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초입인 엊그제 독감 예방주사 맞으러 동네 의원에 갔더니 벌써부터 나이 든 어른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하튼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 그나마 예방이란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의사 선생님이 독감 예방접종하는 김에 코로나 주사도 한 방 맞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신다. 그거 잘 됐다 싶어 즉시 찬성하고 왼팔뚝에 코로나 예방주사 한 방, 그리고 오른쪽 팔에 독감 예방주사를 한 방 맞았다.
코로나 주사 맞으면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고 하여 뭐 생전 듣도 보도 못한 타이레놀인가 뭔가를 몇 통 사기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등 온갖 호들갑을 떨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의사 선생님 말씀은 이번 주사제 맞고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고 하더만. 저녁 무렵 왼팔을 휘돌리니까 약간 뭉친다는 기분은 들었지만 아프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아서리 여느 저녁처럼 고량주 한 잔을 반주삼아 마시기까지 했으니 부작용은 없다는 게 맞는 말인 듯 했다.
나이 든 사람들에게 위험한 질병 중 우리들이 자칫 간과하기 쉬운 게 폐렴이라던데, 폐렴에 걸리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감기가 심해짐에 따라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거 같은데...찬 바람이 부는 초겨울 날씨에 모두 감기부터 조심하시길 바라며, 따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다리 묻고 옛날 즐겨 들었던 음악이나 몇 곡 들어볼까나 하는데...
10여 년 전 작고하신 제주 출신 변시지(邊時志) 선생의 그림을 배경으로 하는데, 선생의 그림은 제주도의 자연적 특징이랄 수 있는 바람, 돌, 갈매기, 말(馬)을 주 소재로 하고 있는 듯하다. 음악은 바네사 매이(Vanessa Mae)가 연주하는 'Storm(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1악장 편곡)', 호주 출신 보컬 시커즈(The Seekers)가 노래하는 'Blowin' in the wind', 그리고 앤디 윌리암스(Andy Williams)가 부르는 영화 빠삐용의 주제곡 'Free as the wind'로 했는데...끝까지 자유를 향한 탈출을 포기하지 않고 검은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는 주인공의 의지를 담은 가사의 일부를 적어 보면서 글을 맺는다. 고교 동문 제위(諸位), 감기 조심하세요!(꼭 옛날 판콜 감기약 광고 같구만)
Butterfly wings in the sun
Taught me all that I need to see
For they sang, sang to my heart
Oh look at me, look at me
"Free as the wind, Free as the wind
That is the way you should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