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에게 다기능 용액, 단백질 세 척 같은 렌즈 관련 용어들은 외계어 ‘띠띠리디띠’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 ‘안 보이면 그런 대로 살면 되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시야 3m 거리 사람 얼굴도 알아보지 못한 채 살아오던 에디터에게 렌즈 세척액 실험실이 라는 난제가 떨어졌다. 고백컨대 에디터 경력을 통틀어 이렇게 난감했던 기 사는 없으리라. 일단 렌즈 관련 업체는 너무 적었다. 심지어 렌즈 관리 용액들은 다양한 브 랜드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었고 그중 기사 협 조나 제품 협찬이 가능한 곳은 통틀어 오직 두 군데. 요즘은 과도한 식염수 사용을 피하고 세척액, 보존액을 따로 쓰는 것이 아니라 멀티 사용이 가능 한 다기능 용액을 쓴다고 해 결국 다기능 용액 쪽으로 집중했고 그 결과물 은 소프트렌즈 관리 용액 시장 점유율 1위 바슈롬의 리뉴와 전문 회사 시바 비전의 아큐파이가 되었다.
에디터가 직접 써보기로 했는데 렌즈 를 끼고 빼는 것 자체가 수월치 않았다(렌즈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는 사 실 이게 제일 어렵다). 결국 긴급 동원한 테스터들에게 이 다기능 용액을 주고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과 비교해 주관적 사용감을 얻어냈다. 소프트렌 즈 사용자 2명은 리뉴와 옵티프리를 비교했고 RGP 테스터 2명은 아큐파이와 평소 쓰던 보스톤 용액을 비교 분석해 답을 주었다. 결국 렌즈 사용자들이 용액을 선택하는 기준은 ‘세척력’과 ‘뻑뻑함’차이.
소프트렌즈 사용 경력 3년, 10년의 테스터들은 리뉴에 각각 88점과 75점이라는 점수를 주었다. 3년차 테스터는 옵티프리보다는 리뉴를, 10년차 테스터는 옵티프리를 선호했다. 3년차 테스 터는 리뉴의 이물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끈적이지 않는 사용감을 장점으 로 꼽았다. 시간이 지나도 옵티프리는 끈적임이 남아 있지만 리뉴는 그렇지 않아 안전성에 믿음이 간다는 것. 다만 수분 함유량이 부족한지 오래 끼면 눈이 건조해질 때가 있다고 했다. 10년차 테스터는 세정액, 보존액, 식염수 를 따로 쓰는 불편함을 감수하던 때 혜성처럼 등장했던 3 in 1 리뉴를 기억 한다며 그 선점 효과에 힘입어 리뉴를 쓰게 되었다고 말했다. 역시 끈적임 없는 사용감을 장점으로 꼽으며 옵티프리도 문지르지 말라는 컨셉트지만 끈 적임이 강해 케이스에서 꺼냈을 때 꼭 문지르고 싶어진다고 답했다. 리뉴는 문지르지 않아도 될 만큼 사용감이 깔끔하고 그만큼 렌즈 수명도 길어지는 느낌. 다만 세척력이 예전에 각각 썼을 때보다는 떨어졌고 렌즈를 빼다 묻 은 지문이 용액에 담가두었다 꺼냈을 때도 어렴풋이 남아 있어 찝찝한 기분 이 드는 점을 아쉬워했다. RGP 렌즈 사용자는 각각 4년, 7년차로 아큐파이에 90점, 85점을 주며 80점, 85점을 주었던 보스톤에 비해 후한 평가를 매겼다. 4년차 테스터는 다기능 용액을 쓰면서도 여전히 식염수, 클리너를 따로 쓸 정도로 깐깐했다. 그런 그녀도 보스톤을 쓸 때는 식염수로 헹구지 않으면 눈이 따가워 뜰 수 없었 는데 아큐파이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소독 알약은 그대 로 쓰겠지만 아큐파이를 쓰게 되면 식염수는 과감히 포기하겠다고 응답했을 정도. 7년차 역시 아큐파이는 다기능 용액 특유의 톡 쏘는 알코올 냄새가 전혀 없고 실제 사용했을 때도 눈가가 민감해 실핏줄이 잘 생기는데 그런 현상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중요한 가격 면에서도 보스톤과 비슷한 가격 대에 용량은 3배라 경제성에서도 만족스러운 편.
사용의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제쳐두 었던 렌즈에 대한 신뢰가 많이 회복되었다. 간편한 다기능 용액의 등장과 수년 이상을 꾸준히 써온 테스터들이 효과를 보증하는 만큼 사람 얼굴을 알 아보지 못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방지하려면 이제 하루라도 빨리 렌즈에 도 전해봐야겠다.
기획 : 한현미ㅣ슈어ㅣpatzzi 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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