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로서 지난 7년간 활동을 하면서 유기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때, 미쳐 못데리고 나오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입니다. 그 아이들이 뻔히 어떻게 될 줄을 알면서도 우리의 능력이 거기까지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한 번에 몇 아이들만 팅커벨 품에 안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미안할 때는 그렇게 어렵게 구조한 아이들을 오랜 시간동안 가족을 찾아주지 못할 때입니다. 그동안 우리 팅커벨에서 구조한 아이들 중 체형이 작은 소형 유기견들은 서울 화곡동에 있는 실내 입양센터에서 지내는데 경우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보통 1개월 ~ 12개월이면 좋은 새가족을 만나 입양을 갑니다.
팅커벨 입양센터 자원봉사자들과 산책을 준비하는 소형견 아이들
하지만 체격이 큰 중대형견 유기견들은 입양센터에서 소형견과 함께 있지 않고, 팅커벨 협력 중대형견 위탁시설에서 매월 위탁비를 내면서 지냅니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6년이 넘게까지 지낸 아이들까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정말 입양보내기가 힘듭니다.
입양문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 아이들도 입양을 하겠다는 문의가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짧은 1미터 줄에 묶어놓고 지내려는 사람들이거나, 공장 지킴이 개로 입양하려고 하거나,
활동적인 중대형견 아이들 입양 후의 안전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지 않아 재유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칫하면 잃어버리거나 로드킬로 마감을 하겠다는 불안함이 드는 경우입니다.
그런 경우는 그 집에 입양을 보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우리가 매월 위탁비를 더 내더라도 정말 좋은 인연이 나타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할 보송이도 그런 경우입니다. 중대형 믹스견에 속하는 보송이는 2014년 6월에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구조한 아이입니다. 벌써 햇수로 만 6년이나 됐습니다. 대구시 모 보호소에 있던 보송이를 처음 만났을 때는 심한 피부병으로 인해 너무도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심한 피부병인채 보호소에 입소되어 안락사 명단에 올랐던 당시의 보송이
비쩍 마른데다가 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할 것이라는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 먹을 것도 먹지 않았습니다. 마치 스스로 삶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보송이에게 정성스런 손길을 내민 한 분이 있었습니다. 팅커벨 회원인 파란루비님이 바로 그분입니다. 음식물을 거부하던 보송이가 먹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알기에 강제로 급여를 하였고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에 거부를 했던 보송이도 파루님의 정성으로 음식물을 받아들였고, 모낭충 치료의 효과는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해서 마침내 심한 피부병을 이겨내게 되었습니다.
심한 피부병을 이겨내고 안락사 위기에서도 벗어난 보송이
보송이는 그후 팅커벨 프로젝트의 중대형견 위탁시설에 지내게 되었습니다. 팅커벨에서는 그동안 보송이에게 좋은 가족을 찾아주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보송이를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여러차례의 입양문의가 왔었습니다. 하지만 그 입양신청자분들에게 보송이를 보낼 수 없었습니다. 우리 팅커벨 회원들에게는 그렇게 사랑스런 보송이였는데,
그분들은 보송이를 개집 앞에 짧은 목줄로 묶어서 집을 지키는 개로 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심한 고통도 이겨내고, 보호소의 안락사 위기도 넘긴 보송이에게 1미터 목줄에 묶인 개로서의 여생을 살게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위탁시설에 봉사온 팅커벨 회원의 간식에 집중하는 보송이
팅커벨 협력 유료 위탁 시설에서 지내는 보송이의 환한 웃음.
사람을 무척 좋아하고 친화적인 보송이는 그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코 입양을 포기 하지 않고 여생을 한 가족의 반려견으로서의 삶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팅커벨 프로젝트에서 아직 입양 못간 중대형견 아이들을 모델로 해서 여름 티셔츠를 제작한 것도 바로 그런 취지입니다. 그 아이들이 입양을 못간 것은 그 아이들 탓이 아닌 사람인 우리 탓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고 싶었습니다.
"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
유기견의 입양은 가엾은 한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실천입니다 "
위로부터 차례대로 아직 입양못가고 있는 팅커벨 중대형견 아이들
사람을 좋아하고 잘따르는 우리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캐릭터화한 친근한 작품.
윗줄 왼쪽부터 모정이, 장군이, 도담이,
아랫줄 왼쪽부터 보송이, 순딩이, 쎄리
우리의 작은 정성이 보송이를 포함한 모정이, 장군이, 도담이, 순딩이, 쎄리 등 중대형견 아이들에게도 인연의 손길이 닿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서 여름 한 철 이 아이들의 환한 웃음으로 디자인된 이 티셔츠를 입어주는 것만으로도 짧게는 1년, 길게는 6년 동안 입양을 가지 못한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아마도 회원님이 이 티셔츠를 입으면 보신 분들이 "티셔츠 예쁘다"라고 얘기할 겁니다. 그 때 이 티셔츠 속 아이들이 팅커벨에서 구조한 유기견들이라고 하며 이 아이들의 사연을 얘기해주세요. 어쩌면 그 중의 몇 분 정도는 마당이 있는 전원 주택에서 살면서 유기견 입양에 관심이 있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 보송아, 모정아, 장군아, 도담아, 순딩아, 쎄리야, 우리 포기하지 말고 더 힘내자. 알았지? "
■ 티셔츠 모델 아이들 사연 - 댕댕이 (왼쪽 위부터 모정이, 장군이, 도담이, 보송이, 순딩이, 쎄리 )
① 모정이 : 2014년 2월. 컨테이너 밑에서 3마리의 새끼와 함께 구조한 어미견. 새끼들은 모두 입양. 중형견
② 장군이 : 2019년 5월. 목에 올무줄이 걸린채 모낭충에 걸려 떠돌아다니다 구조. 중대형견
③ 도담이 : 2017년 4월. 사납다고 누명쓴채 동구협 보호소에서 안락사 직전에 구조. 중대형견
④ 보송이 : 2014년 5월. 대구시 보호소에서 심한 모낭충에 걸려 안락사 직전에 구조. 중대형견
⑤ 순딩이 : 2020년 1월. 경기 김포시에수 주인이 식용으로 팔아넘기기 직전에 구조. 중대형견
⑥ 쎄리 : 2016년 3월. 주인의 학대와 방치 후 보호소로 넘겨 안락사 당할뻔 했던 것 구조. 중형견.
☞ 팅커벨 중대형견 아이들 입양홍보 티셔츠 구입하기 : http://naver.me/5Wa87Dtd
첫댓글 이번 2020년 팅커벨 여름 티셔츠는 동물병원비 마련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보송이와 아이들의 예쁘게 웃는 얼굴이 그려진 캐릭터 티셔츠를 입어주는 것만으로도, 그 티셔츠를 본 다른 사람이 예쁘다고 칭찬해줄 때 티셔츠 속 아이들의 사연을 얘기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습니다. 오랜 시간 입양 못갔다고 해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우리 아이들에게 세컨 찬스를 만들기 위해 이번에 제작한 예쁜 이 티셔츠들이 우리 아이들의 입양길을 열어주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응원합니다 좋은소식 들리길 기도합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꼭 좋은소식 들리길 기대합니다😄
보송이에게도 행운이 오길 기원합니다~~~^^
보송이 눈이 많이 가는 아이예요.
입양가자 얘들아
좋은분이 나다나길~
항상 응원합니다!
보송아~~깊이 마음으로 안아주고 싶구나.. 건강해져서 고맙다. ^^
아, 우리 사랑스러운 리버하우스 아이들. 정말 푸짐하게 사랑스러운 덩치인데. 꼭 꼭 꼭 너희를 사랑으로 안아줄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