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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뽀 회원이지만 여기에 와서 이렇게 오랜 시간 글 읽어본건 처음이네요.
하나 하나 꼼꼼하게 댓글까지 읽어보면서 정말 재치 있는 사람들 많구나!라고 느꼈어요~
마음이 좀 우울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글 읽으면서 킥킥 거리면서..웃었습니다^^
그리고..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저는 26 여자, 지방 국립대, 경영, 학점 4.0, 8월 졸업, 토익(9월에 첫 토익-캐허접),
인턴 3회, 봉사활동 2회, 창의력 경진대회 대학생팀 금상, 정보처리기사, 유통관리사 2급
이렇게 스펙이라는 것을 적고 보니 참 부끄럽습니다.
사실 저는 제가 왜 취업이 안되는지 대충 알고 있습니다.
나이는 많은 여학부생이 그것을 커버할 만한 특별한 메리트가 없습니다. 그냥 고만 고만한 수준?ㅠ
상경계인데 토익도 완전 컷수준이고, 요즘도 토익 공부하지만 점수가 안오릅니다. 자꾸 딴생각만..
제 꿈은 파일럿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때 공군사관학교를 지원했고,
주변의 반대를 무릎쓰고(그 당시 다들 교대에 가라고 했음-제 친구들 지금 다 초등학교 교사ㅠ) 입교해서 가입교부터 약 9개월 동안 생도 생활을 했습니다.
근데 몸이 점점 안좋아져서 9월에 자퇴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바로 수능쳐서 지금 대학에 다니게 됐지요. 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자연계였는데 다시 수능 볼때 공부할 시간이 한달 밖에 없어서 인문계로 봐서..경영학과에 지원하게 됐어요.
그리고 났더니 방황이 시작됐더랍니다. 인문계는 처음이고, 또 학교 자퇴후에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주변에 내색할 수 없었거든요.
사춘기도 아닌 것이, 기숙사에서 맨날 학교 안가고 여행 다니고..첫 학기는 휴학이 안되서 그때 처음으로 all F 를 받았어요. (정말 충격..)결국 2학기때는 휴학을 했고요..
어떤 계기가 있어서 정신을 차리고 학교에 돌아와서..
다시 1학년부터 시작해서 all F를 커버하고 장학금도 받고..국립대지만 지은 죄(?)가 많아서 학비라도 부담 안드리려고 공부에 올인..
인턴이나 과외 같은 거 하면서 용돈 좀 벌고..그러면서 정말 나름 적응하면서 지냈습니다.
저는 솔직히 꿈을 버리지 못하고 방황을 많이 했기때문에 괴리감이 너무 컸습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지요..
그치만 학교 생활이나 공부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경영 전공에 점점 흥미를 느껴서 팀프로젝트나 발표 같은 것도 적극 참여했습니다.
여튼 조기 졸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는데(2006년 8월) 학교 행정상 착오가 나서 졸업이 안됐고 저는 한학기를 더 다녀야 했습니다. 왜 그리 억울하던지..휴학 하고 인턴(정부청사에서 컨설팅) 하다가 주변의 적극 권유로 공무원 준비를 했습니다. 근데 열정이 없었던 저에겐 그 공부가 부담이 되더군요. 그래서 바로 복학하고 마지막 학기, 그러니까 이번 상반기에 처음으로 취직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당시 3년 정도 만났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H기업 3년차) 저한테 더 좋은 여자를 만나고 싶다고 하며 떠나더군요. 그 사람이 3년전 입사 준비할때 맨날 자소서 다 써주고 신입사원 연수 힘들어할때도 옆에서 힘이 되줬는데 그런 말을 하니까 점점 더 자신감이 없어지더군요.
매일 울면서 쓴 서류는 보란듯이 줄줄이 떨어지고, 그리고 하반기..
상반기와 별반 달라진 것 없는 스펙과 상황.
요즘엔 대기업은 잘 안쓰게 됩니다. 어차피 안되는 거 아니까요..
무진장 책임감이 강해서 힘들다는 말도, 어렵다는 말도 못하는 제 자신이 참 바보같네요.
자퇴하고 계속 방황하고 앞가림 못하는 딸에게 아직도 용돈을 주시고, 너만 안되는 거 아니니까 괜찮다고 말해주시는 부모님께 어찌나 죄송스러운지..언제쯤 자랑스런 딸이 될 수 있을까요?
친구들도 만나면 다들 재테크 얘기하고(경영학과인데 재테크와 너무 동떨어진 현실?),
사관학교때 동기들은 대부분 파일럿을 하고 있고(역시 사람은 군대에 다녀와야 됩니다. 여자건 남자건..남는 건 정말 의리로 쌓은 동기애뿐..ㅠ), 대학때 친구들은 다들 2년 정도 맡은 업무에서 착실히 실력을 쌓고 있더군요..오늘은 친구가 이직 준비를 하는데 최종 면접 봤다고 밥 먹자구 해서 나갔다 왔습니다.
대부분의 26살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처럼 쥐꼬리 만한 자신감으로 오늘도 원서를 내고, 내일도 원서를 내고..
언젠간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지내지만, 정말 밥벌이 하는 게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저만 안되는 것도 아니고, 저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없는 시간 쪼개가면서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 많은 거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걱정되는 건, 저보다도 주변 사람들이 먼저 지칠까봐 걱정입니다.
언제까지 화이팅~! 응원해주는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이 힘들어할까봐 걱정입니다.
정말 첫 월급 타서 "내가 오늘은 쏜다~! 맘껏 먹어~!"라는 말..꼭 하고 싶은데..ㅠ
친구들 만날때마다 백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전취식을 하고 있으니ㅋ_ㅋ(아놔, 이런 순간에도 웃음이ㅠ_ㅠ) 이래서 취직이 안되나?
여튼..제가 이렇게 넋두리를 길게 쓰는 것도 어쩌면 저보다 더 좋은 조건이든, 안좋은 조건이든..
어쨌든 취업 준비생들이 너무 힘들어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생각하면 되고, 쨍하고 해뜰날 온다고 생각하면 되고, 자꾸 안된다고 생각치 마시고 혹시 부족한 것은 없나 생각해보면 되고, 조금만 눈을 낮추면 되고, 그리고 웃으면 됩니다..
솔직히 제가 이런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ㅋ 안된다고 우울해하면 다크 써클이 무릎까지 내려오고, 피부는 푸석푸석, 면접에서는 우울한 인상만 보이니까..언제나 웃으십시오.
취업 걱정, 불안에 밤잠 뒤척이는 취뽀 회원 여러분..힘내세요!!
첫댓글 글 참 잘쓰시네요 힘내세요^^
고마워요..판다눈탱이 님도 힘!!^^; 고등학교때까지 몰랐는데 대학와서 저도 인문계에 소질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ㅋ 특히 서술형 시험 볼때ㅠ_ㅠ 글 쓰는 실력이 시험을 통해 길러졌나?ㅠ
일정부분 인정하고 일정부분 포기하면...서른이랩니다...이처럼 세상에 치이고 상처 받으면서 어른이 되겠지요...나보다 훨 어린데 멀 걱정이신가??ㅋ
일정 부분 포기하는 걸 너무 모르고 오래 지내왔나 봐요..서른 이제 3년 남았는데.. 걱정 안하구 열심히 살겠습니당^^
공감되는군요.ㅎㅎ 알바하느라 힘들어 죽겠어요~ㅠㅠ
지금 힘들어도 나중엔 좋은 결과로 리턴 될겁니당^^ 힘내삼!!
다만 제가 걱정되는 건, 저보다도 주변 사람들이 먼저 지칠까봐 걱정입니다. - 분명 이런 성숙한 마음 면접자들도 알아보실거에요. 잘되길 간절히 빌겠습니다.
닉네임이 멋지네요^^; 가끔은 스스로 프라이드를 느끼지 못할때가 많은것 같아요..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스스로 느끼는 프라이드 같아요..님도 잘 되길 빕니다^^ 홧팅!!
나름 사연이 굉장히 많은 분이시네요. 취업 하나만 풀어 내시면, 나머지는 다 줄줄 풀릴듯한 분이세요. 힘내셔서 꼭 취뽀하세요 ㅎ
사실, 사연이 굉장히 많지는 않고..어떻게 보면 다들 비슷 비슷하죠..사는게..하지만 저는 선택과 그에 따르는 집중을 잘 못한것 같아요..취뽀해서 잘 되면, 밥 한번 사겠습니다^^
허허헉~~!! 글에서 무언가 느껴지네요.. 내가 인사담당이면 당장 뽑아가고 싶닷~!!
얼른 취뽀하셔서 인사담당자가 되어 주세요ㅠ 저도 꼭 뽑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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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어둠 속에서 새벽은 어느 순간 밝아 온다고 하던데요..차분히 준비하며 기다려봐요~밝은 새벽님도 화이팅^^
힘내세요! 저도 힘낼게요 ㅠ_ㅠ
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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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저도 빌어드릴게요..^^ 구직자들 마음은 다 똑같나봐요^^
잘되실겁니다. 믿어보세요.
믿고 또 믿고ㅠ 화이팅해요^^
님같은 여자 행복해야할텐데........이런 정신 박힌 여자면 평생 데리고 있어도 후회안하겟다..나쁜 넘...(H회사 다니는넘!!)
상반기, 하반기 H회사 썼는데 떨어졌어요..경영학과지만 금융쪽보단 제조업(자동차 관련)에 관심이 많아서 그쪽 중소기업에서 인턴도 했는데..ㅠ 취업 도사님~저는 정말 안되는 걸까요?ㅠ 흑!
님아~~힘내요 될거예요~~그정도면 괜찮은 스펙이예요~!!! 힘내요~~정모때 나오삼 이번주 금욜날 내가 관상하고 손금 봐주게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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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네요..하지만 오렌지님 말처럼 전진하고 싶어요..잘 되고도 싶고..더 많이 노력해야 될것 같아요..오렌지님도 화이팅입니다^^
모두 같이 취뽀해욧~! 잘 되실꺼에욧!
그러게요~같이 취뽀^^
아이디가 참 하드코어하시군요..헐헐.. 강호님처럼 다양한 경험은 입사에 있어서 득이될거 같은데요, 아직까지 운이 좀 부족하셨나부죠. 힘내세요. 여기에 허심탄회하게 쓰실정도로 답답하신거 같은데, 너무 낙담 마시구요, 스물여섯 여자나이라도 많은건 아니니까 걱정마세요 벌써 나이 생각하시구 그러면 나중에 어떻게하시려구 그러시나요. 힘내세요
고등학교 1학년때 열혈강호 왕팬이었습니다..물론 그 후엔 만화책을 딱 끊었지요..ㅋㅋ 여기에 글 쓰다보니 줄줄줄..솔직히 부끄럽기도 하지만 다들 비슷할터이니 이해해주실꺼라 생각을 하고ㅠ 그래요..많은거 아니라고 긍정적으로 믿고 화이팅 할게요^^;
저 내년에 서른 되는 머슴아입니다. 저 또한 이래 저래 방황하고 23살에 대학을 들어갔고, 27살에 제대 했습니다.ㅡㅡ;; 그리고 졸업을 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인생에 끝이 어딨습니까! 저는 상반기 취업 줄줄히 안될 때, 아얘 하반기 노렸고, 지금은 그나마 좀 무난한 편입니다. 이번 하반기에 안되면 내년엔 고시공부라도 할 작정을 하고 있습니다. 머 맘 먹으면 안되는거 없슴다. 독하게 먹고 해보십쇼. 토익때문에 안된다 싶음 하셔야죠. 답은 뻔하잖아요. 본인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것을 순서대로 해 나가세요
저랑 고시 공부 같이 하실래요?ㅠ 얼마전에 친구 고시 붙어서 연수원에서 연수 받는다고 만났는데..벌써 맞선 자리가..ㅋ_ㅋ 농담이구요, 답은 뻔한데 못하는거 다 핑계 맞죠? 정말 제대로 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참고로 제 친구놈들은 거의다 시집 장가 다갔고 다 회사댕깁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친구들한테, 메신져로 나는 낮잠자고 일어났다고 놀려줍니다. ㅋㄷㅋㄷㅋㄷ
아-이런 긍정적 마인드-_-b 저도 곧 해보겠삼 ㅋ_ㅋ
도망간 남자놈.. 남자망신 다 시키네..-_=;; 젠장...
뭐..내가 남자라도..그런 선택을 했을것 같아요..비전 없는 백수??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저거 열혈강호라구 쓴건가? 혈강호는 알겟는데 참 나 왜케 무식하니...쯧쯧
저도 만화책 땜에 알았어요..ㅋㅋㅋ
정말..정말..잘 읽었습니다. 제가 읽은 글 중에서 제일 진솔하고 와닿는 글이 었던 것 같아요. 아~이런 분들이 성공해야 하는데 말이죠. 세상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꼭.. 성공하시기를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가봐요~ 내공 증진에 박차를 가해야겠네요..^^
그 도망간 남친..명퇴될거에여..ㅋ
지금 돈 잘 벌고 있던데..ㅋ 원래 H기업이 노조가 강성해서리..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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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감사합니다..^^ 그러잖아도 약간 막막해하고 있었는데..젊다는 거 하나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화이팅 할게요^^
이제 성공할 일만 남았네요.^^ 꼭 극복하셔서 인생에 주도권을 잡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