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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딜 가는데 택시를 타자고 해?”
“응.. 어디 가고 싶은 데가 있어서..”
“어디?”
“응..”
“뭐야.. 왜 말을 그렇게 해..”
“얘기 들었어. 네 어머니..”
“그 얘기라면 하지 마.”
“왜? 너도 들었어?”
“응. 당신도 참 순진해. 할머니가 그냥 한 말을 믿어? 내가 하도 그 분을 싫어하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잘 지내게 해 보려고 그러시는 거잖아.”
“네가 그렇게 말할 것 같아서 내가 뭘.. 조사를 했어.”
“조사? 당신 점점 내가 싫어하는 우리 가족처럼 행동한다..”
아영이 노란 봉투를 내밀었다. 안에 들어있는 A4용지에 있는 내용을 읽으며 그의 표정이 점점 심각해져갔다. 봉투에 종이를 쑥 밀어 넣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주제 넘는 행동이기는 한데.. 너는 의사니까.. 이렇게 증거가 없으면 안 믿을 것 같았어.”
“맞아. 주제 넘는 행동이야. 그래서 지금 어디 가는 거야? 설마..”
택시가 선 곳에는 아름다운 음식점이 있는 곳이었다. 그 분과 그의 아버지가 차에서 내려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호가 분노로 떨리는 몸으로 숨을 내쉬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설명할 기회는 드려야 하지 않겠어? 그래도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야. 정말이야. 당신이 나
에게 설명할 기회를 줬잖아. 그래서 난 참 고맙고, 행복했거든. 누구에게나 한 번은.. 기회를
드리는 게 맞아.”
“당신...”
“나중에 혼내고 싶으면 혼내도 돼. 각오는 하고 시작한 일이니까..”
“내 마음대로?”
“응.”
“나중에 딴 소리 하기 없기야.”
“이상한 거면..”
“아, 됐어.. 안 하면 그만이지.. 뭐.”
“알았어.”
그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쉬더니 택시에서 내렸다. 그가 그 분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아영도 한 숨을 내쉬었다. 손끝이 차갑고, 바들바들 떨렸다. 천천히 주위를
산책하고 돌아왔는데 그의 모습이 보였다. 아영은 깡총거리며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잠시 후 음식점에서 그 분이 눈물을 훔치며 그의 아버지에게 기
대어 나오시는 모습이 보였다. 두 분과 눈이 마주치자 그 분들이 짧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
주셔서 그녀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뭐해? 얼른 타.”
그가 그녀를 택시에 태우고 자신도 택시에 올라탔다. 조용히 그가 자신의 집으로 그녀를 데리
고 갔다. 그의 소파에 불안한 자세로 앉아 그의 움직임에 움찔거리며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
가 와인을 들고 와서 그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잔에 가득 부어 벌컥벌컥 마셨다. 아영은 그
가 모르게 조심스럽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 쉬었다. 그가 그녀에게 와인 잔을 내밀었다.
“아니야.. 나는..”
“마셔.”
“네..”
아영은 조심스럽게 와인을 받아 들고 한 모금을 마시고 내려놓으려고 하자 그가 눈을 크게 떴다. 그래서 아영은 다시 들어 잔을 다 비웠다. 벌써 몸에 열기가 모이고 있었다.
“미안하지?”
“응..”
“얼마나?”
“많이.. 할머님이 부탁하셔서 하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나서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어.”
“그럼 그렇지. 당신이 무슨 유전자 검사를 해..”
“하지만 그걸 보니까 나도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더라고. 정말 네 생모이시니까..”
“바보야..”
“네..”
“당신 말고.. 그 분..”
아영이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그녀의 허벅지를 베고 길게 누웠다. 그리고 손을 눈 위에 올렸다.
“당신 같아. 할머니가 그 때는 더 젊으셨으니까 엄청 반대를 하셨나봐. 하지만 아버지가 우리
엄마랑 결혼하실 때 이미.. 준희 누나를 임신하고 계셨대. 나중에 우연히 다시 만난 아버지는
단 번에 알아채셨지. 자신의 딸이라는 걸.. 그 때부터는 뭐.. 아버지의 두 집 살림이 시작되었
지. 그 부분은 여전히 잘 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해. 그러다나 내가 태어나자 할머니가 그 사실
을 아셨고, 우리 엄마는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걸 아시고 누나랑 날 데려오신 거지. 그 때도
그 분을 마음에 안 들어 하신거야. 하지만 그것도 잘 못된 거잖아. 엄마한테서 아이를 빼앗아
오는 그런 사람이 어딨어.. 우리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한 번만 만나게 해 달라고 애원했다
나봐.. 우리 엄마는 아빠도 빼앗겼는데 우리까지 빼앗기면 정말 못살겠다.. 싶어서.. 그래서..
그날..”
“그만 말해.. 그만..”
아영이 눈물을 흘리며 그의 머리를 안았다. 그의 숨죽인 흐느낌을 듣자 더 가슴이 아파왔다.
“소리 내서 울어.. 네가 그렇게 우는 게.. 더 가슴 아파..”
그가 손을 내리고 그녀를 안고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소리내어 울었다. 한 참 후에 그녀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썰매를 끌어도 되겠어. 산타할아버지한테 편지 써야지? 맨 앞에서 썰매 끌게 해 달라고?”
“뭐?”
“너도 그렇게 놀렸잖아..”
“그러는 당신도 엄청 빨갛거든?”
“그래?”
“고마워.. 뭐.. 갑자기 친한 척은 어렵겠지만.. 지금 했던 것처럼은 못 하겠지.”
“뭘.. 네가 힘들지. 나는 뭐..”
“자.. 이제 부터는 벌을 받아야지?”
“뭐? 그런 게 어딨어.”
그가 그녀의 허벅지에서 떨어져 벌떡 일어나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렇게 온 몸이 붉어져서 날 유혹하고는 무슨 소리야.. 온 몸으로 말 하고 있잖아.. 사랑해 달라고..”
“그건 네가 와인을 줘서 그런 거잖아.”
“그러니까 벌이지.. ”
“싫어. 결혼 전까지는 정말 아무 짓도 안 할 거야.”
“그래서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참았는데..”
“뭘 얼마나 참아.. 이제 겨우 한 달 지났는데..”
“조용히 해.”
그가 그녀의 입술을 입으로 막았다. 하지만 그는 억지로 그녀를 안지 않았다. 그저 아이처럼 그녀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아영은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쓸었다. 한 참 후에 아영은 저녁을 차려 놓고 있는데 그가 일어나 그녀 뒤에 섰다.
“맛있는 냄새.. 얼른 결혼하고 싶다..”
미소짓고 있는 그녀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고는 식탁에 앉았다.
“나 말이야. 결혼하면.. 도서관 그만 둬야해?”
“아니? 왜 그만 둬?”
“아니.. 어머님도 그냥 집에서 가족들을 보살피는 일을 하셔서.. 나도 그래야 하나 싶어서..”
그가 그녀를 바라보더니 피식 웃었다.
“그러지 마. 나는 당신이 아이들이랑 책이랑 같이 도서관에서 행복한 얼굴로 있는 게 좋다고.. 나도 집에 없는데 뭐하러..”
“그래? 고마워.”
“고맙긴 뭘~”
“오늘.. 참아 줘서 고마워.”
“결혼식만 올리기만 해 봐.. 아주 그냥..”
그가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들어 목까지 붉어진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짓고는 일어나 테이블
너머로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아영은 쪽 소리나게 입을 맞춘 그를 바라보며 못말린다면서 고
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가 내미는 훈제연어 샐러드를 입에 넣었다. 그가 미소를 지었다. 아영
은 입안의 음식을 씹어 삼키며 말했다.
“그래도 참 네 어머니는 대단하신 것 같아. 나라면.. 그렇게 못 할 것 같아. 마음이 참 예쁜 분이신 것 같아.”
“그래. 정말.. 좋은 분이시지. 다른 남자를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 왜 다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사랑해서..”
“그러게. 나처럼 당신을 만났으면 좋으셨을텐데..”
“지금.. 또 그 자식이 떠오르는데.. 오랜만이네?”
“그래? 내가 떠나기 전에 누나사무실에 갔잖아. 그 여자 만났었어. 나보고 결혼식에 안 왔냐
고 하면서 서운한 척 하더라? 그래서 말했지. 내가 인혁이 첫사랑인데 결혼식에서 보고 싶었
겠냐고.. 그랬더니 할 말을 잃더라?”
“오~~~ 세 졌는데?”
“그럼~ 내 애인이 누군데, 내가 기죽을 순 없지.”
“좋아.. 그런 자세.. 마음에 들어.”
아영이 미소를 지으며 밥을 먹었다. 그가 설거지를 마치고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그녀와 함께 베란다로 나갔다.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그 일 말이야.. 해결해 줘서 고마워.”
“응? 아~ 그거.. 내가 아니고 병우가.. 그 녀석이 컴퓨터 쪽으로는 도사거든. 당신 한명 뿐이 아니었고, 최근에 다른 아이도 있더라고.. 증거자료 모아서 경찰에 건네주고.. 뭐.. 구속되고.. 아마 한 동안 햇빛은 못 볼거야.”
“다음에 만나면 꼭 고맙다고 인사해야겠다.”
“나한테 해. 응? 나한테 하라고.. 다른 남자랑 말하기만 해 봐..”
“그게 무슨.. 병우씨잖아~”
“안 돼. 그 자식은 카사노바라니까? 그걸 잊으면 안 돼. 응?”
“훗.. 너무 웃겨.. 친한 동생을 왜 그렇게 못 믿어?”
“그런 거지. 뭐..”
아영은 그의 어깨에 기대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번 주에는 어딜 가려고 아침부터 서두르는 거야?”
“어제 내가 보낸 등산복이야? 어울린다.. 대충 산건데..”
“비싼 거지? 하여튼.. 일 년에 한 두 번 간다니까.. 뭐하러 비싼 등산복을 사고 그래.”
“안전하려고.. 당신 안 다치고, 감기 안 걸리게 하려고.. 일단 가자.”
“어디로 가는 건데.. 나, 그 산은 안가~”
하지만 아영은 그의 손을 꼭 잡고 눈을 감고 부들부들 떨며 케이블카를 타고 있었다. 중간에 기둥같은 곳을 통과할 때는 움찔하며 그의 팔을 안았다. 그가 웃으며 그녀를 안았다.
“사람들 많은 곳에서 이러는 거 정말 싫어하면서.. 뭘 그렇게 꼭 안아..”
“일부러 여기 온 거지?”
오랜 만에 오니 케이블카도 정말 무서웠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구름다리를 보니 케이블카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가자. 응? 난 못해.”
몸을 돌려 내려가려는 그녀를 뒤에서 안아 다시 돌려 세웠다.
“무슨 방법을 시도해 봤어?”
“손을 잡고 건너보자, 안고 건너보자, 눈을 감고 건너보자, 달려서 건너보자..”
“다 실패 했고?”
“응..”
“그럼 남은 건 한가지 뿐인데?”
“응?”
“사람들 많은데.. 너무 화내지 마.”
“뭘 하려고..”
씨익 웃더니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그녀가 몽롱한 기분이 들 때까지 그는 집요한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는 정신이 없는 그녀의 손을 잡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구
름다리를 건넜다. 건너자마자 그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떨리는 그녀를 안았다.
“잘했어.. 잘했어..”
“못 살아..”
그녀가 울먹이며 그의 품에 안겨 투정을 부렸다.
“하하하.. 잘 했으니까 상 줄까?”
그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녀를 살짝 떼어내고는 그녀에게 상자 뚜껑을 열어 보여주었다. 그녀가 하고 있는 자개나비모양 귀걸이와 세트인 것 같은 반지였다.
“이.. 가운데 있는 게..”
“응. 다이아몬드.”
“우왓..”
“하하하..”
“이렇게 비싼 건.. 못 받아.”
“이미 받아 놓고 딴 소리는.”
“응?”
“그 귀걸이에 있는 게 큐빅인 줄 알았어? 목걸이는 원래 판매하려고 있던 거였고, 귀걸이는 내가 부탁해서 만든 거야. 당연히 당신이 귀걸이를 선택할 줄 알고 있었지.”
“나.. 이거 막 하고 다녔는데?”
“그럼, 예쁘게 하고 다니라고 선물해 준 건데 하고 다녀야지..”
“이젠 못하고 다니겠는데? 부담 스러워서..”
“하하하.. 하여간 귀엽다니까.. 이건.. 프로포즈용으로 만들어 놓은 거야. 많이 늦었지만..”
“잠깐!”
“왜?”
“나.. 그거 싫어. 왜 무릎 꿇고 하는 거.. 사람들 시선 집중되게 프로포즈 하는거.. 진짜 진짜 싫어..”
그가 피식 웃더니 무릎을 꿇으려고 하자 그녀도 무릎을 꿇었다. 그가 소리내서 웃더니 그 자세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아영씨.. 나랑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
“왜 대답을 안 해.. 사람 불안하게..”
아영이 팔을 뻗어 그의 목을 끌어안는 바람에 그가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갔다. 그녀가 그의 얼굴을 잡았다.
“응. 결혼 해.”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두 사람을 바라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그의 얼굴이 붉어지며 그녀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여자가 부끄러움을 금방 잃어버리고 말이야..”
“그러라고 그렇게 한 거잖아. 굳이 내가 싫다는데..”
“좋지만.. 창피하잖아.”
“치~”
그가 그녀를 꼭 안았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의 얼굴 높이까지 쭉 올렸다.
“어~~~! 떨어질 것 같아.”
“꼭 잡아.. 내가 평생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보호해 줄게.”
그리고 그녀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했다.
<Daily> 로의 초대
일시 : 2014년 10월 4일 토요일
장소 : Daily
우빈과 효선이가 결혼 합니다~ 와서 축복해 주세요~ ^^
초대장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들이 <Daily> 로 모였다. 카페 앞의 정원을 야외결혼식장을 꾸
몄다. 카페 안에 마련 된 신부대기실에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는 효선을 은희와 아영이가 바
라보았다.
“효선이 이쁘다..”
“정말..?”
“응.. 정말 예뻐..”
“너는 둘째 임신했다고..?”
은희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언제 결혼해서 언제 아이를 낳지? 이러다가 정말 늦둥이소리 듣겠어..”
“너희는 언제 결혼해?”
“변덕쟁이 할머님이.. 아이먼저 낳는 거 보고 결정하신대. 그게 말이 되니?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부터 낳으라니.. 정말.. 내 생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집이라니까?”
효선이 부케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후후.. 진호씨는 좋아하겠는데?”
“몰라.. 자꾸 부모님 집에서 나오라고 얼마나 들들 볶는지.. 단호하게 거절하고 있어.”
“에이~ 너무 그러다가 너 다른 여자한테 뺏길 수도 있어..”
“아이고.. 나도 모르겠다고..”
문이 열리고 진호와 아이의 손을 잡은 형규가 들어왔다.
“결혼 축하 드려요.”
“감사합니다.”
진호가 아영옆에 서고, 형규는 아이와 함께 은희 옆에 섰다.
“우리 호텔에서 결혼식 올려도 된다니까.. 우빈형이 싫다고 해서.. 서운하지 않아요?”
효선이 고개를 저었다.
“저는.. 이 곳이 너무 좋았어요. 처음에는 이 가게가.. 그러다 가게주인을 좋아하게 됐지만..”
“그렇네요.. 하하..”
“이모~ 결혼 축하해..”
“응.. 지빈아 고마워.”
“이모 여기에도 아가 있어?”
“응..?”
지빈이가 효선의 배를 가리키자 효선이 얼굴을 붉혔다.
“우리 엄마 여기에는 내 동생 있대..”
“그.. 그래?”
“너.. 뭐야? 진짜야?”
“축하해~”
“축하해요.”
“뭐야~ 다들.. 씨..”
아영이 입을 뾰로통하게 내밀며 효선을 노려보았다.
“우리는 나이가 있잖아.. 그러니까.. 너도 열심히 노력해..”
진호가 아영의 팔을 툭 건드렸다.
“왜..?”
“열심히 노력하라잖아.. 그러니까 부모님 집에서 나오라니까? 아니면 내 집으로 오던지..”
진호가 웃으며 말하자 아영이 그를 노려보았다.
“정말.. 내가 못살아..”
얼굴이 붉어지는 아영이 손을 들어 볼을 감싸고 그녀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그들을 노려보았다.
“결혼.. 축하해.”
준희의 축하에 우빈이 미소지었다.
“고맙다.”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행복하게 잘 살아 줘..”
“너는?”
“난 늘 행복했어. 일하는 게 좋고, 내 맘대로 하고 사는 게 좋고.. 아마 자라면서 두 명의 엄마를 보면서 결혼자체가 싫어진 것 같아. 결혼이 흥미가 없네..”
“그래?”
“하지만 당신은.. 결혼을 하고 싶어했어. 그게.. 부담스러웠어.”
“그런지 몰랐어.”
“이제 알았으니까 됐고, 수염 깎았네?”
“응.. 효선이가 따갑다고 해서..”
“훗.. 멋져 보여.”
“고마워.”
준희가 몸을 돌려 자리로 돌아가며 “내가 멋지다고 해서 기른 거지만.. 없는 게 훨씬 괜찮은데?” 라고 속삭였다. 병우가 혼자 있는 효선에게 갔다.
“결혼 축하해요.”
“고마워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에.. 만약에 내가 처음부터 장난이 아니라 진지하게 다가갔다면.. 받아주었을까요?”
효선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너무.. 오래전부터 서서히 좋아진 사람이라.. 아마 병우씨 말고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힘들었을거에요. 제가.. 한 사람을 오래 좋아하기로 유명하거든요..”
“행복하세요.”
“네..”
결혼식을 마치고 진호의 차를 타고 부모님 집 앞에 차가 서자 아영이 그를 바라보았다.
“운전 조심해서 가.”
“오늘도 그냥.. 가라고?”
“그럼. 당연한 걸 왜 물어?”
“할머니가 아이부터 만들라잖아.”
“하지만.. 싫다구.. 당신이랑 결혼하려면 아이를.. 자신도 없고... 한 번 유산이 되어서 더.. 힘들지도 모르는데.. 우리 그냥 이렇게 지내면.. 안 될까?”
진호가 강아지 눈을 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한 숨을 푹 쉬며 운전대에 이마를 댔다.
“결혼.. 서두르는 거야. 알았지?”
“알았어.”
“좋아.”
그가 결심을 했는지 이마를 운전대에서 떼어내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서 내려.”
“차 문도 안 열어 주고, 뽀뽀도 안 해 주고?”
“오늘은 못 해줘. 참고 있는 거 안 보여? 얼른 내려~”
“하하하.. 알았어. 고마워.”
그녀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슬쩍 미소를 짓던 진호는 다시 표정을 굳히고 미안해 하는 그녀를 슬쩍 바라보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다음 해, 봄.. 하지만 아직 추운 계절이었다. 호텔에서 신부대기실에 앉아 있는 아영이 불편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진호가 얼굴을 살짝 들이밀고 아영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영이 울상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해..”
“왜?”
그가 신부대기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을 가리고 있던 부케를 치웠다. 신부인 그녀의 가슴의 절반이 밖으로 나와 있었다.
“이상해. 분명히 중간에 피팅할 때도 이렇지 않았거든? 디자인이 바뀌었나봐.. 나.. 못나가겠어..”
“괜찮아.. 예쁘기만 하구만..”
그가 침을 삼키며 그녀의 가슴에 시선이 고정되자 아영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아까 다른 하객들이 와서 인사하는데 창피해서 죽는 줄 알았어..”
“그 녀석도 봤어?”
“누구? 아.. 인혁이.. 그랬지..”
아영이 그를 바라보았다.
“네가 한 거지? 그렇지? 일부러?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미쳤어. 어른들도 계신데..”
“뭐 어때.. 다들 당신 뒷모습만 볼 텐데.. 그래서, 그 자식 표정이 어땠어?”
“뭐.. 예쁘다고 했지.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다고도 했고, 그 말에 와이프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음하하하.. 그렇지. 후회해도 소용없어. 내 여자야.”
“시끄럽고, 조금만 위로 잡아 당겨봐 봐.. 나.. 이대로는 정말 못나간다니까?”
진호가 웃으며 그녀의 가슴께에 있는 드레스를 잡았다. 아영도 잡아 위로 올리려고 몸을 움직이자 가슴이 움직였다.
“어~어.. 어딜 보는 거야..”
“한 번만.. 여기에 키스하면.. 안 될까?”
“뭐?”
“한 번만.. 이러다가 내 몸에서 사리 나오겠어.”
“사리는.. 겨우 8개월 참은 것 같고..”
“그 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내가 왜 결혼을 서둘렀겠어..”
“그것도 정상이 아닌 거야. 원래 결혼식 하고 신혼 첫날밤이 첫날밤이어야 하는 거거든? 손 치워..”
“한 번만.. 키스 싫으면, 뽀뽀? 그래 좋다.. 뽀뽀..”
“이게 진짜..”
아영이 손에 들고 있는 부케를 그를 향해 휘둘렀지만 그가 뒤로 피하고는 중심을 잃으려는 그녀를 안았다.
“오늘 밤.. 기대하라고.. 내가 늑대.. 생 야생 늑대가 되어 줄테니까.. 앙!”
“무서워..”
“웃기시네..”
“진짜야..”
“침 넘어가는 소리가 엄청 큰데?”
“어.. 언제..”
“어? 지금도? 그렇게 좋아? 엄청 큰 소리가 들리는데?”
“내려줘..”
“싫은데? 이렇게 입장할까?”
“안 돼..”
그가 내려 달라고 발을 동동 구르는 그녀를 안고 밖으로 나가면서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끝>
첫댓글 해피엔딩으로 끝났네요ㅋㅋ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되고 변한 진호의 모습 너무 좋았어요
수고해주신 작가님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내일은 병우이야기를 번외로 올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솜씨로 지은 저의 첫 이야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작가님 그동안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 소설도 기대할께요!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잘 읽었습니다.
계속 글 올려주세요.
그러면 정말 감사 하겠어요.행복하세요.
진호&아영 번외없나요? 마지막이 좀 아쉬워요ㅠㅠ 아이낳고사는것까지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아쉽네요 이제까지 정말 즐겁게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음.. 아이는.. 요즘 불임부부가 늘고 있다고 해서요.. 셋 다 임신을 한다는게 조금 현실성이 없더라구요.. 뭐.. 그 후의 일들은 독자님들의 상상이니까요.. ^^ 아마 진호 닮아 낳기 힘든 아들을 낳지 않았을까나~ 생각합니다..^^
내동생도 결혼 5년차.근데 아직 애가 없어요. 이런 이야기 읽어면 남일 아닌것 같아 불편해요.
빨리 좋은 소식 있어야 한는데.. 나이도 있고.. 건강하세요.
부디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오~~~너무재미있어요
재밋었어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넘재밋어밤샘하였습니다^^
큰 칭찬 감사합니다. . 꾸벅. . ^^
재미있게 봤네요 잘보고갑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1.06 0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