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여동생이 집에 안들어 왔습니다. 평소에 절대 이런일이 없었기에 당황하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일때문에 신문기자들과 광화문에서 미팅을 끝내고 가벼운 회식을 마치고 온다는 문자를 어제 저녁 7시쯤 받았습니다.
일찍 잠들어 새벽2시가 넘어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 방을 살짝 보니 아직 안와있는겁니다.
전화기는 꺼져있었습니다.=.=;화가 났죠.
하는일이 마케팅쪽이라 사람을 많이 자주 만나고 술자리도 종종 있는것 같았지만 이런 경우가 한번도 없었기에 더더욱 불안했습니다.
새벽 6시가 되어도 안오길래 에이 곧 오겠지 싶다가도 걱정되더군요.
아침 8시가 되어도 안오고 전화는 안되고 직장동료 전화번호도 모르고 회사에는 혹 누가 있을까 전화해도 토요일이라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아 미치겠더군요.
항상 남의 일처럼 여기다가 갑자기 눈앞에 이런일이 닥치니 자꾸 불안하고 안좋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그래도 괜찮겠지 수없이 반복하다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침착하게 상황설명을 하고 전화 위치 추적을 부탁했습니다.전화기가 켜졌던 시점까지만이라도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당장 무슨일이 일어난것도 아니지만 떠오르는거라곤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기네는 위치추적을 할 수 없고 119에서 할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일단 기다려 보고 급박한 일이 생기면 119에서 위치 추적을 부탁해보라고 했습니다.
곧 오겠지 곧오겠지 평소처럼 또 마음을 다잡는 사이 아침 9시가 되어도 오질 않았습니다. 결국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난생처음 ㅠㅠ .또 상황설명을 하고 위치추적을 부탁했습니다. 2촌이상의 가족내지 급박한 상황이 처했을 경우에만 위치추적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급박한 상황이란게 어떤거냐고. 그랬더니 자살위험또는 가능성이 있을경우, 범죄대상에 처했을시, 협박, 긴급 구조상황에만 위치 추적이 된답니다. 또 위치추적이 잘 되지도 않고 반경 몇키로에서 오차도 많고 서울은 복잡해서 위치추적해도 경찰이 다 뒤져야 되고 복잡하다고 합니다. 정확한 위치도 찾기 힘들다고.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가족이 위험에 처했는지 도데체가 알 수 없는데 어떻게 긴급상황인지 증명하고 위치추적을 부탁해야 하는건지 이해가 안되더군요. 가족인데 위험에 처했는지 궁금해서 하는 위치추적은 안되냐고 물었지만 대답은 역시 NO. 몇년전에 신문에서 봤던 뉴스가 떠올랐습니다. 아버지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는데 몇일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그제서야 전화 위치추적을해 아버지를 찾았으나 만취에 실족사 한 후였다고 합니다.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 저처럼 전화 위치추적 부탁하는 사람들 일일히 다 찾아주고 남용되면 오히려 범죄로 역이용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어느정도 공감도 했으나 막상 내앞에 이런일이 닥치니 너무 원망스럽더라구요.ㅠㅠ 가족이 어딨는지도 모르는데 알 수있는 방법이라곤 도무지 없으니 피가 마르는줄 알았습니다. 덕분에 가족은 3시부터 한잠도 못잤습니다. 여자라서 더더욱 오바떨며 걱정을 했습니다.
다행히 연락이 닿아 안심한 상황이지만 오늘 119 를 원망하며 동생을 한대 패줄 생각입니다. ㅡㅡ
첫댓글 그래도 연락이 되서 다행이네요,,,
119 아저씨들도 참 입장이 곤란하실꺼예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군 생활을 전경으로 했습니다. 타격대라서 잡다한 업무를 수행했는데, 집나간 초딩들 찾거나 자살의심자들을 주로 찾곤 했습니다. 밤에 말이죠. 자살의심자의 경우 반드시 119와 같이 돌아다니며 수색도 같이 하고는 했죠. 근데 그 위치추적이라는게 정말 믿지 못하겠더군요. 오차가 커서요. 대구 달성에서 위치가 확인되다가 대구 달서, 성서, 수성 여기저기 다 찍히더군요. 이거 원... 여기 찾다가 새로 무전 와서 이동해서 찾고, 또 찾다가 이동하고... 뭐 그랬다는. 별 일이야 있었겠습니까. ㅎ 한대 때려주시지요 ^^
여동생 둔 오빠로서 그맘 200%이해합니다.
많이 놀라셨겠어요. 연락은 왜 안된건가요?
제가 소방서에서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가끔 이런 민원인들이 오시더라구요. 올때마다 절차가 복잡해서 참으로 안타깝더라구요. 무튼 연락이 닿아서 다행이십니다. 폭력은 하지 마시고, 차분히 말로 해주세요. ^^
여동생 교육 들어가셔야겟네요.. 그렇게 걱정하는거 모르는경우 참 걱정한사람은 속이 하얘지죠...
요즘에는 워낙 그런 신고가 많아서 경찰이나, 소방이 많이 힘듭니다. 위에서도 어느분이 언급하셨지만, 오차 범위가 너무커서 보통 그에 따라 몇 백명의 경찰과 소방이 수색에 동원됩니다. 찾으면 다행이긴 하지만, 하루에 몇시간씩 그런 일을 하다보면 112신고, 119신고등 등 정작 급박한 일에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이 부족하게 됩니다. 머 걱정되는 마음은 200%이해가지만 본인이야 동생이 걱정되119에 연락을 하셨겠지만 거기에 따른 인적, 시간적, 금전적 투입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쉽게 위치주적과 수색을 해줄수 없는거 같습니다. 하루에 그런 신고가 몇천건이거든요^^ 119를 원망하기 보다는 동생을 원망하심이^^
제 글에도 언급했듯이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직접 내일이고 내앞에 닥치니 그런 생각을 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몇일이 지나도 위치추적을 안해줄 기세였습니다. 119를 원망도 하고 동생도 원망하겠습니다.^^ 좀 많이 혼내긴 했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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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많이 혼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