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국민학교 저학년 인가</p><p style="text-align: justify;">우리 집에 고양이 한마리와 토끼 한마리를 키울때 일이에요<br>큰 고모댁에 몇일 다니러 갔을때 고모댁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새끼 다섯마리를 낳았는데 <br>눈도 채 못뜬 새끼가 꼬물꼬물 거리는데 너무 작아서 만지지는 못하고<br>고양이 집앞에 쪼그리고 앉아 눈을 못떼고 있었습니다.<br>고모는 좀 크면 한마리 데려가라고 하셔서 고양이를 두고 집으로 돌아 왔죠<br> <br>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수 없지만 어느날 고모가 고종사촌 오빠와 함께 <br>새끼 고양이 두마리를 데리고 오셨어요 <br>쥐새끼 마냥 털도 없던 새끼 고양이는 제법 고양이 꼴을 하고는 있었지만<br>걸음도 비틀비틀 걷고 힘이 없어 보였어요<br>어미 고양이가 갑자기 죽어서 아직 젖도 못 뗀 애기지만 불가피하게 데려왔다 시며<br>네가 마음에 드는 놈으로 하나 고르고 한마리는 큰집에 가져다 주라 하셨어요<br> <br>호피문양을 가진 멋있는 고양이와 예쁘장한 고양이를 두고 고민고민 하다가 <br>예쁜 고양이를 선택 하였어요<br>그 고양이 이름은 해탈이라고 불렸는데<br>엄마가 다니시던 진월사라는 절에 계시던 스님 두분이 그 즈음에 주일에 한번 꼴<br>우리집에서 묵어 가셨는데 작은 스님이 지어 주셨어요<br>자주 불러주면 이담에 정말 해탈할수 있다며 열심히 이름을 불러 주라 하셨죠<br> <br>그렇게 우리집에 정착한 해탈이가 사람으로 말하자면 유아기를 막 벗어날 무렵에<br>우리집에 오게 된 경로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토끼 새끼도 한마리 키우게 되었어요<br>토끼도 같이 방안에서 키웠는데 고민고민 하다가 이름을 달탈이로 짓고 <br>그렇게 해탈이와 달탈이는 우리와 한방에서 자고 놀았어요<br> <br>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지만<br>달탈이는 해탈이가 맘에 들었는지 해탈이만 졸졸~ 따라 다니고<br>그런 달탈이가 부담 스러운지 다가 오지 말라고 캬~ 캬~ 위협하며 도망 다녔지만<br>철없는 달탈이의 애정 행각은 계속 되었죠<br>사실 토끼는 고양이 밥인데 그걸 그 둘은 모른거죠<br> <br>토끼가 커지면서 토끼장을 만들어 따로 키우긴 했지만 하교길에 아카시아 잎이며<br>시금치등 토끼 풀을 뜯어다 먹이면서 정을 듬뿍 주었죠<br>그런 어느날 밖에서 열심히 뛰놀다 저녁에 집에 오니 막 저녁을 먹으려던 중였어요<br> <br>어렵던 시절이라 고기 구경하기 어렵던 저녁상에 고기가 발갛게 볶아 져 있었죠<br>싸이나를 놓아 꿩고기를 잡아 오거나 집에 키우던 달구새끼를 잡지 않고는<br>없던 일이라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쫒아가본 달탈이 집이 텅~ 비어 있었어요<br>달탈이가 거기 밥상에 올라져 있었던 거죠<br> <br>소리를 지르고 울면서 항의를 했지만 아버지께서는 그럼 넌 안 먹을거지? 하시네요? <br> <br>어?  어쩌지 .....  하는 그 순간에도 고기는 자꾸 없어 지고 있었어요<br>7식구가 한점씩만 들어도 몇점 못 먹을량이였죠<br> <br>어쩔수 없이 나는 밥상 앞으로 다가가 앉으며 달탈이를 집어 들었습니다.<br>달탈아 미안해 미안해  울면서 냄비 바닥이 보일때 까지 먹었습니다.<br> <br>해탈이는 청년기를 잠깐 살다가 무얼 잘못 먹었는지 <br>아침에 등교도 미루면서 동물 병원을 두번이나 다녀 왔지만 결국 해탈 하였지요<br> <br>나는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던 달탈이를 울면서 먹었습니다 냠냠~~ <br> <br>* 선생님 글을 보다가 어릴때 한 생각이 떠올라서 부랴부랴 써 보았어요<br>어린 마음에 먹으면서도 얼마나 죄책감이 들었으면 지금까지도 생생 합니다<br>인간이기에 그렇게 두마음을 품지만 어느것 하나도 진심이 아닌것은 아니죠</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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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웃픈 얘기지요
내 안에 또 다른 나
사는동안 많이 아껴 쥤으니 이해 하겠죠 달탈이도
그건 쟤 팔자기도 하니까요 에휴...
어찌보면 하느님 탓이겠거니
성경속 말씀에
세상에 난 모든것을
너희는 먹어라 하셨으니
선택된 만물의 영장이지요~ㅋ
그런가요?
전부 하느님 탓 !
고로 난 무죄 ㅎ
면죄부를 주어서 고맙습니다^^
그뒤로 토끼 안키우고 토끼 안먹음
어릴적 그런 기억이 있네요 ㅎㅎ
하교길에 토끼풀 뜯어다 주고는 했어요 ~
저는 없어서 못 먹어요 ㅎ
비슷한 추억이 많을 법한 이야기긴 해요
그래도 고기는 먹고 싶었나 보네요 ㅎㅎ
일년에 몇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니까요
가슴은 아프고 고기는 맛있고 ㅋ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