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 피어나는 갑천변에 흐린 회색대기가 침묵하고 있다
가을이라고?
수확과 풍요,사색과 떠남의 계절이다
먼 곳은 못가도, 혹은 가족과 노부모 봉양에
힘들어도 가까운 곳의 가을 정취를 느끼고 보아야 하니
가을 한달, 그 짧은 시간의 흘러감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
속히도 빨리 가니 청춘과 님,세월과 화양연화의 좋은
때다.
한동안의 맑은 날과 푸른 창공을 뒤로하고 이틀째
비와 가라앉은 회색 대기가 갑천변을 감싸고 침묵을
이어가니,우리는 자기나름의 칼라로 사색과 풍요를
누려야 한다. 다 갖춘 팔자 없고,다 갖춘 부자 없다.
예토이자 사바는 항상 고뇌와 갈등이 도사리고 있으니
세상에 '내 맘에 맞는 사람,내 맘에 맞는 환경(국토)'을
지향함은 좋은 그런 사람도,국토도 없다.
자기 시간의 고유성!
불행도 없고 빈곤도 없다.
자기 생각일 뿐이다.
자기 외로움도 없고,자기 절망도 없다
다만 자기 사색(사유)이 있을 뿐이다.
지금 시월의 길목에서 이삼일 갑천변이 회색 연무로
내려 앉았다 해 내 일이 회색 고뇌로 물들지 않듯
잠시의 내 고뇌와 갈등이 나를 지배할 수는 없다
현상은 결국 변하고 사라지고 새롭게 반전되니
색즉시공이라 한다.
미완성
불기 2568.10.8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