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과 가장 큰 차이점은 전 병에게 별도로 휴가/외박 및 각종 행사시 착용하기 위해서 약복(정식 명칭은 약정복, 육/해군/해병의 근무복에 해당하며 평시 근무에 착용하기에 적합하다.)을 지급한다는 점이다. 육군도 이 약복에 해당하는 근무복이 존재하지만 병사의 경우 국방부나 육군본부 등 큰 부대에서만 지급하며 그 외에는 간부들에게만 지급된다. 약복은 동약복, 동약점퍼, 하약복, 그리고 약모, 단화로 구성되어 있다. 덕분에 공군 신병들은 초도 지급받고 자대 올 때 더블백 싸는게 보통 고역이 아니다. 더블백이 2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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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하약복, 우: 동약복 |
하약복은 하늘색의 반팔 셔츠와 감색 바지, 동약복은 감색 긴팔 셔츠와 감색 바지, 약복잠바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약복은 경찰관같고 (그나마 좀 낫다. 단, 그나마 낫다는 것 뿐이다. 더군다나 최근에 경찰 복식이 바뀐 관계로…) 동약복 풀세트는 경비아저씨같다. 모자까지 쓰면 완벽하다. 그나마 하사 이상 간부들은 약장이라도 패용하니 좀 나은데, 병사들은 이거 뭐…
약복과 더불어 약모(전투모와 똑같은 디자인이다. 단, 색깔이 감색으로 약복과 같다), 단화가 세트이다. 이 단화는 주로 에스콰이어제이며 단순한 구두 디자인이다. 휴가 나갔을 때 정장에 이걸 신고 결혼식 같은 곳에 가는 경우도 있다. 근데 그래도 상관 없는게, 이게 군용 단화인줄 알아보는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공군, 해군, 국직이나 육본 출신의 극소수 육군 뿐이다. 사실 해군도 에스콰이어제 단화를 신는다. 실제로 현재도 모종의 사정으로 이 신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증언이니 믿을만 하다. 그 외의 사람들은 조금 싸보이는 구두네 정도의 느낌밖에 없다.
약복의 재질은 전투복과 달라서 좀 더 부드럽고 활동성이 편하다. 대체로 싸구려 교복 또는 경비아저씨복 같은 느낌이다. 그 덕분에 수선, 세탁이 쉬워서 특정 싸이즈(수요가 적은 특수(?) 싸이즈)의 경우에는 수선, 세탁 후 다시 지급되는 경우도 있다.
보직과 임무에 따라서 약복만을 입고 생활해야 하는 병사들도 있는데, 주로 국방부 직할부대 소속의 공군 병사들이다. 단, 이쪽은 타군 소속 병사들도 근무복을 입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대에선 전투복을 입고 근무하는 병사들이 약복 근무자를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약복이 전투복보단 입고 벗기가 편하고, 재질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더러운 전투화를 안 신는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그러나 반대로 매일같이 약복을 입고 생활하는 근무자들은 오히려 전투복 근무자들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약복 디자인이 워낙 구린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슬퍼지게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행히도(?) 휴가나 외박 나갈 때는 모든 병사가 약복을 입게 되어있다. 덕분에 공군 병사들은 휴가 나가면, 도중에 어디 안 새고 일단 집으로 곧장 향하게 된다(그렇다곤해도 편법은 다 있다. 보통 외박이나 휴가를 가면 외박/휴가증을 받는데 그 위에 '전투복 착용'이라는 글자와 지휘관의 도장하나로 ok)
원래 90년대 이전까지는 공군은 휴가 시 약모대신에 정모(경찰들이 쓰는 모자처럼 생긴 것. 사관학교 생도들이 쓰고 다니는 모자)를 쓰게 되어 있었다. 이 덕분에 중장년 층을 상대로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런 에피소드를 종종 들을 때가 있을 것이다. 처녀 시절에 어두운 골목길을 가다가 불량배가 쫓아왔다. 마침 지나가던 경찰 아저씨한테 뛰어가서 구조를 받았는데, 밝은 데서 보니 경찰이 아니라 휴가 나온 공군.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시작하게 돼서, 어쩌구 저쩌구….
정말로 예전에는 휴가 나온 공군과 경찰을 헷갈리는 여자 민간인들이 종종 있었다. 여자들은 군인 복장 따위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경찰과 헷갈릴까봐 걱정이 되신 높으신 분들 덕분에, 오늘날 공군 병사들은 정모를 지급 받지 않게 되었고, 전 공군 병사들의 경비 아저씨화가 일어났다. 대단히 감사한 일이다(…) 정확히 1997년 5월경까지는 영내 거주 부사관들이 휴가를 가면서 정모를 쓰고 가는 것이 목격되었다. 그런데 경찰도 근무복에는 정모를 쓰지 않고 야구모자형 근무모를 쓰도록 바뀌면서 또 공군과 경찰이 헷갈릴 뻔… 했으나 경찰 근무복 상의가 하늘색에서 아이보리색으로 변경되면서 현재는 구별이 쉬워졌다. 모자 구조도 다르다.
새로 임관할 사관후보생 및 부사관후보생이 16주 교육중 8주차에 3박4일 특박을 나가게 되는데, 이때는 약복에 정모를 쓰고 나간다. 물론 그 이후에는 동정복,하정복을 입을 일이 있을때만 정모를 쓴다.(임관,전입 및 전출,전역,수여,신고 등)
전역할 때 약복은 의무적으로 반납하게 된다. 사실 대부분의 병사들이 약복을 집에 가져가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기 때문에(…) 흔쾌히 반납한다. 단, 하약복의 경우에는 단추가 철제기 때문에 단추를 약복에서 때어내서 갯수를 맞춰야 한다. 공군 병들이 전역할 때 치루는 가장 큰 곤욕이 이 단추 때문이다. (다른 건 몰라도 보급병들이 이 약복 단추는 철저하게 새는 편이기 때문에 가끔 군생활 중 잊어 버린 병사들은 난감하다.)
2012년경부터 넥타이형 약복이 지급되고 있는데 약복을 주로 입는 부대에 우선적으로 초도지급하고 순차적으로 신병/신임간부부터 지급하는 중. 간부는 기존의 정복 넥타이를 유용하라고 했으며 이 넥타이는 평상시엔 착용하지 않는다. 행사시에만 착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아마도 기존 병사에게는 지급되지 않고 국직부대, 즉 약정복 착용 근무 병사가 아닌 이상 신병에게만 주지 않을까. 잠바도 코트형으로 바뀔 예정이기에 더이상 경비아저씨화의 마수에 놀아나지 않게 되었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점이 있는데 코트는 병사에게만 지급된다. 간부는 스웨터가 생겼으니 개선이 되었다고 보고 현용 감색잠바를 계속 사용한다. 게다가 약모도 해군 간부 근무모처럼 게리슨모로 바뀌었다.
2012년 1월, 새로 지급되는 동하 약복 디자인이 확정되어 공개되었다. 병용 코트, 간부용 스웨터, 개리슨모 등 전체적으로 해군 근무복의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이다. 옷본 재활용 개리슨모를 해군처럼 위쪽을 뾰족하게 모으지 않고 약간 펑퍼짐하게 쓰는 것이 해군 개리슨모와의 차이점으로 보인다. 병용 코트의 경우 2012년에 새로 지급한다 했으나 722기부터 지급되고있다. 하긴 2012년 12월도 2012년이지 때문에 약복이 바뀐 711기~721기는 신형약복에 감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 덕분에 병용 코트를 빨리 보급해 달라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