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개방과 현대화의 과정에서 전쟁과 정치적 시련을 거치면서, 그 속에서의 경극 배우들의 삶의 애환을 표현한 영화다.
1925년, 베이징 경극학교에 두지라는 소년이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손가락이 잘리는 고통을 겪어가며 강제적으로 경극학교에 들어오게 된 두지는 여리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미소년이었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짓궂은 장난을 당한다. 그런 두지를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며 그의 마음을 열어주는 한 소년이 있었다.
경극학교에서 누구보다 씩씩하고 듬직한 시투였다. 길고도 힘든 훈련과정을 겪어가며 성장한 그들에게도 경극 배역이 주어지게 되고, 두지는 여자 역할을, 시투는 군인 역할을 맡게 된다. 패왕별희는 그들이 줄곧 연습해온 경극이다.
1937년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던 때 두지와 시투는 가장 유명한 경극 배우가 되어 있었고, 샬루는 홍등가의 유명한 창녀 주샨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런 그들을 시기와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이는 보란듯이 경극을 좋아하는 부유한 후원자 유안을 의지하게 되고, 샬루는 데이와의 약속마저 깨뜨리며 주샨과 결혼하게 된다.
점점 틀어지는 두 사람의 관계, 그리고 지울 수 없는 배신감을 느낀 데이는 결국 아편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1945년 일본군이 물러가고 본토는 다시 국민당이 점거하게 되면서 대대적으로 친일 행위를 벌인 사람들은 간첩 행위로 기소당하게 된다. 데이는 일본군을 위해 노래했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기소되고, 그는 모든 것을 체념한다.
그러나 국민당의 한 고위 장교가 데이의 연기를 보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면서 다시 풀려나게 된다.
1949년 국공내전 때 국민당은 몰락하고, 본토는 공산화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본토는 다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열렬한 공산주의자인 양자 서의 냉철한 비난과 힐난을 받고 데이는 경극 배우 생활을 청산한다.
1966년 본토는 문화대혁명의 풍랑을 맞게 되고, 서가 이끄는 홍위병들에게 샬루는 인민 재판의 수모를 겪는다.
자아 비판 때문에 이성을 잃은 샬루는 데이의 동성애를 폭로하고, 이에 맞서 데이도 주샨의 과거를 폭로함으로써 서로의 관계는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또 두려움에 샬루가 단 한번도 주샨을 사랑한 적이 없었다고 증언함으로써 그녀를 자살로 이끌게 하기도 한다.
문화대혁명의 풍랑이 잦아든 1976년. 텅빈 경극장을 함께 걸어가는 데이와 샬루는 패왕별희의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끝까지 항우와 우희를 연기해왔던 두 사람의 운명은 결국, 항우와 우희의 운명과 같이 하게 되고,데이 역시 마지막 경극 무대의 완성을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올해로 개봉 30주년을 맞이한 ‘패왕별희’는 지금까지도 수없이 膾炙되는 영화 중 하나이다.
이미 여러 차례 재개봉이 이루어졌으며, 지난 2020년에는 재개봉 영화로서 이례적으로 누적 관객수 10만 명을 달성하는 등 여전히 건재한 팬층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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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자살 했다고 합니다. 젊을 때 저가 장국영이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