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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감엔 공휴일마저 읍고,
추억이 그리움엔
나이 들수록 시도 때도 없는갑네~
벗님들!!~
장마통에 다들 무탈하신지?
한여름이 점점 깊어가고,
이맘때가 댕깨 또 이녁들이 보고자프이~
8월 정모 은재쯤 어디서 봤씀 좋을랑가 몰라서??~
일정 좀(8월말~9월초) 조율들 하시고
기억에 남은 좋은 곳 있으심 추천 좀 해들 주시소!!~
만나는 그날까징 땡볕 조심하시고,
꼬~옥 얼굴들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을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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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정모 언저리
8월 28일
시간에 쫓기다 보면 항상 후회가 따르기 마련
한참을 망서린 끝에 사무실 출근을 포기하고
구례서 출발한 친구들의 도착 장소로 급 변경한 발걸음이
몹시 바쁘고 조급하다.(10:00)
“쪼끔만 더 일찍 나섰더라면 좋았을 것을!!~”
늦어도 11시면 도착을 하리라 예상을 하고
남부터미널을 향해 지하철에 비집고 올라
형배한테 이동 중 임을 알린 후
청담대교를 철퍼덕거리며 달음질치는
지하철 차창 바깥 한강변 상류 풍경에 잠시 망중한을 즐긴다.
달리는 열차를 역주행 하듯
급하게 차창 밖으로 사라져 가는 도심이
희뿌연 연무를 목에 두른 채
잔뜩 찌푸린 시어머니 상을 하고 있다.
7호선에서 3호선으로 환승하며
재신이친구 한테 전화를 해본다.
조용조용히 “워이!!~ 5분후면 도착허것네”라고
짧게 대답하고 얼른 끊는다.
아무래도 내 쪽이 약간 늦을 것만 같아 마음이 급해진다.
전철 문이 열리자마자 잽싸게 계단을 뛰어올라
개찰구를 빠져나와 출구 밖으로 튀어 오르니
터미널을 막 빠져나온 재신이와,승환이친구가
바로 서너 걸음 앞에서 두리번거리며
버스 정류장 쪽으로 휘적휘적 가고 있다.
반가움에 냉큼 쫓아가 등 뒤에서 손을 덥석 잡으니
반가워서 놀라고, 놀라워서 더 반갑고ㅡ
형배도 다 왔다는 연락이 왔었다며
셋이서 함께 악수를 나누는 사이
동시에 형배친구가 비상등을 깜박거리며
바로 우리 앞에서 차를 멈춰 세운다.
신속하게 차에 올라 반가운 악수를 나누고 나서
마침내 “산 따라 물 따라”가는 길로 차 머리를 돌린다.(11:20)
이내 그동안 서로의 삶과
궁금한 벗들의 이야기가 시작 되고-----------------
한남대교를 건너 동부간선도를 접어들어
지,정체를 거듭 한 끝에 태능 나들목을 벗어나며
시원스레 미끄러지듯 질주를 시작한가 싶더니
그도 잠시 의정부를 지나 포천으로 접어들자
이젠 신호등이 길목마다마다 빨간 눈을 치켜뜨고 지키고 섰고,
간간이 빗방울 까지 차창에 들치니
다소 그 흥이 가라앉기도 하지만,
서로의 삶에 내몰려 사는 동안
우리 이러한 기회가 얼마나 있었던가?
잔잔한 이야기로 흥을 이어가며
서로의 눅눅한 일상일랑 멀리 밀어 놓는다.
두 친구들의 다정한 모습에
“이제 자네들은 좋은 자리나 궂은 자리나 항상 그렇게
연인처럼 손 꼭 붙들고 죽는 날 까지 그렇게 함께 붙어 다니것네!!~
“참 부럽고 보기 좋으이!!~”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두 친구가 흐뭇한 듯 껄껄 웃는다.
포천읍에 다다르자 근처 산행을 갔다가 온다고 했다던
종학이친구,희창이친구로 부터 도착했다는 연락이 형배한테 전해지고
출발한지 두 시간여 만에 “산 따라 물 따라”에 도착한다.(13:30)
반갑게 서로 인사를 교환하고 악수를 나누고,
병출이친구가 준비한 닭백숙에 늦은 점심을 맛나게 해치운다.
이슬이가 술잔을 돌며 주뎅이를 쳐 박고 연거푸 욕지기를 해댈수록
일곱 친구들 가슴엔 뜨거운 우정의 열기가 스멀스멀 차오른다.
이내 상을 물리고
부지런히 주방을 들락거리며 서빙을 자청하는 희창이를 도와
설거지를 거들고 모두가 함께 손을 모아 주방 정리를 마치자
누군가는(승환이) 커피를 준비 배달(?)하고
희창이 종학이는 기다렸다는 듯 족대를 챙겨들고
고기잡이 채비를 서두른다.
때마침 예약손님(친구 사이로 보이는 젊은 두 커플) 한 팀이
막 입실을 마치자 그들까지 합류하고 우르르 개울가로 바삐 나선다.
비가 내려선지 제법 큰물이 잔뜩 흙탕물을 토해내며
개울을 사정없이 훑고 지나가는데 조심스럽게 물로 들어서서
족대 질을 시작한다. 예전에 경험을 해봤던 터라
종학이친구와 어렵잖게 족대 한쪽씩을 나누어 잡고
큰 물살을 피하여 고기가 숨어들만한 풀섶을 골라
족대를 벌려 물속에 양쪽 끝을 고정하고
발을 놀려 물속을 텀벙대며 오두방정을 떨다
족대를 간신히 건져 올리니
아~고맙게도 우리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눈멀고 재수 없는 놈들이 족대 안에서 발버둥을 쳐댄다.
물 밖에서 환호성을 지르고 형배가 플라스틱 바께스를 들고
족대 밑으로 다가와 그놈들을 잡아내고
신이 난 듯 희창이가 고기몰이로 나선다.
겨우 미꾸라지 몇 마리와 송시라미(?) 몇 마리로
신고식을 치뤘을 뿐인데 물살에 넘어지며 갈대를 움켜잡은 종학이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벌떡 일어서 손을 움켜잡는다.
손가락에 선혈이 선명함을 발견하고 대번 심각함을 직감한다.
움켜쥔 손을 펴서 손가락을 살펴보니
손가락 두 개에서 피가 솟는데 한 손가락엔 상처가 제법 깊고 크다.
얼른 물을 빠져나와 논 밭둑을 살피며 쑥을 찾아다니는데
승환이도 함께하며 뒤를 따른다.
급하게 뜯은 쑥을 돌로 찧어 상처에 눌러 묶어 우선 지혈을 시키고
병원을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에 정색을 하며
괜찮다는 종학이를 걱정스레 뒤로하고
다시 족대질을 시작한다. 병출이가 합류하여 넷이서 한 팀을 이루고
가끔은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이따금씩 허탈함에 실망을 하기도 하며
힘들게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면서도 족대질에 정신이 팔린 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열심들이다.
문득 바께쓰 안을 넘보던 재신이가
“허헛~ 쓸만한 놈 반, 버릴 놈들이 반 이시!!~”하는 말에
모두가 껄껄대며 기분 좋게 웃어 제친다.
두 시간여 동안을 그러고 나니 바께쓰 안엔 눈먼 놈들로 그득하고
모두는 지친 듯 기진맥진이다.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섰던 친구들은 언제였는지 돌아서들 가고 없고
병출이 희창이 형배 넷이서 마침내 족대를 거두며 “그만하지” 라며
물 밖으로 나와서 바께스 안을 들여다 보고 새삼 놀란다.
“우~와!!~ 이정도면 충분하다!!~
“철수!!~
개울둑을 기어올라 도로변 밭 가상을 지나쳐 나오니
멋스럽게 잘 지어진 농가 주택 앞마당에 이른다.
병출이와 친근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연세 지긋하신 한 어르신의 집 자랑에 걸음들을 멈추고
안내해주시는 황토방을 주의 깊게 살피기도 하고,
텃밭에 잘 가꾸어진 방울토마토를 따서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이러한 정도의 곳에 이만한 정도의 터전이라면
세상으로 부터 숨은 듯이 만사 다 잊고 남은 삶을 추스려 삶도
그 나름 의미는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구상중인 “내 후반의 삶 찾기”에 밑그림을 스케치 해본다.
비 맞은 장닭 꼬라지 들을 하고서 산따라 물따라로 복귀를 하자
이미 주방을 접수한 재신이와 승환이의 분주한 몸놀림이
잰 듯 정교하다. 호박을 썰고, 방아잎을 따서 씻으며
마늘을 다지는 솜씨가 매운탕에 일가견을 가진 듯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때 맞춰 도착하는 인모친구와 반갑고 정겨운 인사를 나누고
개울 쉼터로 내려가 물고기 손질을 시작한다.
인모랑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로 정담을 나누는 사이
형배와 종학이 승환이가 들랑거리며 이야기를 섞기도 하고,
그렇게 한참을 손질하며 선별을 하고나서 보니
그야말로 재신이가 했던 말처럼 버릴게 반이다.
그 반을 담아다가 닭 먹이로 던져주고 나서 주방엘 들어가니
벌써 불판위에 올려진 매운탕 냄비에 양념을 가미하며
기대해도 좋다는 재신이의 확신에 찬 자신감에 150% 신뢰를 보내고
종학이의 손가락 상처에 드레싱을 보고나서
옷가지를 챙겨들고 샤워실로 향한다.
규현이친구가 찾아오고
안열이친구도 찾아오고.
(소요산,동투천 전철역에서 기주친구로부터 마중을 받아 왔다 함.)
그렇게 친구들 맞이에 애를 쓰던 기주친구도 마침내 달려오고
어렵사리 연락이 닿은 승윤이친구 까지 한걸음에 달려와 합석을 이룬다
서로들 간만의 만남에 반가움의 악수와 정담이 오고가는 사이
현관 문을 나와 짚시랑 안 양 옆으로 자리가 마련되고(우측:우리,좌측:예약손님)
구이용 화로 숯불에 불이 살라지며 식탁엔 찬그릇이 즐비하다.
마침내 심혈을 기울여 완성했다는 재신이표 민물 매운탕이
제 자리를 차지한 후 만찬이 시작된다.
역시나다.
우리들의 옛 실장 재신이는 우리 모두의 기대에 결코 실망을 주지는 않았다.
모두가 재신이표 매운탕에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입맛 다시기에 여념이 없다.
비린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에도
약간 주저함을 보이던 인모의 입맛에도 재신이의 매운탕 솜씨는
만족할 만큼 충족을 시킨 듯하다.
목살을 구어내고 새우도 구어 내 보지만 그것들엔 손도 가지 않은 채
그저 한 숟갈이라도 더 떠 넣으려는 듯 매운탕 냄비에서
숟가락 다툼이 일어날 지경이다.
덕분에 죄 없는 이슬이는 속절없이 뱃속을 비워 짜내며 나가떨어지고
우리 가슴엔 구수한 민물 매운탕 냄새와 찐한 우정이 어우러지며
흐뭇함으로 가득 하더라.
거의 만찬이 끝이 나고 일부는 방갈로 쉼터에 마련된 노래방 기기에
흥을 돋우는 중에 수원 친구들이(재식이친구,은석이친구,성식이친구) 도착한다.
다시 식탁 앞으로 몰려들며 자리를 정리하고 새롭게 자리를 차린다.
수원 친구들의 식사를 겸한 자리에 서로의 잔에 술을 채워 들고
근우회의 발전과 근우회원 간의 우정과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하여
건배를 외치며 또 다시 술좌석이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우리 모두의 옛 반장이자 현 회장인 형배로부터
인사말과 함께 근우회의 진행상황 설명을 듣고,
부회장 재식이, 사무장 인모, 카페장 희창, 오늘 모임의 숙식준비에 애써준
병출이, 자연스레 진행을 이끌어 가는 종학이, 말 한마디 한마디에
폭소를 자아내게 하는 기주, 처음이라 궁금함이 많았을 승윤이로 이어지는
개개인의 소회 담을 들으며 30여년의 세월을 거슬러간다.
벌거벗은 해맑은 영혼들이었으리.
가슴 속 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도화지처럼 하얀 마음들 이었었을 것을~
수 세월을 살아내는 동안 의도했던 자신의 그림을
완성해 가는 친구들도 있을 테지만,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그림 앞에서 낯 설은 자신의 모습에
서글픈 미소를 숨기고 서있는 친구도 더러는 있으리라.
삶이 어디 그렇게 녹녹하기만 하던가?
인생이 어디 그렇게 내 뜻 내 계산대로만 되는 것이던가?
죽을 만큼 힘들었던 어려운 시절도 있었으리.
삶의 무게에 짓눌려 숨이 멎을 것 같을 때면
모든 것 내팽개치고 죽은 듯 도망이라도 치고픈 순간도 가끔은 있었으리라.
인생 50이 훨 들 넘었으니 무슨 생각인들 못해들 봤겠는가!!??
의도했던지 의도하지 않았던지 간에
오늘 서 있는 내 자리가 그다지 커 보이지도 않고
그다지 썩 빛나 보이지 않을지라도
그 작은 내 자신을 자신하지 못하고
그 빛나지 못한 인생을 스스로 사랑하지 못하면
그 어떤 누구로부터 가엾은 자기 자신을 보호 받을 수 있고
누군들 그 거지같은 자기 인생에 연민을 보낼 수 있겠는가?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이 여기 모인 친구들 보다 훨씬 더 많긴 하지만
이 시간에 이곳으로 무엇이 우릴 불러 모았을까?
취기 오른 아딸딸한 정신을 가다듬고 안간힘 써 생각해본다.
누군 먼 길 마다않고 새벽에 길 나서 이곳을 찾아오고,
누군 이 늦은 시각에 밤길 더듬어 여기까지 달려왔는가 말이다.
“어허이~” 그러는 난 여기 왜 왔느뇨?
형배가 좋아 예 왔는가?
서로 가까이에 삶을 일구며 종종 오가며 친분을 나누는 사이라서?
가정사를 스스럼없이 꺼내 말하며 진정한 조언과 충고를
서로 아끼지 않은 나의 다정한 친구 형배?
그렇담 종학이도 있잖은가?
가장 가까이에서 자기 일에 열심하며 내 영업에 온 관심을 아끼지 않은
나의 오랜 친구, 좋은 일 궂은 일 마다않고 연락만 함 언제나
달려가거나 오거나 하여 술잔 부딪치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마음 든든한 친구 종학이?
맘 든든하고 오랜 친구라면 재식이를 빼놓을 수야 없지 싶다.
서로 서먹한 1학년 때 우연한 끌림으로 친구가 되어 딱지치기 끝에
형과 아우를 정하자 했던, 같이 졸업을 하지 못했지만
그 우정만큼은 여지껏 변함없이 간직하고 살아온
나와는 도저히 친할 것 같지 않은 나의 오랜 친구 재식이------------
나를 서울에 뿌리를 내리게 해준 더 오랜 친구 대원이
독산동에서 자취생활 할 적에 뚝뚝 썰어 무친 무생채를 달게 씹으며
함께 맛나게 쐬줏잔을 털어 넣곤 했던 조강지처 같은 나의 벗---------
정다운 벗 인모, 가슴 따뜻한 희창,
가끔씩 찾아와 맘 달래고 쉬어갈 수 있는 병출이-------------------
등등----------------------------------------------------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그들 생각 하나만으로도
흐뭇하고 가슴 설레는 그 벗들의 보고픔에
산 따라 물 따라 이곳을 왔더란 말인가?
생각이나 형편 여하에 따라 많은 사연들이 있을 테지만
육십을 넘보는 적잖은 나이, 앞만 보며 달려온 숨 가쁜 세월
지천명이라 하였던가 만,
진인사 하지 못하였으니 대천명 할 형편도 못 돼고,
자신이나 자기 삶에 나름 정의를 내려 봄도 좋을 만큼 됐건만
딱히 내 세울 것도 내 보일 것도 없는 어정쩡한 인생
그저 그동안 삶이 서럽고 고달팠던지
누군가로부터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그립고
누군가에게 맘 편히 등 기대어 보고픈 자기 연민에 못이겨
여기 이렇게 왔다고 한다면
재신이 승환이가 홀대할까?? 성식이 은석이가 외면할까??
내 앞에서 술잔을 받아 넘기는 벗들은
모두 하나같이 정겹고 흥겹고 가슴이 벅찰 뿐인데!!~
밤이 깊어갈수록 노래 소리는 더 흥겹고
가슴은 점점 불같이 뜨거워지더라.
산 따라 물 따라에 칠흑 같은 어둠이 비를 삼키고
거의 열한시가 다 되어가는 늦은 시간에
형석이친구와 대원이친구가 거의 동시에 도착한다.
모두들 반가움에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건네며
또다시 상이 차려지고 술잔이 넘실대며
산 따라 물 따라에 밤이 또 한 번의 몸살을 예고한다.
두 친구의 술잔에 가득 술을 채워 권하면서
이 두 친구는 또 무엇에 이끌려서 이 늦은 시간에
밤길을 마다하고 예까지 달려왔을꼬?
처마 끝에 매달린 하얀 전구불 빛에
그들의 얼굴이 마냥 즐겁고 신나게만 보인다.
어서 자기 몫의 민물 매운탕을 내 놓으라는 형석이의 성화에
다들 지각 탓으로 밀어 붙이며 무마해보려 애써 보지만
굽히지 않은 형석이의 완강함을 못 이기고
내일 다시 족대질 해 꼭 매운탕 맛을 보이겠노라는
약속과 함께 겨우 달래고 이내 그 분위기를 이어간다.
상을 물리고 다시 방가로 노래방 기기가 몸살을 시작하고
인모와 형배 규현이와 재식이를 시작으로
윷판에 열기가 고조되고 승윤이와 형석이의 가세로
윷방석 분위기가 화끈히 달아오른다.
대원이와 규현이의 노랫소리가 개울을 타고
어둠속으로 숨어들며 밤을 깨우고
형석이의 유장꾼을 능가하는 윷놀이 실력에
승윤이와 재식이가 맥을 못 추고 나가떨어진다.
웬만큼 취기가 오른 기주의 우스갯소리가 극에 다다르고
통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밤 깊은 줄 모르며
제법 콸콸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무색케 한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는데
수원 팀이 일어나 사정상 어찌할 수 없는 귀가를 서두르고
내일 중요한 가정사에 고민을 거듭하던 형배가
그들의 뒤를 따라 어둠속을 휘젓고 떠나 가고나자
너무 반갑고 기쁘고 흥겨움이 컷던 탓인지?
그 열기에 이슬이를 너무 사랑해버린 탓인지?
승윤이가 취기를 견디지 못하고
자동차 키를 압수당한 채 차 안에서 잠들고
안열이가 못 다한 이야기가 여직 많은지
내 손을 끌어 앉히고는 옛 추억들을 들춰내가며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다.
구구절절 함께했던 추억들이 어제 일처럼 기억되며
안열이의 지도소 직장생활 당시 쌓았던 둘만의 우정이
새록새록 되살아나서 가슴 찐하게 뭉클거린다.
취중진담이라 했으니 안열이의 이야기에 애써 귀 기울이고-------------
이내 하나 둘 잠자리를 찾아서 객실로 찾아들어 가고,
자리 및 식탁을 정리하려는 몇몇 친구들의 손을
애써 가로막는 병출이의 만류에 못이긴 체 떠 밀려서
마당 한켠에 서서 한숨을 돌리는데,
재식이의 무사 도착 소식이 전해오고
형배의 도착 직전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해온다.
흐뭇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겨우 샤워를 하고나서
마침내 잠자리를 찾아 컴컴한 이 구석 저 틈새를 기웃거린다.
한밤의 열기를 식히기라도 하듯 창밖엔 토닥토닥 비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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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일요일)
몇몇 부지런한 친구들의 부산함에
눈을 뜨고 일어나 밖으로 나온다.
비를 뿌리는 습기찬 산 공기가 상쾌함을 더 하고
개울을 휩쓸고 가는 붉덩물 줄기가 화가 난 듯 줄달음쳐 간다.
어느새 기주는 발 빠르게 자기 삶의 현장을 찾아갔는지
차가 보이지 않고 친구들도 하나 둘 밖을 서성인다.
일어나자마자 족대잡이를 나가자는 형석이의 보챔에
물이 많아서 위험하다는 병출이의 만류에 잠시 주춤하며
이내 곧 차려서 나오는 아침상에 후다닥 식사를 마치고,
안열이와 함께 우산을 받쳐 들고 밖으로 물 구경을 나오는데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형석이와 종학이 희창이 까지
아예 족대질을 할 준비를 갖춘 채 우리 뒤를 쫓아 나온다.
하는 수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형석이,안열이,승윤이,인모랑 함께
팀을 이뤄 세찬 물길을 밀어내며 족대질에 나서고,
그들의 기대와 물 밖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또 다른 친구들의 기대와
민물 매운탕에 안달하는 형석이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듯
눈멀고 재수 없는 놈들이 족대 안에서 발버둥을 쳐댄다.
신나는 안열이의 굼뜬 몸놀림에 몸 달은 형석이의
애증 섞인 투정과, 몰이하는 승윤이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에
구경하는 친구들은 배꼽을 쥐고 웃어대는 사이
또 하루를 함께 시작한 친구들 가슴에 정겨움이 넘치고
정겨움 넘치는 그 가슴에는 또 하나의 추억이 자리를 잡는다.
이내 고기를 담는 바께쓰에도 그놈들로 바닥을 메꾸고,
재신이와 승환이는 또 바삐 주방을 접수한다.
오락가락 하는 빗줄기는 긴긴 여름 꼬리를 물고
산 따라 물 따라에는 이른 점심식사로 분주한가 싶더니
“아따!!~맛나게 잘 묵었다!!~”라는 형석이의 흡족한 감탄사와
용방 어느 후배님들의 위문방문을 끝으로
다음 11월 모임지 “구례”에서를 예고한 채
우리들의 근우회 여름 야유회도 그 끝을 알린다.
가슴 후끈한 우정으로 만땅 기 충전하고,
병출이의 배웅을 받으며 하나 둘 “산 따라 물 따라”를 나서
자기들의 일상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간다.
대원이가 먼저 가고
재신이,승환이,안열이,형석이를 태우고
희창이가 형석이 차를 운전해 그 뒤를 따라가고, 인모도 가고
종학이와 규현이와 나를 태운 승윤이 차가
병출이를 남겨두고 모두 떠났다.
핫바지에서 방귀 새 나가듯이---------------------------
승윤이의 이야기에 정신이 팔린 채 한참을 달린 끝에
어느 전철역 앞에 차를 멈춰 세우고
차 안에서 세 친구들과 악수를 나눈 후
잘 가라 손 흔들어 보이고 전철역(보산)으로 들어선다.
걱정스레 전화를 걸어온 아내한테 곧 출발하니 안심하라 이르고
여유 있게 시간을 즐긴다.
그 벗들을 하나 둘 곰곰이 생각하니 그 들로 인한 든든하고
흐뭇함이 가슴을 벅차게 한다.
마침내 저 멀리에 열차가 들어 온가 싶었는데
황급히 나를 실은 열차가 이내 일상을 향해
당찬 줄달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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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우리 이 귀중한 한번의 또 한 여름에
예전 보다도 훨씬 더 아름답고 흐뭇한 추억을
서로의 가슴에 쌓아보지 않으실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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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느가 좋을꼬???
별 곳을 다 댕겼을 터이니 한 장소 찍어 보시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