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강력한 투수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에이스? 원투펀치? 3선발? 클로져? 아니면 필승조?
투수진의 무게 중심을 어디다 두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어떤 사람은 뒷심이 강한 투수력을 보고 그런 이미지를 떠올릴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선발 몇명이 훌륭하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고요
그러면, 올 시즌 KBO팀들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 투수진을 구성했을까요
아니, 좀 바꿔 말해보죠
어느 포지션(?)의 투수가 팀을 이끌었을까요
각 구단별 투수 WAR BEST5 명단을 찾아봤습니다
두산
린드블 6.84
후랭코 4.13
이용찬 3.93
함덕주 2.96
박치국 1.93
-선발 3명과 필승조, 클로져가 각각 1명씩 포함되어 있네요
-그 3명의 선발등판 횟수는 78게임이고 소화 이닝수가 462이닝입니다
SK
김광현 5.30
켈ㅡ리 3.92
박종훈 3.41
문승원 2.44
김태훈 2.29
-선발 4명과 스윙맨 1명입니다
-4명 선발 등판 횟수가 110게임 소화 이닝수는 604.1이닝입니다
한화
샘ㅡ슨 3.00
송은범 2.96
이태양 2.65
박상원 2.46
정우람 2.03
-선발 1명 + 필승조 3명 + 클로져 1명입니다
-샘슨은 29게임 161.2이닝을 소화했습니다
넥센
브리검 5.93
최원태 3.76
한현희 2.96
로저스 2.03
양ㅡ현 1.03
-선발 4명(1명은 중간에 교체)과 불펜 1명입니다 (주력 불펜 김상수가 6위고 양현이 5위)
-선발 넷이서 94경기, 585.1이닝을 던졌네요
KIA
양현종 5.23
헥ㅡ터 2.97
김윤동 2.38
임창용 1.56
임기준 1.47
-선발 2명에 불펜 3명, 대신 그 불펜 중 1명이 선발 전환을 시도한 적이 있네요
-2명의 선발이 소화한 게임은 58게임, 358.1이닝입니다
롯데
노경은 3.42
레일리 2.96
듀브론 2.34
손승락 2.25
구승민 2.21
-선발 3명 + 필승조 1명 + 클로져 1명입니다. 두산이랑 똑같네요
-선발 3명은 74경기에 등판해 448이닝을 던졌습니다
삼성
최충연 3.02
아델만 2.88
백정현 2.39
심창민 1.90
보니야 1.84
-여기도 선발 3명에 불펜 1명, 그리고 클로져 1명입니다
-3명의 선발투수가 책임진 시합은 83게임이고 이닝수는 464.2이닝이네요
LG
윌ㅡ슨 6.40
소ㅡ사 5.04
정찬헌 1.20
차우찬 0.89
최동환 0.69
-선발 3명에 클로져 1명 그리고 (필승조는 아닌) 불펜 한명이네요. (주력 불펜은 임찬규)
-원투펀치와 차우찬의 몫은 82경기 520.1이닝입니다
kt
니퍼트 4.54
피어밴 3.58
금민철 1.67
고영표 1.61
김재윤 1.29
-확인하기 쉽네요. 선발 4명 클로져 1명입니다.
-106경기, 637.1이닝이 선발의 몫이었습니다
NC
이재학 2.73
왕웨이 2.34
베ㅡ렛 2.28
구창모 1.68
원종현 0.91
-마지막으로 NC는 선발 4명에 필승조 1명입니다
-선발 넷이서 106게임을 던졌고 582이닝을 책임졌네요
위 숫자들로 한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올 시즌 한화가 매우 <특이한>야구를 했다는 겁니다.
10개구단 모두 투수 WAR 상위권 5명 중 최소한 3명 또는 4명이 선발입니다
4명 포함된 구단이 4팀이고 3명 포함된 구단이 5팀이네요.
딱 한 팀, 한화만 빼구요
올 시즌의 효율과 결과만 얘기하면 우리 투수진은 괜찮았습니다.
우리는 +10을 찍으며 정규시즌 3위를 기록했고
필승조와 클로져가 모두 WAR 2.0 이상을 찍으며 다른팀 중간투수들을 압도했죠
투수진의 무게중심을 중간 이후에 두면서도, 과거에 비해 혹사를 줄이기도 했고요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한 LG나 kt의 투수력이 우리보다 강하다고 얘기할 순 없겠죠
올 시즌 한화는 선발투수가 부족했지, 투수력이 약했다고 보기도 어렵고요
다만, 과연 이런 운용이 장기적으로 팀에 더 많은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근본적으로, 이런 방식의 운용을 계속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봐야겠죠.
선발투수 평균 WAR이 팀내 불펜 평균보다 높다고 해서 무조건 '투수력이 안정됐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선발이 그저 그런데 불펜이 '폭망'이어도 그런 숫자는 나올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투수진의 무게 중심을 중간 이후에 두는 전략을 오랫동안 써먹을 수는 없죠
올해 샘슨보다 높은 WAR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가 8명
그리고 샘슨보다 높은 WAR을 찍은 투수가 (불펜투수 1명 포함해서 총) 15명입니다
기본적으로, 샘슨은 <정규리그 3위팀 에이스>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지 못했죠.
물론 시즌 초중반에는 좋은 모습도 보여줬만, 시즌 전체로 보면 그냥 중위권 또는 중상위권 외국인 투수입니다
이닝 14위 - ERA 14위 - WAR 16위 투수니까요
(물론 선발로 29게임이나 던져줬고, 우리 팀의 빈 자리를 매우 잘 메꿔 준 투수임은 분명하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크고 급한 문제는
1선발 샘슨을 밀어낼 또 다른 외국인 투수가 없었고
그들의 뒤를 받쳐줄 토종 투수도 없다는거죠.
그러니까 이건, 헤일이 샘슨보다 못던진다....뭐 그런 얘기가 아니고
올 시즌 전체 투수진의 모습이 그렇다는 겁니다.
한용덕과 송진우도 이 부분을 모르지 않을겁니다
그래서 김재영 김민우에게 시즌 내내 신뢰를 보냈겠죠 어떻게든 키우려고
하지만 결국, AG이후 국내 선발투수들은 팀에 승수를 보태주지 못했고
당장 내일 열릴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투수도 마뜩찮네요
아마, 이것도 해결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태양 선발전환을 희망합니다.
김XX 전감독 시절에 송창식 선발전환을 주장했던 이유와 비슷합니다
잘 던질 수 있는 선수, 오래 던질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전부 선발로 먼저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누가 나와서 어떤 공을 던질지 (아마 장민재일 것 같기는 합니다만)
혹시 4차전을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는 또 누가 나올지 (벼랑 끝이니까 헤일을 또 쓸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5개월 후, 내년 봄에는 어떤 5명의 투수가 1회 마운드에 오를지
그런 것들이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젊은 투수들은 (팀 타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많이 모아놨고
그 중에 누가 터질것이냐, 아니, 터지는 사람이 있을거냐가 결국 문제인데
내년시즌 투수진의 무게중심이 올해보다는 좀 앞으로 왔으면 좋겠습니다.
필승조3명과 클로져1명이 버티는 팀도 강력하지만
저는 판타스틱4가 선발에 있으면 그 팀이 더 강할거라고 믿으니까요
첫댓글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불펜야구는 이러나저러나 한계가 있습니다.
ㄱㅅㄱ때와 다르게 불펜이 양적, 질적으로 보강됐지만 그럼에도 선발이 이닝을 먹어주지 못하니 불펜과부하가 왔습니다.
이태양이 정상적인 몸상태라면 내년엔 선발로 봤으면 합니다.
이태양이 국내선발진에 중심을 잡아줘야 김민우, 김성훈도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용병 선발이 팀 순위를 크게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샘슨.헤일을 교체하기에도 애매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말도 안되는 제도인, 용병 상한액 제도를 택했기 때문에,
새로운 용병을 구한다고 하더라도, 샘슨 이상의 활약을 벌일지는 의문입니다.
성적을 내는데 가장 중요한 용병 문제에 대한 부분은. 리그 중간의 성적을 낸 샘슨이라도, 교체하기에는 참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네요.
이러한 상황에서, 말씀하신것처럼 국내 선발을 키우는 부분이. 정말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문제라고 보이네요
내년시즌 이태양 선발투수 동의합니다.
용병 2 + 이태양 + 신인선발 2 = 5선발 체제 기대해 봅니다.
이태양은 선발로 가야죠.. 당장 기복없이 5이닝 3실점으로 버텨줄 5선발급 투수 한 명이 급한데..ㅜ
그래서 윤규진의 힘이 필요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죠
이태양이 선발로도 올해만큼의 위력을 보여준다면야 그만한 전투력이 없지요.. .
내년선발의 길도 험난해보입니다
강한 선발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이태양 선발 전환후, 윤규진에게 이태양의 올해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샘슨은 엄밀히 2선발입니다. 올해를 거울 삼아 그동안 질렀던 용병투수 1선발급으로 지르고, 샘슨을 데리고 가야 한다 싶네요. 그나저나 선발도 문제지만 타격은 앞으로가 더 우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