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토로 빚어낸 옹기를 체험하다
제주 담화헌
담화헌은 한곳에서 세 가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평소엔 예쁜 그릇들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인데, 때때로 제주 화산토로 빚어내는 옹기 체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이면 담화헌 앞마당은 마르쉐(장터)로 변신한다.
장터에 가득한 건강한 먹을거리와 수공예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주에 가면 담화헌을 들러야 할 이유가 너무나 많다.
제주의 옹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담화헌
커피 한 잔에 예쁜 그릇 감상은 덤
번잡한 시내를 벗어난 한적한 시 외곽. 신비의 도로 옆 갈래길을 따라가다 막다른 삼거리에 다다르면 오른편에 호젓하게 서 있는 담화헌이 눈에
띈다. 도예공방과 카페, 살림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정겨운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각양각색의 제주 옹기가 가득하다.
담화헌은 여느 카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꾸밈없는 주변 풍경도 마음을 끌지만, 카페 안팎을 가득 채운 항아리와 그릇 들이 봄맞이에
한창인 여심을 잡아끈다. 하나하나 들여다볼수록 멋스럽고 탐이 난다. 특히 그릇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담화헌은 참새 방앗간이나 다름없다. 카페
안에 진열된 그릇들을 감상하며 고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볕 좋은 날 가볍게 들러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다양한 그릇들을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바로 구입도 가능하다.
강승철, 정미선 작가가 직접 빚은 제주 옹기
카페 안에 진열된 그릇들은 도예가 강승철, 정미선 부부가 직접 빚어낸 것들이다. 작품 활동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우리 그릇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1년 전 공방 창고를 개조해 카페를 열었다. 이곳 그릇들은 모두 제주 흙으로 빚은 제주 옹기로 타 지역 옹기와 확연히 구별된다.
제주 옹기는 성형 후 잿물(유약)을 입히지 않고 구워낸다. 덕분에 미세한 구멍을 통해 공기가 들락날락하며 옹기가 숨을 쉬게 된다. 특히
발효음식을 저장하는 데 제주 옹기가 으뜸으로 꼽힌다.
화산토로 빚는 제주 옹기문화 체험
담화헌에선 제주 옹기문화 체험도 가능하다. 제주의 화산토를 이용해 나만의 제주 옹기를 만들 수 있다. 옹기문화 체험은 강승철 작가가
함께한다.
제주 옹기 만들기 체험
체험 목표는 작은 화분 만들기. 탁자에 둘러앉아 회갈색 흙덩이를 조물거리는 아이들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먼저 둥근 밑판을 만든다. 밑판
작업이 끝나면 흙덩이를 조금씩 떼어내 바닥에 문질러가며 국수처럼 길게 가락을 만든다. 밑판을 따라 흙가락을 둥글게 쌓아 올리면 볼품없던 흙덩이가
점점 화분의 형태를 갖춰간다. 손은 온통 흙투성이지만 누구 하나 개의치 않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잘한다는 말 한마디에 아이들은
신이 나 더 열심히 흙을 조물거린다.
[왼쪽/오른쪽]흙반죽을 바닥에 밀어 길게 가락을 뽑아낸다. / 옹기 체험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창의력을
한껏 발휘한다.
체험 시간 동안 강승철 작가는 옹기 만들기와 더불어 제주 옹기에 관한 재미나고 유익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여러분이 만든 화분들을 일주일
정도 잘 말린 다음 가마에서 구워낼 거예요. 몇 도까지 구워낸다고 했죠?”, “1,200도요!”아이들이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마도 이 온도를
오래도록 잊어버리지 않을 듯싶다.
카페 맞은편 공방 건물은 최대 100명까지 수용 가능해 학교나 단체에서 체험학습을 위해 많이 찾는다.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는 8인 이상일
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예약은 필수다.
담화헌 마르쉐, 진정성이 깃든 건강한 장터
담화헌을 찾는 또 다른 즐거움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마르쉐이다. 한 달에 한 번, 담화헌 앞마당은 유쾌한 장터로 변한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그래서 더욱 알차고 따스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담화헌 마르쉐는 무엇보다 진정성이 깃든 소통의 장을 지향한다.
판매만이 목적이 아닌, 좋은 것을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모인 건강한 장터다. 그렇기에 규모를 키우는 데 연연하지
않는다.
[왼쪽/오른쪽]제주치즈하우스의 홈메이드 목장 치즈. 화덕에 구운 빵은 이미 다 팔렸다. / 제주 당근과
비트로 만든 달큰한 주르레 수프
마르쉐에는 내 집 주방에서 직접 만든 음식들과 친환경 농산물 또는 자연에서 얻는 건강한 먹을거리들이 선을 보인다. 아침에 갓 짜낸 신선한
우유와 홈메이드 방식으로 만든 목장 치즈도 맛볼 수 있고, 제주 로컬푸드로 요리한 수프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제주 향토음식인 빙떡과 도토리묵,
직접 담근 영귤차와 정과도 인기가 좋다.
담화헌 정미선 작가가 만든 도자기와 소이 캔들
한 땀 한 땀 정성을 기울인 수공예품도 한자리를 차지한다. 친환경 핸드메이드 가구를 비롯해 아로마 디퓨저, 핸드메이드 소품 등 지갑을 열게
하는 물건이 많다. 담화헌 정미선 작가도 직접 빚은 도자기와 소이 캔들을 선보인다. 인기 있는 품목은 오전에 일찌감치 절판되고, 셀러가 다시
손님이 되어 장터를 어슬렁거린다.
이제 일곱 번째 열린 작은 장터지만 입소문을 타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발걸음이 많아지고 있다. 소박하지만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담화헌 마르쉐. 제주 옹기 체험과 더불어 반짝반짝 빛나는 제주 여행의 숨은 보석이다.
여행정보
담화헌
주소 : 제주 제주시 축산마을북길 55
제주 옹기 체험 문의 :
010-3694-3662
1.주변 음식점
커피볶는집 e브엘세바 서귀점 : 핸드드립 / 서귀포시 태평로371번길 11 /
064-763-8980
통큰낙지 서귀포점 : 낙지볶음, 연포탕 / 서귀포시 이중섭로 7 / 064-732-5586
콘브리오 : 수제 케이크, 핸드드립, 더치커피 / 서귀포시 명동로 7 /
064-762-7631
2.숙소
베니키아 홈 더 제주리조트 : 제주시 한림읍 협재로 226 / 064-796-2908
베니키아호텔 제주 : 제주시 애월읍 애월해안로 554-10 / 064-799-3544
호텔레오 : 제주시 삼무로1길 14 / 064-754-7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