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 현대] ♣ 한국화의 두 거장 —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展
2019.04.10~06.16 사간동 <갤러리 현대>
지난 주말 사간동에 소재한 <갤러리 현대>(4.10~6.16)에서 개최하고 있는 <한국화의 두 거장 ; 청전과 소정> 특별전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현대갤러리 본관에서는 청전 이상범, 신관에서는 소정 변관식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과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은 겸재(謙齋) 정선(鄭敾),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등 조선시대 대가들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하여 우리나라 근, 현대 미술사의 기념비적 업적을 세운 한국화 두 거장(巨匠)입니다.
<갤러리현대>에서는 두 화백의 초기작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완성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그 동안 좀처럼 한 자리에서 감상하기 어려웠던 두 거장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입니다. 더군다나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코리아나 미술관의 소장품이 한 자리에 모여 교과서나 도판으로만 보던 주요 작품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의 청전과 소정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한동안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전 이상범의 회고전은 22년, 소정 변관식의 전시는 13년만입니다.
청전 이상범(1897-1972)
갤러리현대·현대화랑은 독창적인 청전 양식을 구축하여 한국적인 산수화를 완성한, 근·현대 한국화단의 스승인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 화백의 대표작 50여 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1946년작 <설악산>, 제17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출품했던 60년대 대표작 <고원무림>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한국의 산수를 담아낸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1946년에 제작된 <효천귀로>가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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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이상범은 서화미술회의에서, 구한말 최고의 화가였던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과 소림(小林) 조석진(趙錫晉) 아래에서 수학하며 산수화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였으며, 젊은 나이에 창덕궁 부벽화 제작에 참여하고,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입상과 특선을 연이어 수상하였습니다. 청전(靑田)의 작품을 둘러보니 부드럽고 소박한 풍경들 속에 그려진 산과 나무, 암석과 개천, 농부와 아낙의 모습을 한국적인 정취로 표현했습니다. 청전의 작품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한국산수화의 감동과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청전은 동서양의 화법을 조화시키고 자신만의 운필과 묵법을 연마하여 독창적인 청전 양식을 창출하였지만, 살아생전 자신의 이름을 건 개인전은 단 한 번도 갖지 않을 정도로 작품을 발표하는데 굉장히 신중하였다고 합니다. 묵묵히 자신의 화풍을 세우며 한국 화단의 선구자의 길을 가신 분입니다.
이상범(李象範)은 스승 심전(心田) 안중식의 아호 중 ‘전(田)’ 자를 이어받아 청전(靑田)이라는 호(號)를 받았습니다. 이후 서회 협회전과 조선미술전람회에 꾸준히 출품하면서 활동을 이어갔으며, 해방 이후엔 새롭게 설립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의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이후 국전의 고문, 초대 작가, 심사위원직으로 출품하다 1972년 생(生)을 마감하였습니다.
청전 이상범 <雪嶽山> 1946
청전 이상범 <高遠霧林> 1968
청전 이상범 <朝> 1954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소정 변관식(1899-1976)
<갤러리 현대>는 평생을 한국의 산천을 방랑하며 그 정취를 역동적으로 그려낸 소정(小亭) 변관식(卞寬植) 화백이 대표적인 작품 50여 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소정(小亭)의 대표작인 <내금강 보덕굴>, <내금강 진주담>과 같이 금강산의 진경(眞景)을 그린 대작들을 비롯하여, 1977년 《한국회화 유럽순회전》에 출품한 <외금강 삼선암 추색> 등이 전시되었습니다. 소정(小亭)의 화풍은 청전의 화풍과 다르게 거친 야수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우리나라의 자연을 전에 없던 구도와 현실적인 선, 그리고 기백 넘치는 필치로 표현한 화가입니다.
소정(小亭)은 일찍이 유명한 서화가 소림(小琳) 조석진(趙錫晉)의 손자로 어릴 적부터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고 합니다. 1915년부터 외조부가 교수로 있던 서화미술회를 출입하면서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1918년에 외조부의 호에서 소(小), 친조부의 호 춘정(春亭)의 정(亭) 자를 이어받아 ‘소정(小亭)’이라는 호를 지었습니다. 조선미술전람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등 당대 대표적인 전시에 입선과 특선, 추천작가 및 심사위원 등을 역임하며 국내 화단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았습니다.
소정 변관식 <金剛山 外金剛 三仙巖 秋色> 1959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소정 변관식 <內金剛 眞珠潭> 1960
소정 변관식 <內金剛 普德窟> 1960
소정 변관식 <內金剛 眞珠潭> 1960
소정 변관식 <도화산촌> 1962
우리 생애에 다시 볼 수 없는 대한민국 현대 한국화의 최고의 명작을 모은 귀한 전시회입니다. 바쁘시더라도 시간을 내시어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시기를 빕니다. 지히철 3호선 얀국역 1번 출구에서 내려 광화문 쪽으로 쭉 올라가시다가 동십자각 앞에서 삼청동 쪽으로 우회전하면 가까운 거리에 <갤러리 현대>(현대화랑)이 있습니다. 초하의 싱그러운 오월, 묵향의 고절한 분위기를 --- 백파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