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 겪었던 일에 대해서 회원 여러분들과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싶어 글월 올립니다.
저녁 8시반경...[약수동에서 한남동 방향>>>가리봉 : 1.5]란 오더가 뜬다. [약수동에서 한남동 방향]이라...도대체 무슨 놈의 오더가 도로 한가운데서 뜨냐?...혹시 거기 북한남로터거리에서 갑자기 음주단속을 만난 음주운전자가 급하게 경찰을 피하려고 대리를 불렀나...이런저런 생각이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친다. 일단 어떤 분이 콜을 잡았다가 몇초후 뱉는다. 곧이어 다른 분이 잡았다 뱉고..."가리봉이면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콜이 좀 나오니까...일단 가보자"...하고 콜을 잡았다.
손과 통화하니 정말 약수동에서 버티고개역을 지나 이태원 방향으로 가는 그 로터리에서 한 20m 정도 지나간 지점에 흰색 쏘나타 승용차가 비상등을 켜고 서 있다. 헐레벌떡 그 차를 향해 뛰어가고 있는데, 그 차량에서 한 50여m 앞에 어떤 남자가 서 있다. 난 그 사람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손을 향해 뛴다. 그런데 갑자기 그 남자가 나한테 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닌가?
남:대리기사님이신가요?
나:네
남:아...그럼 저기(비상등 깜박이는 흰색 쏘나타를 가리키며) 저 차량이거든요.
나:아...네...(순간, 자기 친구 콜을 대신 불러줬거나, 아님 자기는 술마시러 가고 차만 어디로 갔다 두라고 대리를 불렀나보다...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남:근데요...저도 대리기산데요...
나:네?
남:저 사람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나:네?...(이게 도대체 무슨 황당 시추에이션?...도무지 추측이 안된다)
남:실은 제가 왕십리에서 저 손님을 만나 여기까지 오는 중이었는데요...오면서 보험증 보여달라, 운전면허는 있냐...하면서 왕짜증나게 굴길래 그냥 저기다 차 세워두고 내렸습니다. 기사님도 조심하시란 말씀드릴려구 기다렸습니다.(참고로 그 기사님 연세가 40대 후반으로 보였음)
나:아..네..감사합니다.
단 몇초간의 만남을 뒤로 하고 그 차를 향해 뛰면서 내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보험증이나 면허증을 보여달라고 하면 보여주면 그만 아닌가? 그런 정도 이유로 내려야만 했을까? 아니지...아마 저 손님 상태가 그정도 수준을 넘어서는 개양아손 아닐까? 반말에 욕설에...그렇지! 각오 단단히 해야겠군...어쩐지 요즘 뜸하다 했지!...드디어 한딱갈이 할 때가 됐구만...젠장! 금요일 첫콜부터 이 모양이면 오늘 하루 일진이 어떻게 될려나...휴우!!!
운전석에 앉으며 슬쩍 옆얼굴을 보니 한 50대후반으로 보이는 남자다. 조수석 창문만 열어놓고 담배를 피우고 있어서 차량 안이 온통 너구리굴이었다.(제가 비흡연자라...^*^)
시동 걸고 한남동로터리를 지나 강변북로로 접어들자 드디어 손님이 먼저 말을 걸어온다.
손:하나로 기사님이신가요?
나:네?...아닌데요.
손:그럼 어떤 회사에서 오신 건가요?
나:어느 회사 소속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손님께서 요청하신 콜을 수천수만명이 보고 있다가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 타고 싶으면 찍어서 타고 가는 시스템이거든요.
손:그럼 만약 사고라도 나면 어디서 보상받나요? 기사님이 어느 회사 소속인지도 모르는데...
나:사고보상은 회사에서 해주는게 아니라 보험회사에서 해주는 거거든요. 그리고 저같은 경우는 동부화재 개인보험을 들고 있으니까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손:그럼 보험증을 보여주실 수 있나요?
나:물론이죠!(아까 그 기사님 말씀이 점점 현실로 드러난다)...자! 보십쇼.
손:아..뭐..꼭 봐야겠다는게 아니라...어쨌든 주신 거니까 한번 보긴 봅시다.(실내등을 켜고 내용을 훑어본다)
나:면허증도 보여드릴까요?
손:아니, 됐습니다. 사실은 대리기사님의 보험증을 본게 오늘이 처음이네요.(사실인지 아닌지 믿을 수 없다)
이후 손님이 조금전 벌어졌던 일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나는 늘 [하나로]란 대리회사만 부른다. 한달에 대리비만 50~70만원 나간다. 적어도 아까 그 기사님을 만날때까진 항상 하나로란 회사에 소속된 기사님들이 오는 줄 알았다.(이 부분에 있어서 다들 아시겠지만 일반인들은 대리운전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합시다)
그래서 그 기사님께 "하나로에서 오신 분 맞죠?"하고 물었더니, 기사님 왈 "전 하나로 기사 아닌데요"하더란다. "그럼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고 온거냐"했더니 "연합이니까 다 볼 수 있고, 어느 회사 소속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단다.
그러자 손님은 혹시라도 사고가 나면 어디가서 보상받나...어느 회사 소속인지도 모르는 사람인데...하는 생각이 들어서 기사님께 물었다. "그럼 혹시 보험증을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이에 기사님은 "보험 다 들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단다. 그러면서 "돈 만오천원짜리 시켜놓고 별걸 다 케묻고 보여달라고 한다"며 불쾌한 내색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님의 궁금증은 점점 더 불어나 "혹시 운전면허는 있는건가요?"하고 묻게 되었고, 기사님은 보험증도 모자라 운전면허증까지 요구하는 손님을 개양아손으로 생각, 별 주접을 다 떤다느니 하면서 기분나빠서 당신같은 사람하고는 더 못가겠으니까 알아서 가라고 하면서 아까 그자리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는 것이다.
그러자 손님도 열이 받아서 하나로란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 당신네 회사소속 기사도 아닌데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고 온거냐? 혹시 사고라도 나면 나는 어디가서 보상받냐? 하고 따졌단다.
그랬더니 하나로측에선 "죄송합니다...다른 기사 보내드리겠습니다"하고서 그 기사님과 통화를 하는데, 기사님은 기사님대로 기분이 상하실대로 상하셔서, 이런 양아손하고는 일 못하겠으니, 콜 빼주고 오더 다시올리라고 했다는 것이다.
물론 두분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고갔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또 누가 더 잘못했는지도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그 손님한테 들은 얘기와 나한테 말하는 태도 등을 놓고 종합해 볼 때, 과연 그 상황이 이렇게 어이없는 인격모독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던가 하는 데에는 의문이 든다.
혹시 그 손님이 첫번째 대리기사하고 싸우고 나니까, 이러다 집에 못가게 될까봐, 두번째로 온 나한테는 온순하게 대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이 자리에서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그렇게 흥분된 상태였음에도 그 손님이 처음부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번도 나한테 욕설은 커녕 반말 한번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내 경험으로는 별로 양아손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이었음)
더우기 그 손님은 항상 1인칭 주어로 "나"가 아니라 "저"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얘기했었다. 나보다 20년이나 연상이신 분이...
게다가 목적지인 가리봉오거리에 다다르자 언덕길로 올라가는 골목 입구에 차를 세우라더니, 여기서부턴 자기가 끌고 갈테니 나보고 그냥 가라고 한다. 집이 언덕 꼭대기라 내려올려면 고생한다며...감사하다고 말하고, 딱 만오천원 받고, 종료처리했다.
말이란게 정말 "아"다르고 "어"다르다. 그 손님은 으례껏 자기가 불르던 대리회사에서 기사를 보내준 줄 알았고, 이제껏 아무 의심없이 대리를 이용했었다. 그런데 우연찮게 그 기사님께 그 회사소속이 맞냐며 한번 물어봤을 뿐인데, 기사님이 충분한 상황설명을 결여하신 것 같아 오해가 발생한 것 같다.
또한 하나로란 회사 상황실도 문제다. 기사와 손님간에 이런 종류의 문제가 불거져서 서로 감정이 상해 있다면, 아무리 콜 접수하기 바쁘더라도 양측 입장을 해명해주고 조율해주는 서비스를 해야 할 것 아닌가? 수수료만 따먹지 말고!!!
마지막으로 그 기사님께 한 말씀 올립니다. 마음 상하시고 힘드셨겠지만, 보험증 보여달라면 보여주면 그만이고, 면허증 보여달라면 또 보여주면 그만 아닐까요? 어차피 누구나 술한잔 들어가면 약간씩 정신이 나가는게 상식 아닙니까? 우는 아이 달래서 어떻게든 재울 생각을 해야지, 왜 우느냐고 쥐어박고 때리면 더 크게 울지 않겠습니까?
저희 부모님은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은 성질이 불같아서 소매를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버님은 새벽에 경매에 나가서 물건 사입만 하시고, 하루종일 소매로 생선을 파는 일은 늘 어머님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저희 어머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네 아버지는 가끔 이해가 안가시는 분이다. 어떤 손님은 말을 공손하게 안한다고 안팔고, 어떤 손님은 터무니없이 가격을 깎는다고 안팔고...그럼 도대체 누굴 데리고 장사하겠니? 어떤 손님이 와도 얼르고 달래서 내 손님 만들어야지 하나라도 더 팔 수 있지 않겠니? 팔려고 나온거지 싸울려고 나온거니?"
흔히들 장사할려면 간쓸개 다 내놓고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세상엔 정말 별의별 인간들이 다 있거든요. 세상이 다 내 맘만 같으면야 싸움이 왜 있고, 소송을 왜 걸며, 살인이 왜 나겠습니까?
먹고 살만한데 밤이슬 맞으러 나왔겠습니까? 더구나 취객을 상대로 하는 일인데, 그 험난한 마음고생을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하룻저녁에도 수십수백번 환장한다는 것을 누가 알겠습니까? 쓰레기 가격에 환장하고, 쓰레기 양아손한테 환장하고, 밤잠 설치며 뛰어다녀도 나아지지 않는 이 답답한 현실에 환장하고...그야말로 무슨 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를 환장할 세상입니다.
하지만...내가 아쉬워 나온 밤길입니다...집에서 나올 때 간쓸개 다 빼놓고 나오시구요...자기 화를 누그러뜨리고, 어떻게든 처자식 먹여살릴 궁리만 하십시다!!!
그 기사님!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 글 보시거든 꼭 해명해 주시구요...주제넘은 말씀이었다면 용서바랍니다...언제 어디서든 기사님께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몇자 적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밤이슬 회원님 모두의 가정과 사업 위에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첫댓글 음 처음 기사님이나 마지막 수행기사님 암튼 고생하셨습니다 피해 의식으로 아 이런손 처음부터 양아다 편견이생긴건 하두 당해서 일겁니다 그런점은 양해 하시고 암튼 공영방송이 만든 요즘 일어날수있는 일이군요 내 친구도 대리부르곤 그리말하대요 보험증있냐? 요즘 보험 안들면 일못한다구해도 저의말은 안듯더군요 공영방송의 힘이라 생각합니다...당연한걸 이상하게 만든 현실이 안타깝군요..처음 네리신 기사님 그래도 배려하는마음이있었기에 기달려 이야기해준게 아닌가 그런생각도 드는군요 암튼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님의 말씀에 공감입니다 . 우리가 하는일은 100 % 취객을 상대하는 일 입니다. 또 써비스 에 종사하는 업이구요 요즘 길에서 우리같은일하는 동지들 만나는데 직업의식이 많이결여 된듯한 님들을 만나면 안타깝다는 생각 많이해요.굳이 출근할때 간,쓸게 다놓고 나오지 않아도 되요 왜냐면 나의자존심은 그런하찬은데서 갖는게 아니거든요,,? 우리 정말 나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어떤것인지 함께생각해 보기로해요 !
내가 고객의입장에서 생각하고..정히 못참겠으면 어쩔 수 없겠죠..손님의 면허증과 보험증 확인은 손님의 정당한 요구일 수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밤이슬 회원님 모두의 가정과 사업 위에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근데 하나님은 항상 부자들 옆에서만 사는가....
거뭐시냐....모르는 내막이 있지않았나 하는 생각이듭니다...그기사가 다음 기사 올때까정 기다려서 조심하라고 할때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죠......
빙고!!!!!
항상 안전운전 기원합니다. ㅇ하느님의 사랑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아주 좋은 글 잘읽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항상 발주업체의 업체명을 댑니다. 발주업체의 단골들은 연합이란 내용자체도 모르고 알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수주한 기사분도 처음통화 할 때부터 "안녕하십니까? 하나로 몇번 기사입니다.지금 어디로 모시러 가면 되겠습니까?란 식으로 분위기 몰아갔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해서 댓글 답니다.항상 안전운전들 하시구여~^^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처음 기사님도 마음 상했던 점 잊고 분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행운이 가득한 한 주 되시길 기원합니다.
손 들 하고의 대화에서 몇 가지 생각 할것은... 물어 보거나 하는 말의 의도를 알고 응대 하면 대화가 편안 합니다....우리가 식당에가서는 음식을 먹고...술집에 가면 술을 먹고..노래방을 가면 노래를 부르는것 처럼요~~목적한곳에가서..엉둥한 일을 하면 그곳에 간 목적과 맞지 않는것이겟지요....손이 무언가 예기를 하려 할때 그 의도를 안다면 대화가 편한해 질듯헤서 한 말씀 올렷읍니다........총총~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제의견은 이렇습니다.우리 기사들의 대응자세들이 성격대로 다 틀리다는점이기도 하겠고 회사들의 고객 응대 요령이라든지 하는 전혀 교육되어있지 않는 기계조작법이나 알려주고 필드에 나가 열심히 하세요 라는 말빢에는 하지 않는 다는....이론은 여러가지 이겠지만 우리의 자질 향상도 함께 되어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여러분 안전운행*^^*
회사에서 기기조작법만 알려주고 필드로 내보내는 이유는 사회 생활을 할수있는 나이에 있는 사람의 상식이면 대리운전 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겠다는 판단하에서가 아닐까요?
요즘은 문자로 보험 가입여부가 가는데...따루 또물어보는게..이상하고..물론 좋게...네..손님..하는게 제일로 좋치요..때로는 ..하나로 기사인가 요??네..맞슴니다..해야 옳치 않았을까..생각합니다..보험증 잇나요?/네..손님 보시겠어요?/됐슴니다..대부분이고..혹가다 꼼꼼히..보고는 운전은 몇년했냐?/대리는 몇개월 했냐?/그쪽 가는 길은 야냐?/결국은 15k 시키는 넘이 온갖 대리기사에 대한 안죠은 이야기까지 나오더만요..거까지 간거아닐까요?/손말만 듣고야..상황판단이 안되는 군요..
잘하셨습니다 정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