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아니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아직, 경춘선에 대해.. 경춘선에 얽힌 추억도 없고,
그렇다고 정말 오랜만에 추억속으로 빠져드는 기차여행도 아니고요..
저에게 경춘선은 그저 춘천에서 서울로 가는 교통수단에 불과했지요..
오늘도 마찬가지로, 서울을 가기위해 남춘천역으로 왔습니다.
작년 가을.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로 인해 춘천역이 영업을 중지함에 따라
남춘천역이 임시 종착역이 되었답니다.
그로인해 주박선로와 대피선로, 전차대 등 철도 종착점에 대한 설비를 새로 하였구요
임시승강장과 역 리모델링까지 이루어졌답니다.
예전의 남춘천역보다 규모면에서는 아니지만, 설비면에서는 확실히
커졌다는것을 느낍니다.
전국 한국철도공사 관할 보통역 에서는 KTX, 새마을, 무궁화호 등등..
전국 기차표를 모두 살 수 있답니다.
심지어 수도권 전철표 까지도요 ㅎㅎ
경춘선은 큰 선택이 없습니다.
그저.. 무궁화호 입니다.
그리고 경춘선은 대부분 남춘천 - 성북,청량리 가 대다수 입니다.
오늘 저의 목적지는 경춘선 평내역 입니다.
제가탈 남춘천역 발 1810 열차 입니다. (8시 45분 발)
오늘 견인할 디젤기관차는 7114 입니다.
청량리역 까지 수고하십시요 ^-^
선로의 착,발 을 제외하고
여분의 선로가 3개 있습니다.
오른쪽에 무궁화호가 대기하고 있군요..
3호차 23석으로 이동..
이번에 걸린것은 『우드 나뭇결 후기형』객차가 걸렸군요..
요즘 붉은색 시트에서 자색 시트로 교체하는 중이랍니다 ^-^
붉은색 시트보다 자색시트가 약간 더 편안한 느낌이더라구요 ^-^
아침이라 사람도 많이 없고, 리미트 객차도 아니기에
과감히? 좌석을 포기하고 6호차 맨 끝으로 왔습니다.
남춘천역에서 청량리로 가는 기차의 경우
발전차가 앞쪽에 달려서 뒷쪽 전망이 매우 좋답니다 ^-^
남춘천역을 출발한지 약 2~3분이 지났습니다.
슬슬 승무원 아저씨 께서 좌석 체크를 하러 오십니다.
이 자리에 사람이 탓는지 안탓는지..
그렇기에 열차가 출발한지 약 5분동안은 자기 자리에 앉아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승무원 아저씨들 께서도 햇갈리지 않거든요..
만약, 자기 자리에 앉아있지 않고 다른 자리에 턱 앉아있을 경우
검표과정까지 한답니다 ㅎㅎ
다른 사람은 안하는데, 나만 한다고 투덜거릴 이유가 없죠..
자기 자리를 꼭 확인 해 주시고 앉아주시길 바립니다. ^-^
오늘 저에게 경춘선은 추억과 낭만이 있는 기차여행이 되었답니다.
3호차 좌석을 포기하고 6호차 맨 뒷 좌석에 앉아있었죠..
사진도 겸사겸사 찍을겸 해서요..
경춘선 무궁화호에는 승무원 아저씨 두 분이 탑승하십니다.
한 분이 1호차부터 6호차 까지 좌석 체크를 하시고
좌석체크 후엔 6호차 맨 뒤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시죠..
그 동안 한 분의 승무원 아저씨 께서 기차 내 방송을 한답니다 ^-^
제가 6호차 맨 뒤 좌석에 있었기에, 바로 옆에 승무원 아저씨 께서 있었답니다.
여러모로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동안 궁금했던 철도지식도 물어볼겸.. 승무원 생활에 대해서도 궁금했던것을 풀려고요..
김유정역을 지나고 이제 승무원 아저씨와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하루 몇번이나 왕복하세요? 라는 질문에..
승무원 아저씨는 대게 2왕복 (청량리 - 춘천) 정도 하신다네요..
아침 차량이 걸릴경우 일이 힘들진 않는데, 오후 열차가 걸릴경우
정말 힘들다고 하네요..
특히 주말 오후열차의 경우 경춘선은 정말 최악이거든요..
엄청난 입석손님에..
이럴경우 대용승차권 발행도 정말 어렵다고 하네요..
"아니 그럼 만약 평내역 같은 무배치간이역에 사람들이 탔을 경우는요?" 라는 질문에..
이경우 왠만하면 개인의 양심에 맏겨야 하는 상황이랍니다..
누가 누군지.. 이역에서 탑승했는지 안했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입석 승객까지 꽉 차 있을경우 1호차에서 6호차까지 무려 20분 넘게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만약 종착역 검표과정에서 승차권 구매를 하지 않은것이 확인되면
종착역에서 운임을 지불하면 되고요..
그냥 통과가 되면 어쩔수 없다고 하시네요..
우리회사(한국철도공사)에서 계속 구조조정의 이유로 인원을 감축하다 보니까,
직원 무배치간이역이 점차 늘어나게 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간이역에서 무임승차 가능성이 있는것 보다, 간이역에 직원을 상주하는
인건비의 비용이 더욱 많기에 그렇다고 하네요..
제가 물었습니다.. 집이 서울이세요?
서울이라고 하십니다..
과거 철도청 시절에는 자기 관할 철도구역이 있었는데,
이제는 아무 철도나 다 가신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주로 경원선 일대를 담당하였고,
최근 경춘선 그리고 중앙선 일대 기차에 승선을 많이 하신다고 합니다.
임시열차의 경우 호남선, 전라선 까지 내려가시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하구요..
열차타고 여행하시니.. 정말 즐겁겠어요..! 라는 질문에
절대 아니라고 답변 해주시더라구요..
오늘같이 한적한 경춘선에서 대화 하면서 가는것은 정말 드문 일이라고 하네요..
과거 경원선에 있을때는 정말 승무원 일이 힘들었다고 하십니다.
CDC 통근열차 에서는 혼자 1인승무를 하신다고 하네요.
그러다보니, 사법권을 갖고 있지 않은 승무원 한명이 차내를 관리하기란
정말 힘들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경원선은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통근승객 보다 여행객들이 정말 많다고 합니다.
특히, 여행객들께 여행의 즐거움을 깨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차내에서 금지행위를 할때.. 정말 난감하다네요..
승무원 아저씨와 계속 대화하는 도중에 벌써 기차는 강촌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승무원 아저씨가 문 열고 승객 확인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대화는 계속 되었습니다.
특히 동두천 이북지역은 산좋고 물좋은 계곡이 주위에 많다고 하시더군요..
가족단위 나들이객은 크게 문제될것이 없는데,
노인분들이 단체여행을 할때 기차 내에서 음주가무도 하구요..
하지말라고 제재를 가해도 혼자 힘으로는 어쩔수 없다고 하시네요..
또 그 주위에 오리고기, 개고기 등 토종 음식점이 참 많다고 하네요..
식사를 하고, 술 한잔 기울인 승객이 차내에서의 난동..
정말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네요..
저번 철도관련 동호회에서 도라산역 출사를 갔었는데,
그때 좀 많이 떠들었는데..
그것이 승무원 아저씨을 힘들게 했던 일이더군요..
열차는 가평역에서 교행을 합니다 ^-^
아저씨 께서는 경춘선에 통일호가 다녔을때 몇번 타보셨다고 합니다.
이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은 여행객이 었었다고 합니다.
대학생들의 MT는 주로 경춘선 통일호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대학생들이 있었다네요..
객실 자체가 좁은 통일호에, 수동 개페식 문..
상당히 위험한 열차에서 노래부르고 술 마시는것을 제재 하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하시네요..
자칫 잘못하다가 사람이 떨어질수도 있고.. ㅡ.ㅡ;
아주 어렸을때.. 초등학생때 몇번 타본 경춘선 통일호 열차입니다..
저에게는 기억이 가물가물한 그런 존재지요..
하지만, 그 통일호 열차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기 다르더군요..
물론, 승무원 아저씨 역시 통일호가 사라진건 상당히 안타까워 했습니다.
경춘선의 낭만은 통일호라고 말씀 하시면서요..
기차는 청평을 지났습니다.
이제 승무원 아저씨는 차내방송과 객실을 둘러보러 가셨습니다.
열차가 대성리역을 지나.. 제가 내릴 평내역 근처에 왔습니다.
아까 옆에 계셧던 승무원 아저씨..
방송실에 계셨습니다.
성함은 신병철 승무원님..!
오늘 경춘선 기차는 저에게 있어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입니다.
이제 복선전철이 되면 이런 모습도 볼 수 없겠죠..
승무원 아저씨도 안계실테고요..
기차는 평내역에서 저를 내려주고 이제 청량리로 갑니다.
한적한 간이역.. 평내역에서 저 혼자 내리고 기차는 출발합니다.
멀리서 손을 흔들어 주는 승무원 아저씨..
아무리 세상이 삭막해 졌다고 하지만,
기차만큼 인정이 넘치는 곳도 없는것 같습니다.
인정이 넘치고, 꿈과 낭만의 경춘선..
이제 경춘선의 무궁화호는 2년 남았습니다..
2년후.. 우리는 낭만의 경춘선을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춘천역은 영업중지가 되었고,
제가 서 있는 이 평내역도 8월 31일 자로 이곳의 평내역은 없어집니다.
저는 경춘선의 낭만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경춘선 기차는 많은 사람들 말대로.. 낭만의 철도 입니다 ^^
첫댓글 아저씨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남춘천역 부지 남으면 철도공원을 세울지 말지 계획중 이라고 함 ㄳ
아.. 저분.. 예전 통일호 탈때 자주 뵈었던 분인데;; ^^ㅎㅎ
정말.. 사진에 나오신 분 같은 직원들께서..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두... 저 분 같이 자상한 분을 뵌적이 몇번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분들은 친절하게 하면서도... 영 내적으로는 정 반대 같아서..
우드=나뭇결이므로 우드나뭇결이라는말은 나뭇결나뭇결 중복되는 말로, 그냥 우드객차라고 하면 될거같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경춘선 안 탄지 2년째입니다......
뒤늦게 봤지만 정말 잘봤습니다^^;; 사진에 있는 여객전무님 인상이 좋고 그런사람 한번 뵙었으면 한이네요^^;; 저도 언제 평내역에 가봐야하고...백양리역도 제대로 답사 못해서...다녀와야겠습니다 ㅎㅎ;;
죄송하지만 사진 좀 퍼가도 되겠습니까? (싸이 개인소장입니다)
무궁화호가 오지 않으면 무슨 열차가 와요/? 죄송해요,,, 열차에 대한 지식이 없는 초보라서요~
경춘선 수도권 전철공사로 인해 2009년부터는 수도권 전철이 다닌답니다.
너무 멋진글이라 "호평평내사랑" www.hplove.com에 보여주고 싶어 퍼갑니다~ 경춘선_경강역님 허락해 주실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