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언제 드리블해야 하는가?
김기호
축구 카페 : http://cafe.daum.net/soccos
이메일 : aw78kkh@hanmail.net
작성 : 2018년 4월 30일
오늘이 4월 30일, 이팝꽃이 한창이다.
봄의 전령사인 개나리, 벚꽃, 산수유 이런 꽃들이 피었다 이울고
늦게 만개하는 이팝꽃이 산에 들에, 온 세상에 환하게 피어났다.
한없이 투명한 봄볕 속에서 은은한 꽃향기를 바람에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다.
전남 화순군의 화순장은 3일, 8일에 열린다.
화순시장 안 금성식당 주인 아주머니는 잘 계시는지?
이때쯤 이팝꽃 내음이 화순시장에 장보러 온 사람들 코를 간지를 듯...
바로 옆 화순군청에 우뚝 선 이팝나무에서 오는 향기다.
지금까지 내가 본 이팝나무 중 가장 큰 이팝나무인데, 높이가 족히 20m 이상이다.
가지마다 이팝꽃을 가득 달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나에게 화순군의 2대 명소는 화순 적벽도, 동복호도 아니다.
바로 화순읍 주도리의 헌책방과 남면 사평리 마을이다.
주도리의 헌책방 주인은 김#순씨다.
고물상하는 시동생이 헌책을 모아 폐지로 헐값에 넘기는 걸 보고 헌책방을 열었다고 한다.
화순읍내에서 2km 정도 거리인 주도리로 가는 광주광역시 시내버스는 하루 몇 번 뿐이다.
그 당시 나는 주도리로 가는 마을 입구에서 하차하여 바쁠 것도, 급할 것도 없이 주위 풍경을 보면서
혼자 천천히 20분쯤 걸어서 주도리의 헌책방으로 가곤 했다.
거기서 지인이 부탁한 책을 골라 택배보내고, 내가 읽을 책도 고르곤 했다.
한번은 헌책방 김사장님이 영한사전을 한 권 선물로 주었는데 지금도 내 서가에 꽂혀 있다.
이 사전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당시의 결의를 짐작케 해준다.
아래의 영어 KJS는 장희영님이 사랑하는 분의 영어 이니셜인 것 같다.
' 장희영, 할 수 있어 !! '
' KJS & JHY '
사전 아래에 있는 문장은 이러하다.
' 내가 강하다고 믿기 때문에 나는 강하다. !! 할 수 있어 ! '
그런데 지금 이 헌책방은 문을 닫았다.
날이 가고 해가 가도 도무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사장님, 그때 처음 방문했을 때 주신 시원한 쥬스, 고마웠습니다 !
영어사전을 통해 성명을 읽었을 뿐 일면식도 없지만
장희영 선생이 지금 어디에서 무얼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
부디 신의 은혜로 거룩하고 행복하게 세상을 걸어가기를 ...
당시 주도리에는 마을 구판장이 있었다. 할머니 한 분이 소일거리로 문을 열어 놓았다.
책을 구입하고 들러 혼자서 한 잔 하면서 인생과 축구와 앞날의 계획을 생각해보곤 했다.
(나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 아닐까?
2017년 7월 7일 이후 오늘 2018년 4월 30일까지 약 8개월간 마신 술은 이렇다.
하루는 캔맥주 2캔을 마셨다. 또 하루는 3홉들이 병맥주 2병을 마셨다.
또 한번은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에 소주 5잔 맥주 12잔이나 마셨다.
4월 28일과 29일에는 막걸리 2잔씩 마셨다. 8개월간 다섯 번이나 술 마셨다.
아 ~ 나는 언제 술을 극복할 수 있을까? )
문득 무엇이 되고자,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모든 욕심을 내려 놓고
나도 어느 고요하고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구판장하면서 평생 책이나 읽으면서 살까,
이런 생각이 일어나기도 했다. 책만 읽으면서, 오직 책만 읽으면서 ~~~
그런데 어느 날 마을 구판장 문이 닫혀 있었다. 아마 그 할머니가 저 세상으로 가신 것 같다.
그 다음에 갔을 때도 문이 열려 있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지 3년 9개월도 지났는데 지금은 어떠한지?
고령 노인이 주를 이루는 시골 마을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초등학생이 없는 마을도 수두룩하다.
한낮에 마을길에서 사람 만나기도 어려운 경우가 부지기수다.
화순군 남면 사평리는 주도리보다 화순읍에서 더 멀리에 있다.
이 글 읽는 분들 대부분이 곽재구 시인의 절창 '사평역에서'를 읽었을 것이다.
그때 날을 잡아 화순군 남면 사평리에 갔다.
마을 노인에게 " 사평역 어디로 가야 하는지요? " 하고 질문하니, " 여긴 기차역이 없네. " 한다.
알고 보니 사평역은 없고, 시인은 남평역에서 '사평역에서'의 이미지를 길어 올렸다고 한다.
마을을 둘러보니 천하를 주유했던 김삿갓(김병연) 시인이 이 마을에서 살다 생을 마감했고,
그 당시 살았던 집이 보존되어 있었다.
이야기 난 김에 이 시 '사평역에서'를 감상해보자.
사평역(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이팝나무가 많은 곳 중의 하나가 영남대, 대구대, 경일대 축구부가 있는 경북 경산시다.
특히 자인면 계정숲에는 이팝나무가 가득 들어차 있다.
화사하면서도 순백한 이팝나무꽃을 만나러 일부러 찾아 오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꽃 모양이 마치 쌀밥 같아서 이팝(이밥)나무로 불렸다는 이팝나무는 정원수로도 자주 선택된다.
이 계정숲에서 격년으로 '자인단오제'가 열린다. 한국 3대 단오제 중의 하나라고 한다.
인구 28만 명 규모의 경산시는 대학만 12개가 소재하고 있고, 공단도 여럿 있다.
대추 생산량이 전국의 40%, 묘목 공급이 30% 거기다 복숭아 포도 자두 등 농산물도 풍부해
중소도시치고는 재정자립도가 높은 도시다.
주제와 다른 옆길로 갔다.
제자리로 돌아와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경기 중 언제 드리블해야 하는가?
이걸 적확하게 아는 게 중요하다. 선수는 축구 이론을 온전하게 알아야 한다.
아는 만큼 적확하게 판단, 선택, 실행하여 효과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드리블해야 하는 시점은 감독 코치마다 조금씩 다르게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아래의 상황에서는 드리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1) 문전에서 한 명의 수비를 돌파하면 슛할 수 있을 때
이렇게 할 수 있으면 굳이 패스할 필요가 없다.
모든 플레이의 목적이 득점이며, 슛하지 않으면 득점이 없기 때문이다.
2) 측면 터치라인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려야할 때
그림자처럼 달려붙은 수비를 제치고 택배 크로스를 동료선수에게 배달해야 한다.
정확히 배달되어온 택배 크로스, 바로 한 골이다 !
3) 역습 시 패스보다 혼자 해결하는(득점하는) 게 유리할 때
이 때는 드리블 돌파 후 바로 슛하거나, 드리블로 슛 각도를 열어 슛하는 게 최선이다.
4) 수비 한 명을 돌파하면 상대팀의 수비 조직의 균형이 와르르 무너질 때
경기에서 이런 미묘한 순간이 발생할 수 있는 시점이 문득 생기기도 한다.
2013년 한국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한국 1 : 4 크로아티아)에서 루카 모드리치가
한국 수비 한 명을 돌파하여 패스, 바로 득점으로 두 번이나 연결되었다.
5) 역습 시 아군의 최전방에서 볼을 받았으나 상대 수비가 더 많을 때
이때는 동료선수가 패스 받으러 올때까지 드리블로 볼을 소유해야 한다.
6) 패스 각도가 차단되어 있을 때
동료선수가 사각(dead angle)에 들어가 있어 패스줄 수 없을 때
드리블로 각도를 만들어 패스낼 수 있다.
7) 동료선수가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스루패스를 받을 수 있는 타이밍을 만들 때까지
드리블로 볼을 소유하고 있다가 이 타이밍에 들어오면 동료선수에게 패스낸다.
8) 드리블과 체력에서 탁월한 윙어가 후반전에 지치거나 컨디션이 저조한 수비를 공략할 때
지친 수비를 드리블로 더욱 지치게 하며, 집요하게 공략하여 슛이나 크로스를 낸다.
바람같이 돌파하여 수비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리면 훌륭한 관중 서비스다.
9) 오프 사이드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할 수 없을 때
드리블로 볼을 소유하다 최적의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낸다.
이 밖에도 드리블해야 하는 상황이 여럿 있다.
나머지는 읽는 이의 몫으로 남겨두기로 한다.
질문 1. 경기 중 선수 자신이 어느 상황에서 드리블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그렇게 수행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