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처음부터 전혀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탐 크루즈 나오는 영화는 비디오로도 안보거든요. 생각해보니 탐 크루즈 나오는 영화 중 재미있게 본게 한편도 없는것 같습니다 (크루즈 팬들께는 죄송). 근데 한편만 보고 극장에서 나오기엔 좀 아깝고, 이 영화가 오우삼 감독 아닙니까? 오우삼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도박을 걸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30분동안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 이 영화 상영관으로 들어갔죠. 사람은 많더군요.
미션임파 1편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탐 크루즈가 주연이라는 것만 연관이 있을뿐, 1편이 제법 내용에 신경쓴 추리스릴러 였다면 2편은 내용은 완전 포기한 그냥 액션영화로 탈바꿈 해버렸습니다. 그나마 오우삼이 감독을 했기에 마련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정말 볼 가치가 없는 삼류로 전락했을 겁니다.
일단 내용이 너무 약합니다. 앞부분 3분의2는 정말 지루하더군요. 뻔한 얘기를 너무 질질 끌면서 특별한 일도 안 일어나고. 사람들도 몇명 그냥 중간에 나가데요. 크루즈와 여주인공 사이의 대화는 그 유치함의 수준이 특급입니다. 유치원생이 각본을 썼다고 생각될 정도로. 오우삼은 두 사람이 서로 바라볼 때 트래이드마크인 슬로우모션을 남발하는데 멋있다는 생각은 전혀 안들고 코믹한 분위기만 조성됩니다.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의 존재는 영화 내내 눈에 거슬리는게 왜 넣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물론 내용상 하는 역할은 있습니다만). 오우삼도 이젠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데요.
그러나 마지막 3분의1 부분이 1시간이 넘는 지루한 기다림을 보상해 줍니다. 특히 오토바이 추격신은 압권이지요. 오우삼의 총격신은 역시 멋있더군요. 이제까지 그의 영화에서 봐오던 똑같은 것들의 반복입니다만 그래도 볼만합니다. 오토바이 추격신은 이제까지 오토바이 묘기를 보여준 영화 중 사상최고라 할 것입니다.
날아서 쌍권총 쏘는거야 총만 쥐어주면 개나소나 다 하는거고, 오토바이 추격신은 어차피 대역이 한 것일테니 도대체 탐 크루즈가 이 영화에서 한건 뭐가 있나... 이 사람 왜 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일대일 격투에선 그의 존재가 좀 빛을 발하더군요. 크루즈가 무술 비스무리한 걸로 싸움을 하는데(물론 반담같은 전문가와 비교하면 엉성하지만)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기술을 쓰는 격투 장면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연기한 자세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탐크루즈 같은 배우도 영화에서 무술을 하는데 반담이 살아남으려면 그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뭔가를 개발해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 뒷부분만 떼어놓고 본다면 추천작입니다. 영화 전체로 본다면... 글쎄요, 전 극장에서 돈내고 안 보겠습니다. 30분 정도 되는 액션신 보려고 1시간 넘게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악당두목 죽으니까 대부분 사람들이 영화도 안 끝났는데 그냥 나가더군요.
혹여 꼭 보고싶은 분들은 음향시절이 괜찮은 극장에서 보시고 크루즈나 오우삼에게 관심없는 분들은 그냥 보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