! 뭐야 그게!
준혁:또라이를 또라이라고 부르지도 못해요?
순재:또라이 아니야! 내가 알아!
준혁:참.(고개 젓는)
보석:(들어오는)다녀왔습니다.
지훈:오세요?
보석:아~ 완전 큰 봉변당할 뻔 했네.
지훈:왜요?
보석:업체 갔다가 김기사 보내고 나와서 택시를 탔는데 타고 보니까 지갑에 현금이 하나도 없는 거 있지? 핸드폰도 안 갖고 갔고.
지훈:(밥 먹으며)그래서요?
보석:마침 주머니 보니까 준혁엄마랑 갈려 그랬던 뮤지컬초대권이 있더라구. 그래서 기사한테 이거 10만원 짜린데 택시비 대신 제발 이거 좀 받아주면 안되냐고 싹싹빌었더니 좋대. 그래서 그거주고 간신히 위기 모면 했네.
순재:그게 위기 모면한거냐? 택시타고 집에 와서 아무나 돈갖고 나오라고 하면 될걸.
보석:(아차 싶은)아..진짜..
준혁:(밥 먹으며)현금은 없어도 지갑에 카드는 있었을 거 아니야. 중간에 현금지급기 앞에 택시 세우고 카드로 돈 뽑아도 되잖아.
보석:(아차 싶은)그래도 되네..참..
지훈:(밥 먹으며)그 위기를 모면하는 방법은 한 40여가지는 될 거 같은데..
순재:너 바보 아니냐 정말? 솔직히 말해봐. 너 아이큐 80 안되지?
보석:예? 80?(상처받은)하..(고개 숙이는)
해리:(보석 입에 갈비 넣어주는)아빠. 이거나 먹어.
세경과 현경 들어온다.
현경:(오며)왔어?(하다)야! 넌 갈비를 몇 개를 먹는 거야 도대체? 뼈들 좀 봐.
해리:뭐 뭐! 나혼자 먹은거 아니야~ 아빠도 많이 먹었어 왜~
세경:(갈비뼈들을 보며 표정)
씬/17. 순재방
순재, 쇼핑백들 든 정음을 데리고 들어온다.
순재:다 샀어요?
정음:예. 여기 다 들어있구요. 제가 어떻게 바르시는지 종이에 적어뒀거든요?
순재:(쇼핑백 받으며)그래 고마워요. 애들 눈도 있으니까 그만..(빨리 나가라는 손 동작 급하게)
정음:(덩달아 서두르는)아 예 그럼. 안녕히 계세요.
순재:그래요. 얼른 얼른~(뒤에서 쫓듯이 모는)
정음:(급히 몰리다 문에 부딪친다)아!
순재:어어! 괜찮아요?
정음:아 예..(아파 문지르며 나가는)
컷튀면.
순재 있고, 거울 앞에 뚜껑에 1-12번까지 번호가 붙어있는 각종 기초 화장품들이 일렬로 놓여있고 번호별로 정음의 설명서가 보인다.
순재:12번까지? 뭐가 이렇게 많아? 이걸 언제 다 처바르고 앉았어?
정음:(설명서 글씨 보이며 OFF)젊어지려면 이 정도 시간 투자는 하셔야 되구요. 이제 부터 설명대로 따라하세요.
화면 순재와 정음의 바스트샷으로 분할된다.
정음은 머리엔 흰 타올을 두르고 가슴께까지 흰 바쓰타 올을 두른 뷰티잡지 화장품 모델 느낌이다.
정음이 시범을 보이며 대사를 하면 순재가 동시에 따라한다.
정음:(화장솜으로 안에서 밖으로, 아래에서 위 방향으로 스킨을 바르며)1번은 스킨. 스킨은 화장솜에 묻혀서 피부결을 따라서, 안에서 밖으로,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듯 발라주세요.
순재:(따라하는)
정음:(에센스를 손등에 톡톡 떨어뜨려 볼 아래에서 위로 둥글게 원을 그리듯 에센스를 바르며)2, 3번은 에센스. 볼아래에서 위로 둥글게 원을 그린다고 생각하고 가볍게 발라주세요.
순재:(따라하는)
정음:(약지에 아이크림을 묻혀 눈가에 톡톡 두드려 바르는)4번은 아이크림. 약지에 아이크림을 묻혀서 손에 힘을 빼고 바깥쪽으로 톡톡톡 두드리듯 가볍게 발라주셔야 되요.
순재:(약지로 눈가를 콕콕 찍듯 따라 바르며)약지로 톡,톡, 톡.
씬/18. 드레스 룸
세경, 깨끗이 씻은 갈비뼈에 싸인펜으로 뭔가 그리고 있는데 신애 들어온다.
신애:뭐하는 거야?
세경:내가 재밌는 거 만들어 준다 그랬지?(하다)다 됐다(손바닥 펴며)짠~!(보면, 갈비뼈에 윷처럼 그림 그려둔)갈비뼈 윷~!
신애:와..
세경:(하나 뒤집어 보여주며)요기 빽도도 있지~ 우리 윷놀이 할래?
신애:(신나 끄덕끄덕)어! 좋아!
씬/19. 거실
해리, 주방에서 2층으로 가려는데 세경과 신애 깔깔 웃으며 노는 소리 들린다.
신애OFF:윷 나와라~! 윷! 와! 윷이다 윷!
세경:(0FF)아 뭐야~ 언니 또 지겠다~!
해리:저것들이 또 뭐하는 거야?(문을 빼꼼 열고 보는)
씬/20. 드레스룸
세경 신애, 신문지에 윷판 그려놓고 병뚜껑을 말 삼아 윷놀이 하고 있다.
신애/세경:(윷 던질 준비 하며)제발 걸! 걸!/안돼! 개 개!
신애:(던지고)아싸~! 걸이다! 걸!(방방 뜨며 좋아하는데)
해리:(갈비뼈 확 쓸어 담으며)그만 그만! 내꺼야!
세경:(말리며)야! 너 뭐하는거야~
신애:이게 왜 니꺼야? 우리 언니가 그린건데!(일어나서 잡는)
해리:(확 밀치며)내가 먹던 갈비뼈니까 내꺼지! 내가 말했지! 우리집에 있는 거 다내꺼라고! 까불고 있어.(갈비뼈 윷 들고 나가는)
신애:(울먹울먹)씨..다 뺏어가..
세경:(쓰다듬으며)됐어. 또 만들면 되지 뭐. 언니가 또 만들어줄게.
씬/21. 순재방+거실
순재, 여전히 정음을 따라하고 있다.
정음:11번은 썬크림.(펴 바르며)이 썬크림은 얼굴전체에 가볍게 펴 발라..
순재:(따라하는데)
해리:(문열려고 하며 OFF)할아버지! 왜 문을 잠가놨어?
순재:(돌아보며)왜 그래?
해리:할아버지 나랑 윷놀이 하자.
순재OFF:안해! 절루가!
해리:씨!(돌아서 가는)
현경:(방에서 나오는)
해리:엄마 나랑 윷놀이 해!
현경:설날이냐? 무슨 윷놀이는..(나가는)
해리:씨!(방으로 들어가는)
씬/22. 보석현경방
보석, 힘없이 침대에 엎드려 있는데 해리, 갈비뼈 윷들고 들어오는
해리:아빠. 나랑 윷놀이하자.
보석:(가만 엎드려 있는)
해리:아빠 나랑 윷놀이해. 빨리!(흔드는)
보석:(힘없이)아빠는 아이큐 80도 안되는 바보라서 암것도 못해. 바보라서..
해리:아 뭐야~
씬/23. 거실
순재, 방에서 나온다. 화면반쪽의 정음, 여전히 설명한다.
정음:12번은 워터스프레이 건조할땐 항상 뿌려주세요.(뿌리는)
순재:(따라서 워터 스프레이를 뿌리며 드레스룸 쪽으로 가는)
정음:한번만 하셔도 피부가 엄청 젊어지셨다는 말씀 많이 들으실 거예요.
순재:(한번 더 뿌리고 드레스룸 문열고 들어가는)
씬/24. 드레스 룸
세경, 신애데리고 누워있는데 순재 들어오는. 세경, 화들짝 일어난다.
순재:(들어오며)어 있었구만.
세경:예. 뭐 시키실 일이라도..?
순재:시킬 일 보다..어..(하다)나 이제 몇 살 쯤으로 보여?
세경:예?(보곤 곤혹)아..왜 저한테 자꾸 물으시는..
순재:(OL)아니 니가 아까 계속 내 얼굴 갖고 그러니까..이제 몇살쯤으로 보여? 응?
세경:(괴로운)하...
순재:좀 젊어져 보여? 그대로야?
세경:(표정)...예..젊어지셨어요.
순재:(표정)왜 그렇게 말을 마지못해 하는 것처럼 하냐? 내얼굴이 그대로 구나. 그대론 거야. 그지?
세경:...
순재:(스프레이 한번 촥 뿌리며)솔직히 말해봐. 그대로지 그지?(한번더 뿌리는)
세경:...예. 죄송해요..근데 안 젊어보이셔도 보기 좋으신데..
순재:(OL 버럭)이런! 열두개를 처발라도 소용이 없네! 씨!(화나 스프레이를 확 패대기 치고 방구 뿡 뀌고 나간다)
세경/신애:(코 막으며 표정)
씬/25. 순재방+정음방
순재, 열받아 정음과 통화중이다
순재:이런 식으론 효과 없어! 한방에 몇 년 확 젊어 보이는 건 없어?
정음:없는 건 아닌데요..별로 권해드리고 싶지가 않아서..
순재:뭔데? 권해줘 괜찮아. 그게 뭔데? 뭐야?
씬/26. 성형외과 외경(야외)
씬/27. 성형외과 상담실(야외)
모니터 인서트>
현재의 순재 사진과, 포샵으로 가성성형 된 주름 하나 없는 순재 사진이
비포 애프터로 양분돼 떠있는
순재, 의사 앞에 앉아있고, 옆에 간호사 있다.
순재:(경이롭게 가상성형 사진 보며)주사 몇방이면 진짜 저렇게 된다구요?
의사:개인차는 좀 있지만 이 사진에 가까운 결과를 얻으신다고 보면 됩니다. 연세도 있으시고..정 부담스러우시면 천천히 시간을 갖고 충분히 생각을 해보시고..
순재:(OL)생각이고 뭐고 놔주쇼!
의사:네?
순재:(OL)이렇게 된다는데 망설일게 뭐 있어. 당장 맞지뭐.(마음 급한)어디, 여기 지금 누울까요?
의사/간호사(황당한)
씬/28. 해리방
해리,‘신애의 집’박스에 뽁뽁이와 갈비뼈 윷을 만지작거리며 앉아있다.
해리:(표정있다 확 일어나 나간다)
씬/29. 성형외과 대기실(야외)
순재, 대기실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옆에 있던 배영만, 스프레이를 얼굴을 뿌리는데 순재에게 조금 튄다.
순재:어!(돌아보는)
배영만:아유 죄송합니다.
순재:아뇨 뭐..(하다가 영만을 훑어보는)주사 맞으러..?
배영만:예..(스프레이를 뿌리는)
순재:실례가 아니면 혹시 올해 연세가..
배영만:(비통한 듯 고개 숙이며)서른..다섯입니다..
순재:(깜짝 놀라 움찔)아이고..저런!(딱하게 보며)그나이에 어쩌다가..쯧쯧..
그때 손님 하나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순재, 무심코 돌아보다 문 틈으로 복도를 지나던 자옥과 눈이 딱 마주친다.
두사람, 동시에 보고 헉! 놀라고
순재,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하는데 자옥이 놀란 표정으로 들어온다.
자옥:이 선생님!
순재:(당황)아니 자옥씨..여긴 무슨 일로..
자옥:이땜에 요 옆 치과 가는 길인데..(하다)근데 이 선생님이야 말로 여긴 무슨 일로 오신거 에요? 여기 성형외과잖아요.
순재:(진땀)아...이 병원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좀 만나러..(하는데)
간호사:(나오며 OL)이순재님. 보톡스 시술실로 오세요~
순재:!!
자옥:(깜짝 놀라)보톡스요? 선생님. 보톡스라뇨. 설마..
순재:(당황)저기 그게...
의사:(나오며)할아버님. 보톡스 준비 됐습니다. 들어와서 바로 맞으시면 되요.
자옥:어머나! 선생님 설마..진짜 보톡스 맞으러 오신거에요?
순재:(고개 살짝 숙이고)...예..
자옥:어머 세상에! 아니 왜요? 네? 도대체 왜요?
순재:자옥씬 아직도 박꽃처럼 청초한 소녀 같은데..저만 혼자 쭈그러져서 아버지 취급이나 당하고...자옥씨 옆에 어울리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자옥:(OL)그런 말이 어딨어요! 제가 선생님 그 주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순재:(놀라)네?
자옥:(순재 얼굴의 주름들을 아련한 듯 어루만지며)웃을 때 잡히는 이 멋진 주름들..연륜이 묻어나는 이 자연스러운 얼굴을 왜 보톡스 따위로 없애려고 하세요? 그런 바보 같은 짓이 어딨어요.
순재:(살짝 감동)자옥씨..
자옥:돈 주고도 못사는 이 근사한 주름이 없는 이선생님은 이선생님이 아니예요..
순재:(감동)자옥씨..
자옥:이선생님..(순재와 양손을 마주 잡고 서서 서로 눈을 응시하는)
의사, 간호사, 배영만. 그런 둘 보며 닭살 돋는 듯 동시에 몸 부르르 떠는
씬/30. 보석현경방
현경,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밖에서 소리 들리는
해리OFF:내꺼야!! 이리 내!!
신애OFF:내꺼야!! 안돼~!!
현경:무슨 소리야?(나가는)
씬/31. 거실
신애와 해리, 세경을 가운데 놓고 각자 한쪽 팔씩 힘껏 잡아당기고 있고
세경, 아픈 듯 괴로워하고 있다.
해리:내꺼야 내꺼!
세경/신애:이러지 마/우리 언니가 왜 니꺼야~!(계속 싸우고)
현경:(나오며)왜 그래? 왜?
해리:내꺼야! 빨리 일루와!
신애:우리 언니야!
해리:우리 집에 있으니까 내꺼야!
현경:(뜯어 말리며)얘가 왜이래? 너 뭐하는 거야 지금?
신애:언니~(하며 세경 허리 끌어안고 찰싹 붙어 서는)
해리:(바락바락)우리 집에 있는 거 다 내꺼야! 그러니까 너도 내꺼야! 내꺼 내꺼!
현경:(해리 이마를 찰싹 때리는)정신차려!!
해리:(맞고는)으앙!
현경:(세경에게)미안해.(손짓하며)가.
세경/신애:네.(신애 데리고 가는)/(세경 옆에 찰싹 붙어 가는)
해리:(악쓰는)악! 내꺼야! 내꺼! 내꺼!
현경:얘가 무슨 말도 안되는 짓을 하고 있어? 진짜! 일루와!(끌고가는)
해리:(끌려가며 울며 악쓰는)내꺼야! 내꺼 내꺼!
세경/신애:(들어가기 전에 물끄러미 보는. 화면 분할되며)
씬/32. 화장실
순재, 거울보고 서있다 씩 웃어본다.
순재:(뿌듯)이 웃음이 그렇게 근사해?(일부러 더 주름지게 웃어보는)
씬/33. 성형외과 상담실(야외)
자옥, 의사랑 마주앉아있다.
자옥:아깐 놀라셨죠.
의사:예 좀. 보톡스 따위를 왜 맞는지 모르겠다..뭐 그런 말씀까지 하셔서 좀..
자옥:(생글 웃으며. OL)죄송해요. 그럴 사정이 좀 있어서. 아깐 저 모르는 척 해주셔서 감사해요.
의사:(웃고)
자옥:다 다녀봐도 보톡스는 강원장님이 제일 이신 거 같아요. 이번에도 티 안나게(손가락으로 볼 톡톡 치며)빵빵하게 부탁드려요~(생글 웃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