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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저녁, 청년부 수련회 장소에 간 아영은 뻔뻔스럽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그를 노려보았다. 혜영이 다가와 그녀 옆에 섰다.
“언니, 왜 여름캠프 때 말했잖아. 음료수 갖고 오셨다던.. 높은 분.. 또 왔어. 맛있는 거 잔뜩 들고.. 저녁식사도 사 준다고 하더라고. 조금 이따 나가기로 했어요.”
그녀는 인상을 쓰며 그를 바라보았다.
“영화배우까지는 아니더라도.. 괜찮게 생기고, 목소리도 좋고. 매너도 좋다던 남자가.. 저 사람이라고?”
“응. 언니 아는 사람이야?”
“야, 설마~ 내가 저런 사람을 어떻게 알겠어.”
“멋지지 않아요?”
‘그래.. 멋지지가 않다.. 네가 저 사람 실체를 몰라서 그래..’
“흠.. 글쎄..”
“여기 리조트 운영하는 사람하고 안대요. 가끔 일을 도와주기도 한다면서.. 아는 분이 우리 교회에 다니신대. 그래서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이렇게 서비스 해주시는 거라는데?”
“나는 뭐.. 그렇게 멋져 보이진 않는데?”
“그래요? 하긴.. 언니가 좋아하는 타입하고는 좀.. 다르지?”
인혁을 좋아했다는 걸 아는 혜영이가 난감한 표정으로 미소 짓고 있자, 아영이 그녀를 슬쩍 밀었다.
“야~ 아픈 데를 찌르고 있어.. 오늘 나를 위해 기도 열심히 해줘. 언니가 올해는 시집 좀 가 보자.”
“후후훗.. 알았어~.”
“어? 누나~ 왔어?”
“어.. 동혁아. 언제 도착했어?”
“아까 왔지. 힘들지?”
동혁이가 다가와 그녀의 짐을 들어주며 한 손을 그녀의 어깨에 살짝 올리자 진호의 표정이 이
상해 졌지만 그녀는 그러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고 동혁이랑 혜영이랑 웃으며 다같이 나가
서 근사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영은 동혁이와 진호사이에 앉았다. 그가 그녀의
스테이크를 썰어주려고 손을 뻗는데 동혁이가 접시를 쓰윽 가져갔다.
“누나. 이런 건 남자가 썰어주는 거야. 누난 힘들 필요 없다니까? 그냥 편하게 먹어.”
아영이 동혁이를 바라보며 미소 지으며 “고마워~” 라고 말하고 포크를 들어 동혁이가 썰어 놓은 스테이크를 찍어 먹었다.
“그런데 결혼은 하셨어요?”
혜영이가 물어보자 진호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짝을 못 만나서요.”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는데요?”
“이상형이요?”
진호가 슬쩍 아영을 바라보다가 막 스테이크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있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
다. 그녀는 스테이크 소스가 입가에 묻자 혀를 날름해서 소스를 먹는 그녀의 모습을 인상을
쓰며 바라보다가 혜영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제가 키가 큰 편이라서 너무 작으면 곤란할 것 같아요. 적어도 165cm 이상이면 적당하더라고요.”
“어? 누난 처음부터 틀렸네? 누난 155cm 쯤이지?”
“야~ 158이야. 3cm는 왜 줄이니?”
아영이 주먹을 만들어 동혁이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동혁이 웃으며 아영을 바라보았다.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뭐 꼭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자매님처럼 머리도 길고, 눈도 동양미인처럼 생기시고, 치마도 잘 어울리는..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여자가 좋은 것 같습니다.”
혜영은 그의 칭찬에 얼굴에 홍조가 오르며 미소를 지었다. 아영은 그를 바라보며 속으로 ‘웃
기시네~ 같이 왔던 여자 얼굴을 내가 기억하는 구만. 쭉쭉빵빵에 인형같이 생긴 여자라고 해
야지. 가식은~’ 라고 생각했다. 커피까지 마시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기도회를 하고, 씻고 잠자
려고 하는데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그녀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뭐야? 기껏 맛있는 것도 사줬더니만.>
“스토커 맞네~. 아니긴 뭐가.. 여긴 왜 왔어요?”
<나와.>
“지금이 몇 신데 나오래요?”
<그럼, 내가 가?>
“진짜.. 알았어요. 조금만 기다려요.”
<로비로 나와.>
전화를 끊고 아영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언니, 어디 가?”
“응. 잠깐 나갔다가 올게.”
“멀리 가지 말고.”
“알았어.”
야구 모자를 쓰고, 검은색 트레이이닝 바지위에 빨간색 후드티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왔다. 늦은 시간에, 낮에는 도서관에서 일을 하고 와서 피곤한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리며 하
품을 하며 로비에 조각상 옆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그를 향해 다가갔다.
“여자이길 포기 한 거야? 옷이.. 어딜 봐야 당신이 서른 다섯을 먹었다고 생각이 들까?”
“눈가의 주름?”
“자랑이야!”
“늦은 시간에 불러놓고 왜 또 시작이에요. 그리고 여긴 또 왜 왔어요? 아! 병원일은 마치고 온 거에요?”
“그럼 먼저 도착할 수 있었겠어?”
“아이고~ 형규씨가 또 고생을 했겠구나.. 당신은 친구를 고생시키려고 같이 병원한 거에요?”
“내가 알아서 해.”
“여름캠프때도 일부러 온 거죠? 내가 여기 있는 거 알고? 스토커야.. 쯧쯧..”
“여름 캠프 때는 알고 온 거 아니거든?”
“이번에는 맞다는 소리네. 나를 따라다니면서까지 하고 싶을 만큼 그렇게 놀리는 게 재미있어요?”
“응.. 당신만큼 재미있는 여자가 주위에 없어.”
“후~~ 진짜.. 이 사람이! 나 피곤해요. 더 놀릴 거 없음 들어가요.”
“내일 집에 갈 때 내차 타고 가.”
“왜요? 그럼 교회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텐데.. 싫어요.”
“아니 무슨 모임에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아? 이상해..”
“저기요.. 나는 당신이 제~일 이상해요.”
“어린 남자가 짐도 들어주고, 어깨에 손도 올리고 스테이크도 썰어주니까 그렇게 좋았나?”
“그래요. 좋았어요. 그럼 안 좋겠어요? 귀여운 동생이 해주는 건데. 고맙지."
“이 연하킬러같으니라고.”
“그러는 당신은 혜영이한테 관심있어요?”
“그게 누군데?”
아영이 입을 벌렸다.
“자매님처럼 여성스런 스타일이 좋다고 했잖아요. 그리고 자매님이라고 말하는 건 어디에서 배웠어요?”
“어렸을 때 잠깐 다녔었어. 어른들이 하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지. 아~ 그 사람이 혜영씨구나.. 아니? 관심 없는데?”
“관심 없으면 그런 말도 하지 말아야죠. 오해할 수도 있잖아요.”
“뭐 딱히 거짓말을 한 건 없는데? 여성스럽고 예쁘게 생겼잖아.”
“혜영이는 착하고 순수한 애에요. 같고 놀 생각 하지 말라고요. 알았어요?”
진호가 씨익 미소를 짓자 아영이 눈을 깜박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징그럽게 왜 그렇게 웃어요?”
“질투해? 질투하는 구나! 내가 당신이랑 전혀 다른 이상형을 말하고, 다른 여자한테 관심있는 것 같으니까 질투가 막 불같이 일어나나?”
“미쳤나봐. 질투는 누가 누구한테 질투를 해요?”
“그게 아니면 왜 그렇게 못마땅해 하는 건데?”
“내 눈으로 본 게 있잖아요. 예전에 아저씨 가게에 데려온 여자. 그런 여자가 당신 이상형 아니에요? 어디서 고상한 남자인 척 연기를 하고 있어. 여하튼 정말 좋아하는 거 아니면 그렇게 행동하지 말라고요.”
“그러는 당신은? 그 동혁인가 하는 자식한테 관심 있나? 막 어깨를 건드리고, 눈웃음 막 흘리고 그랬잖아?”
“동혁이는 저랑 8살 차이 나는 아이에요. 심지어 그 아이가 주일학교 학생이었을 때 내가 선생님으로 있었는데.. 그런 아이한테 무슨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해요?”
“8살 차이가 대수인가? 8살짜리한테 뽀뽀까지 받았으면서..”
“네~네~ 저 연하킬러 맞아요. 됐죠? 아~~~함~~. 나 진짜 피곤해요. 들어가서 주무세요.”
“내일 같이 가!”
아영은 몸을 돌려 방으로 가며 중얼 거렸다.
“그렇게 심심해? 결국 놀릴려고 불렀구만.. 쯧.. 할 일이 진짜 없나봐..”
그녀가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진호는 인상을 썼다.
“기껏 와서 형규한테 욕 먹고, 돈은 돈대로 쓰고, 이게 무슨 푸대접이냐고. 아..”
그도 하품을 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추운 날씨였지만 그 리조트에는 수영복입고 즐길 수 있는 스파가 있었다.
“난 수영복 안 가지고 왔는데?”
“여기 대여해 준대. 같이 갈까?”
“먼저 들어가 있어. 내가 갔다 올게.”
“언니, 얼른 와.”
“응.”
아영은 수영복대여점에 갔다.
“흠... 뭘 입지? 이 위에 뭘 입을 수도 있는 건가?”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좋아하지 않는 그녀는 차라리 숙소에 들어가서 잘까? 고민하고 있었다.
“뭘 입어도 태가 안 날 텐데 뭘 그렇게 고민하고 그래?”
아영은 숨을 들이마시며 눈을 감았다.
“나한테 무슨 추적 장치 같은 거 달아놓았어요? 어떻게 귀신같이 찾아오지?”
“몸매를 최대한 커버할 수 있는 수영복을 사줄테니까 한번 골라봐.”
“필요하면 내가 사요. 왜 내가 당신이 사주는 수영복을 입어야 해요? 웃겨..”
“하긴.. 뭘 입어도 굴러다닐텐데.. 조심해. 물에 빠질지도 모르니까.. 그럼, 골라. 먼저 들어가 있을테니까.”
그가 피식 비웃듯 말하고는 대여점을 나가자 아영은 열이 올랐다.
“진짜. 저 사람이!”
“손님. 이건 어떠세요? 저희 스파 안이 춥지 않거든요. 이런 스타일도 많이들 선호하세요.”
아영은 점원이 추천하는 수영복을 바라보았다.
“그걸로 할게요.”
그리고는 그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진호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스파안으로 들어갔다. 그를 바라보는 많은 여성들의 시선을 느끼며 그는 걸어가고 있었다. 선
탠의자에 앉아 긴 다리를 쭉 펴고 기대어 그녀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흠! 뻔하지 뭐.. 지난 여름에 입었던 것처럼 노출이 적은 그런 수영복을 입고 오겠지..”
그런데 입구의 남자들이 이상한 반응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몸을 일으켜 소란스런 곳을
바라보니 얼굴에 홍조가 가득한 그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스파 안의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었
다. 그녀는 비키니수영복을 입고 들어오고 있었다. 위에는 그녀의 육감적인 가슴을 모아 깊은
가슴골을 만들고 프릴장식이 있는 스타일이었고, 아래는 짧은 미니스커트같은 느낌의 수영복
이었다. 그녀가 창피한지 드러난 배를 양팔로 끌어안아 가리는 바람에 더욱 모아진 그녀의 커
다란 가슴에 남자들의 시선이 더욱 모아졌다. 가느다란 허리와 날씬한 다리가 드러났다.
“언니. 너무 예쁘다.”
“정말? 오버인 것 같지 않아? 다시 들어갈까봐. 창피해.”
“예뻐~ 어서 들어와.”
“오~ 누나. 다시 봐야겠는데?”
“이게.. 까분다.”
“하하하..”
누군가 그녀의 팔을 잡자 그녀는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험악한 표정의 그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죄송합니다. 잠깐만 봅시다.”
“네?”
“잠깐만 보자고.”
“다녀올게.”
그녀는 교회청년들에게 인사를 하고 그의 손에 이끌려 밖으로 나왔다.
“아파요!”
정말 그가 잡고 있는 팔이 아파왔다.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자 그가 손을 놓았다. 그에게
잡혀 있던 곳이 빨갛게 자국이 나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빨개진 곳을 바라보며 손을 들
어 팔을 쓰다듬자 그가 숨을 들이마시며 그녀의 손을 내려뜨리고 양 어깨를 잡았다.
“왜 그래요. 진짜..”
“일부러 그걸로 고른 거지? 나 보라고. 그래?”
“그.. 그래요! 매일 놀렸잖아요. 데굴데굴 굴러 다닌다고.”
그가 손을 들어 자신의 미간을 잡았다.
“이 여자야.. 그렇다고 이렇게 입으면 어떻게 해.”
“어쩌라고요!”
“어쩌긴 뭘 어째. 다른 거 입어야지!”
“이거... 내가 돈 주고 산건데요?”
그가 한숨을 내쉬더니 그녀에게 말했다.
“여기에서 꼼짝 말고 기다려. 꼼짝 말고. 알았어?”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잠시 그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다시 나타난 그의 손에는 검은색 원피스가 들려져 있었다. 어디 하나 몸매를 드러내지 못하게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거 위에 이거 입어.”
그녀는 등을 돌리고 그가 건네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수영복 위에 입었다. 사실 이게 더 편하긴 했다.
“됐어요?”
“응. 됐어. 또 그럴 거야?”
“자꾸 건드린 게 누군데..”
“내가 알았나? 여기에서 글레머천사로 변신할지?”
“글레머천사요?”
예전에 병우씨가 은희웨딩촬영때 했다던 말이었다. 아영은 얼굴에 열기가 확 올라오는 기분이 들었다.
“여하튼 고마워요. 다시는 데굴데굴이라고 놀리지 마요.”
“알았어.”
그녀는 그를 지나쳐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순간 미끄러지면서 물속으로 빠지고 말았
다. 따뜻한 물이 놀란 비명으로 벌어진 코와 입으로 사정없이 들어오자 그녀는 정신을 차릴수
가 없었다. 잠시 후 누군가에 의해 밖으로 나온 그녀는 콜록거리며 정신을 차려보려고 노력했
다. 자신을 안고 있는 진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눈으로 들어오는 물기를 닦아내려고 한 손
을 들어 얼굴을 문질렀다.
“콜록.. 고마워요.. 콜록, 콜록..”
“정말.. 당신은 어딜 가도 말썽을 부려. 넘어지기도 잘하고, 다치기도 잘하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작아서 그런가?”
젖은 그의 머리카락에서 물방울들이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 그게 마치 그의 눈물처럼 느껴지자 그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그를 밀어내며 투덜거렸다.
“어떻게 구해주자 마자 또 놀릴 수가 있지? 싸가지는 정말 어떻게 안 되나 봐요.”
“뭐?”
그는 젖어 있는 그녀의 몸을 바라보았다. 근처에 있는 커다란 타올을 그녀의 몸을 감쌌다.
“왜요?”
“그것도 안 되겠다.”
“에?”
그녀는 수건을 들어 안을 바라보니 물에 젖어 그녀의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드니 그가 몸을 돌리고 서 있었다. 그의 귀가 붉어진 게 보였다. 그녀는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셨나봐요. 스파는 그만하고, 옆에 가서 마사지나 받을래요. 구해줘서 고마워요.”
그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끄덕였다. 그녀는 커다란 타올을 몸에 두른 채로 일행에게 갔다.
“어! 언니 왜 그래?”
“물에 빠졌었어. 나 옆에 가서 마사지 받을게. 놀다 나와.”
“알았어. 물 많이 마셨어?”
“아니. 조금.”
“누나..”
“놀다 나와.”
그녀는 몸을 돌려 샤워실로 가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옆에 마사지실로 향했다. 마시지를 받
으며 그녀는 작게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 자신을 물속에서 건져낸 그가 마치 왕자
님처럼 보였다. 그녀는 꿈을 꾸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수련회를 마치고 그녀는 결국 그의 차에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아~~ 내일 죽었다. 다들 물어 볼 텐데..”
“뭐가 그렇게 걱정이야? 대충 둘러대면 될 것을.”
“뭐라고요.”
“친구 남편의 친구?”
“처음부터 그렇게 소개한 게 아니잖아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왜?”
“사실대로 말 안한 사람이 누군데.. 리조트 운영하는 사람하고 알아요? 가끔 일도 도와주시고요~. 아시는 분이 우리 교회에 다니셔서 여름에도 지금도 서비스를 해주시는 거라고 말했다면서요.”
“사실인데?”
“그래요?”
“응.”
“설마..”
아영은 정말 설마하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놀란 표정으로 바꾸었다.
“설마 그래요? 진짜.. 그래요?”
“뭐야.. 하하.. 무슨 말인지는 다 생략해서 말을 하면 어떻게 해.. 하하하..”
“거기 리조트가 당신거에요? 그럼 집이 얼마나 부자라는 소리야? 백화점, 호텔, 병원 VVIP에, 리조트까지.. 당신.. 정말 어마어마한 부잣집 아들이에요?”
“뭐.. 하지만 내가 부자인건 아니야. 내거라고는 살고 있는 집. 그리고 약간의 지분정도?”
아영은 순간 말을 잃었다. 그가 운전을 하면서 힐끔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우리 가족이 부자라서 싫어?”
“뭐.. 내가 싫어할 이유가 있나요? 우린 아무사이도 아닌데.. 그냥.. 그쪽 세계 사람이구나 싶어서요.”
“그쪽 세계?”
“은희는 내가 알고 있는 부자의 상식을 완전히 깬 유일한 사람이거든요. 물론, 형규씨도 2번째가 되었지만.. 하지만 당신을 보면.. 내가 생각하는 바로.. 그런 모습이라서..”
“뭐? 도대체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 거야?”
“양아치?”
“양아.. 하지 말라고 했지! 내가 어딜 봐서 양아치라는 거야?”
“다~요. 얼굴, 하는 행동, 씀씀이, 노는 거.. 어딜 봐도 다 양아치 같아요.”
“허! 참!”
“몇 대~ 몇 ?”
“하지마! 하지말라고! 아~ 소름 돋은 거 보여? 그걸 유머라고..”
“하하하..”
그녀가 웃자 그가 슬쩍 노려보았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계속 웃었다. 그녀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도 슬쩍 미소가 걸렸다가 사라졌다.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피곤할텐데.. 조심해서 가세요.”
“다음 주에는 뭐해?”
“일하죠.”
“진짜! 주말에 뭐하냐고.”
그녀가 씨익 웃었다.
“알아서 뭐하게요? 또 나타나려고요?”
“말해봐.”
“음.. 다음 주 금요일에는 <Daily>에서 모임하는 날이에요. 올 거에요?”
“몰라. 들어가.”
“조심해서 가요.”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 그녀는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그 다음날이 내 생일인데.. 오려나?”
그녀는 자꾸 웃음이 배실배실 나오는 걸 참으려고 입술을 깨물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도 집에 들어와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손등으로 입가를 닦
아내고는 침대에 누웠다. 이제까지 드레스를 입고 있던 그녀의 모습이 업그레이드 되어 비키
니를 입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콧물이 흘러 손등으로 닦
으니 코피였다.
“아 씨... 뭐야.. 상상을 너무 격하게 했나?”
그는 침대 옆에 놓인 티슈를 꺼내 코를 막고 욕실로 향했다. 한참을 찬물샤워를 했다.
첫댓글 하하하 완전 신나게 웃었어요 이소설 넘좋아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