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아들에게 주는 시/류시화
아들아 난 너에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다는 걸
계단에는 못도 떨어져 있었고
가시도 있었다
그리고 판자에는 구멍이 났지
바닥엔 양탄자도 깔려 있지 않았다
맨바닥이였어
그러나 난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계단을 올라왔다
층계참에도 도달하고
모통이도 돌고
때로는 전깃불도 없는 캄캄한 곳까지 올라갔지
그러니 아들아 너도 돌아서지 말아라
계단 위에 주저앉지 말아라
왜냐하면 넌 지금
약간 힘든 것일 뿐이니까
너도 곧 그걸 알게 될 테니까
지금 주저 앉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얘야 나도 아직
그 계단을 올라가고 있으니까
난 아직도 오르고 있다
그리고 인생은 내게
수정으로 된 계단이 아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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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요즘 류시화님의 글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군요...울 딸아이 카페에 옮겨다 줘야 겠어요...행복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