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와 지지난주 연이어 동쪽길을 달렸습니다.
마침 때가 맞았는지 길에는 줄지어 자귀나무꽃들이
피어있었고요.
특히 앨라배마주와 미시시피주를 지나는
하이웨이에 더 촘촘하게 피어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자귀나무꽃을 보며 달리다 보니
제 머릿속에 새 자귀나무꽃 전설이 꽉 찼습니다.
기존에 있던 자귀나무꽃 전설은 한국과 중국에
비슷한 전설이 있는데, 이야기인즉슨...
정이 멀어져 바깥으로 도는 남편을 자귀나무꽃으로
다시 집에 붙잡아둔다는, 전설이라기보다는
꽃의 효용 설명 같았습니다.
자귀나무의 줄기에 양옆으로 붙은 잎들이
밤이 되면 합해져서 밤을 새우는데 그 모습이
사이좋은 부부금슬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하여
합환수라고도 불리는데, 전설은 그 이름에서
유래한 것 같았습니다.
제가 만든 자귀나무꽃 전설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무기 전설에서 출발합니다.
옛날옛적에 어느 승려가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오던 길에 서해 용궁에 들러 깊은 불법을 전하니,
불법에 크게 감화된 용왕이 그의 아들 이목(璃目)을
그 승려의 시종으로 딸려 보냈습니다.
이목은 재주가 하나 있었는데 가물 때 비를 내리게
하는 재주였어요.
재주가 있었지만 하늘이 주관하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라 함부로 쓸 수는 없는 재주인데
어느 해 가뭄이 너무 심해 나랏백성들이 너무 큰
곤경에 처하자 할 수 없이 비를 내리게 하였답니다.
그 일을 알고 노한 천제는 하늘사자에게 명하여
이목에게 벼락을 때리도록 명하였는데, 그 명을
받은 사자가 지상에 내려와 이목을 찾는 것을
안
승려가 배나무를 보고 '이목이다~!' 크게 외치니
그 사자는 배나무에 벼락을 때리고는 올라가 버렸지요.
그다음에는 비슷한 일로 복숭아나무가 벼락을
맞았답니다.
이 이목이 세월이 흐르며 이무기로 불려졌다는
이무기 전설이지요. 사람 곁에 살며 사람들에게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을 더 많이 하는 전설 속 이무기이지요.
이 이목이 천년의 도력을 쌓아 여의주를 얻고
용으로 변하여 승천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자신을 대신하여 벼락을 맞은 배나무와
복숭아나무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너희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뭔가를 해주고
싶은데 너희는 어떤 것이 받고 싶으냐?"
"저희야 세상에 견줄 바 없는 예쁜 꽃을 피우고,
맛있는 과일까지 맺을 수 있으니 뭘 더 바라리까..."
"그렇구나... 그렇다면 다른 바람은 없고?"
"한 가지가 있사온데 가능하실런지요?"
"그것이 뭔가? 어서 말해 보아라."
"저기 옆에 있는 나무, 밤이면 양옆으로 펼쳐진
잎들이 모여 밤을 새우는 저 나무는 나뭇잎으로는
모든 나무의 귀감이나 꽃이 볼품없으니 사람들에겐
주목을 받지 못하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저 자귀나무에게도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해주실 수 있겠는지요?"
이목이 자귀나무 잎들의 그 독특한 특징을 모를
리가 없었지요. 알겠다고 대답한 이목이 용으로
변신하여 승천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이목의 피부 비늘들이 떨어져 나가며 번쩍이는
황금 용비늘로 갈아입은 이목이 하늘로 솟구쳐
오를 때, 허물처럼 벗겨진 이목의 비늘들이 하나하나
꽃으로 바뀌며 자귀나무에게로 꽃비처럼 쏟아져
내렸습니다.
그 꽃은 속이 배꽃처럼 희고 바깥이 도화처럼 붉은
아름다운 새의 깃털처럼 생긴 꽃이었어요.
승천하던 이목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꽃에는 사람을 이롭게 한 나의 사랑이 담겨있으니
앞으로 나의 정기를 받은 너희는 더욱더
부부의 금슬을 좋게 만드는 나무꽃으로
살..아..야..할..것...이...다....."
소리는 점점 멀어져 갔지만 새로운 소명을 받은
자귀나무꽃은 하늘 향해 활짝 웃으며 꼭 그 당부를
지키겠노라 다짐을 했고, 지켜보던 배나무와
복숭아나무는 가슴 뿌듯한 응원을 보냈답니다.
어떤가요. 새 자귀나무 전설?
첫댓글 자귀나무 전설 잘들었습니다. 아직 올림픽공원에는 자귀나무꽃들이 피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꽃을 볼때마다 참 신비롭다고 느끼면서 마치 공작새 깃털을 보는 듯합니다. 아침에 올림픽공원을 걷는 분들중에 45년생인 고등학교 교장한 분이 꽃이름에 관심이 많고 모르면 꼭 핸드폰으로 알아보고 알려줍니다. 자연의 변화에서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답니다.
공작의 깃털 같은 저 붉은 부분이꽃의 수술이라고 하네요.
잘 조성된 올림픽 공원에 자귀나무꽃이
피면 멋지게 어울릴 것 같습니다.
마음자리님 버전의 자귀나무 전설 구성이 조금 어색하지만 재미있군요.
내가 처음 자귀나무꽃의 황홀한 꽃잎을 보았을때,
큰언니 코티분 곽의 꽃 그림과 닮았더군요.
그 꽃 이름을 기억하려고
내 귀를 잡아 당기며 자기 귀 나무...라고 연상으로 외웠어요.ㅎㅎ
아... 좋은 방법이네요.
덕분에 저도 이제 저 꽃 이름을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ㅎ
이목의 비늘이 꽃비가 되어
자귀나무꽃으로 내려앉았다는 대목이
꽃의 생김새와도 잘 어울려 인상 깊었습니다.
배꽃의 흰빛과 도화의 붉은빛,
그리고 부부금슬의 뜻까지 이어지니
자귀나무꽃이 다시 보일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전설 한 편,
잘 읽었습니다.
길 다니는 일이 심심하니 온갖
잡생각이 가득합니다. ㅎㅎ
맘자리님 상상력에 그저 감탄 합니다.ㅎ
자귀나무 꽃 찾아봐야 겠어요.
한번 찾아보세요.
멋진 자귀꽃사진들이 참 많아요.
분명 좋아하실 겁니다.
자귀나무는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지는 않지만,
나무 잎사귀와 꽃이 좀 색다르기는 하지요.
그래서, 생김새에서 전설로 이어지는 가 싶네요.
잎사귀를 만지면, 나무잎이 오그라 들어요.
어린 시절, 우리들은 '잠자는 나무'라고 했답니다.
자귀나무 꽃말을 <사랑과 우정>으로 이야기 하는 것 같아요.
꽃이 서로 어우러져 피어나며,
사람들 간의 따뜻한 관계와 소중한 우정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맘님의 새 전설도 재미있게 엮어졌네요.^^
전설 잘 듣고 갑니다.
차사고로 길이 막히니 댓글 쓸
여유가 생겼습니다.
잠자는 그 특징으로 많은 이야기가
있는 꽃이라네요.
길 옆에 저런 꽃들이 줄지어 있으면
길 피로가 줄어듭니다.
이제 곧 키작은 해바라기들이
피어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