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묘회는 베이징의 사합원과 마찬가지로 도시 역사발전의 발자취이며 지극히 개성화된 도시 문화의 침전물입니다.
기재에 따르면 베이징 최초의 묘회는 1천여년 전인 요나라 때에 생겨났는데 원래는 일종의 종교적인 제사 활동이였으며 일부 상업수단과 상업행위가 가미되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묘회는 이미 설기간 일반시민들이 함께 모여 문화와 오락을 즐기고 물건을 팔고 사는 장소로 변모했습니다.
묘회에서는 옛 베이징의 전통 문화예술공연은 물론 옛 베이징의 전통별미와 옛 베이징의 전통 노리개 등이 구경군들과 대면합니다. 묘회를 돌아보시면 틀림없이 옛 베이징의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한껏 만끽하실 수 있을 것이며 동시에 명절과 관련된 일부 전통 명절풍습에 대해서도 요해할 수 있게될 것입니다.
경쾌한 북소리는 겨울철 추위를 말끔히 몰아내는 듯 했고 붐비는 사람들의 얼굴마다에는 기쁨의 웃음꽃이 어려있었습니다. 즐겁게 뛰노는 어린애들은 빨간 탕후루를 손에 들고 엄마, 아빠에게 예쁜 나비 연을 사달라고 졸라댑니다. 어른들은 공연무대를 빼곡히 둘러싸고 수시로 배우들의 다채로운 공연에 박수갈채를 보내는가 하면 옛 베이징 전통별미 포장마차에 자리하고 입복을 채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약 5백여년 전인 명나라 가경년간에 생겨나기 시작한 장전 묘회는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된 묘회 중의 하나입니다. 최근 몇년간 장전 음력설 묘회는 민족특색을 살리는데 더한층 비중을 두고 민족문화를 고양할 수 있는 행사 기획에 심혈을 기울여 갈수록 베이징 시민들과 각 지 유람객들의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묘회도 마찬가지로 아주 성황리에 개최되였습니다. 도로 양쪽에 설치된 가게들에는 바람개비를 비롯해서 죽방울, 연, 사탕인형과 가루인형 등 여러가지 유형의 중국 전통 수공예품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진열되였으며 주련, 복자 등 세화들이 거리를 꽉 덮었습니다.
음력설에 맞추어 열리는 설묘회에는 그해의 띠 동물 모양의 공예품과 완구들이 어린이들의 인기상품으로 등장했습니다. 순수한 밀가루반죽 덩어리가 직인들의 손에서 모양이 만들어지고 색상이 입혀져 순식간에 작품으로 변모하는데 보는이들의 찬탄을 자아냅니다.
옆쪽 공터에서는 한 노인이 한창 죽방울을 신나게 돌리고 있습니다. 죽방울은 중국의 유명한 전통 민간완구입니다. 단순히 모양만 보면 모래시계 모양의 목제품인데 노인이 두손으로 털어대는 줄을 타고 아래 위로 춤을 추면서 듣기좋은 소리를 냅니다. 몇 몇 어린이들이 멋진 모습이 부러웠던지 자기들도 해봅니다. 하지만 죽방울은 줄을 타서 한 두번만에 바로 땅에 떨어져 버립니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선의의 웃음을 보내줍니다. 죽방울은 이미 천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죽방울 돌리기는 일종의 특기라는 것을 어린이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장전 묘회를 돌면서 자세히 살펴보노라면 고 서적을 비롯해서 골동품 도자기 또는 옛 동전을 파는 사람들도 가끔 눈에 띄입니다. 물론 묘회 구경을 나온 사람들은 이곳에서 거래되는 물건을 진품으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명절의 즐거운 분위기에 맞게 돈 얼마 들이지 않고 동전 몇개를 사서 아이들에게 세배돈 대신으로 주면 낭비도 막고 아이들도 즐거워 하고 또 나름대로 재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이징에서 묘회 구경을 할 기회가 닿으시면 꼭 맛보셔야 하는 한가지 음식이 있습니다. 바로 베이징의 별미입니다. 방금 여러분들께서 들으신 사구려 소리가 바로 북적대는 묘회의 포창마차에서 전해진 것입니다. 호기심을 동하게 하는 사구려 소리뿐만 아니라 코를 찌르는 구수한 향기 또한 사람의 발목을 잡습니다.
장전 묘회에 설치된 전통별미 포장마차는 한 일자로 길게 먹자거리를 형성했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맛있는 별미들이 진열대를 꽉 채웠습니다. 차탕을 포함해서 위장 데침, 돼지내장 볶음, 간수 구운빵 탕요리 등 옛 베이징의 전통 별미가 있는가 하면 중국 각 지역의 대표적인 별미들도 등장했습니다. 천진의 구부리 만두, 운남의 과교미선, 사천의 매운국수, 섬서의 양고기 구운빵 탕요리 등 백여종에 달하는 별미들이 손님들의 구미를 당깁니다. 포장마차마다 모두 식객들로 벅쩍대고 있는데 주인들은 손님 접대에 눈코뜰 겨를도 없이 온 몸이 벌써 땀투성이가 된 모습입니다. 손님들도 여러가지 특색 음식을 이것 저것 맛보느라 더없이 바쁩니다.
포장마차에서의 흥이 아직 채 깨시지도 않았는데 저쪽에서 이미 북소리 징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묘회에서 중국의 전통 기예공연은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 중요한 볼거리입니다. 씨름과 서커스 공연이 선후로 막이 오릅니다. 무술학원 학생들은 저마다 활력적이면서 날렵한 몸놀림을 과시합니다. 이에 뒤질세라 서커스 세가의 제자들도 각기 그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남김없이 보여줍니다. 이어서 구경군들의 눈길은 씨름판에 멎습니다. 음력설 기간 베이징은 마침 엄동설한이여서 낮 최고기온이 보통 섭씨0도 좌우를 감도는데 해마다 1년 치고 가장 추운 때입니다. 그러나 조끼와 얇은 홑바지 차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더운땀이 흘러내립니다. 두 사람은 온 정신을 다 기울여 상대방의 이동방향을 주시하면서 허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한참동안씩 지속되는 긴장한 대치국면은 보는 사람들에게 질식감마저 들게 만듭니다. 씨름판을 둘러싼 구경군들은 어느덧 뒷쪽 먹거리가 풍기는 고소한 향기와 진열 판매되는 풍부한 설 상품은 모두 잊은채 무기한의 대치 상채에 빠진듯한 두 사람을 지켜봅니다. 갑자기 "얏" 소리와 함께 "탕" 소리가 들려오면서 한사람이 이미 상대에게 걸려 넘어져 있습니다. 승부는 한순간에 결정났습니다. 구경군들은 미처 반응이 따라가지 못해 몇초 지난 다음에야 절찬과 박수를 보내줍니다.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장전 묘회는 음력설 기간 베이징에서 열리는 무수한 묘회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수십개 곳에서 잇따라 열리는 전통 음력설 묘회들은 대부분 서로 각자만의 특색을 자랑하고 있는데 내용 역시 풍부하면서도 다채롭습니다. 중국의 도교문화를 특색으로 하는 백운관 묘회는 유명한 "돌원숭이 쓰다듬어 복 구하기"를 혼자만의 행사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하는데 의하면 경건한 마음으로 백운관에 있는 한 양각상 위의 작은 돌원숭이를 쓰다듬으면 신선이 내려와 1년 사계절의 평안 무사와 만사대길을 가호해 준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음력설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백운관을 찾아 돌원숭이를 만지면서 복을 빕니다. 마침 또 올해는 원숭이 해여서 올해의 백운관 묘회는 더구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날은 하루에 4,5만명이 줄을 지어 돌원숭이를 만졌다고 합니다.
이 외, 용담 묘회나 지단 묘회 등도 모두 베이징의 음력설 분위기에 들끊는 명절의 모습을 더해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