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랑스어가 사멸할 때 나는 스스로를 죽음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아카데미 프랑세즈상, 프랑스어 작가연합상, 레이온느망상, 아시아 문학상 수상작
"70년대 일본에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모국의 관용어가 가한 '언어의 질병'에 짓눌려 숨이 막힌다. 자기 나라의 언어는 보수주의로 마비되고 소비자 운동의 지령에 의해 타락했으며 68의 교조적 강령들을 광적으로 모방함으로써 경직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굉장히 외롭다고 느낀다. 그리고 입을 다물어 버린다. 그의 내면의 무언가가 어떤 실존을 열망하지만 그 수단이 결여 되어 있다. 사유의 도구,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막연한 생각에 접근하기 위한 방법, 거기에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자기만의 언어가 필요하다. 그게 프랑스어가 될 것이다." - 다니엘 페나크
『다른 곳에서 온 언어』는 일본 출신의 작가이자 번역가, 도쿄의 소피아대학에서 프랑스어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교수인 고전문학자 미즈바야시 아키라의 에세이다. 프랑스어 학습 과정과 그에 따른 개인적인 여정을 깊이 탐구한 자서전인 이 책은 프랑스어에 대한 미즈바야시의 애정과 그로 인한 변화, 그리고 자아의 발견과 성장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낡아빠진 수사들로 점철된 상투적 정치 담론들, 마모된 언어, 생기 잃은 단어들, 속 빈 문장들, 실체 없는 말들이 주변을 부유하자 한 젊은이는 도피를 시도한다. 프랑스어는 그때 유일한 선택지로 그에게 나타난다. 첫 만남이었던 라디오 방송을 거쳐 모차르트의 음악과 장 자크 루소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프랑스어는 언어이자 문학이고 음악이 된다.
“내가 그 언어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그 언어 안에서 그 언어로 숨쉬기를 멈추지 않는 한, 음악은 영원히 나와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하나의 확신이었다. 나에게 악기와도 같았던 그리고 언제나 그러한 프랑스어를 나날의 감정들에 따라 노래하게 하고 울려 퍼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모국어’인 일본어를 떠나, 프랑스어를 자신의 ‘아버지의 언어’로 묘사하며, 언어가 그의 삶과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깊이 고찰한 이 작품은 미즈바야시가 프랑스로 유학하고 학문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그의 성공과 실패, 어려움과 희망, 그리고 자아의 탐색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예술적이고 섬세한 문체로 언어의 아름다움과 힘을 감각적으로 전달한 이 책에서 그는 프랑스어를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 작품과 같은 아름다움과 감동을 지닌 존재로 묘사하며, 언어의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경험인지를 이야기한다. 그의 문학적인 표현력과 섬세한 묘사는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자아의 성장과 언어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찰을 이끌어낸다.
“내 앞에 나타난 프랑스어는 이제 막 시작된 나의 삶을 다시 시작하고 그간 영위해 온 나의 실존을 다시 일구고 얼굴들과 풍경들과의 관계들을 다시 짜고 타자와의 관계 전반을 다시 매만지고 다시 구축하는, 요컨대 세계 안에서 내 존재를 새로 정비하는 기회와 가능성을 급작스럽게 제공했다.”
또한 이방인성이 가진 유익한 힘에 대한 믿음을 가진 작가는 자신의 특별한 경험이 만들어낸 자리에서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상호 이해를 강조한다. 미즈바야시는 프랑스어와 일본어, 두 언어와 문화의 차이점을 솔직하게 비교하고, 이중 언어 사용자나 이주민들이 직면하는 아이덴티티와 소속감의 문제를 다루며, 언어의 힘과 복잡성을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다른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중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나는 일본인도 프랑스인도 아니다. 결국 나는 끊임없이 두 언어 안에서 스스로를 낯설게 만들어 가고 있으며,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오가며 나를 언제나 어긋난 사람으로, 자리를 벗어난 자로, 두 언어의 사회적 관례가 자아에 요구하는 것에서 빗나간 사람으로 느낀다. 그런데 바로 그 외떨어진 장소로부터 나는 말에 다가선다. 바로 그 장소, 아니 비-장소로부터 나는 프랑스어에 대한 나의 모든 사랑, 일본어에 대한 나의 모든 애착을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