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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의 신앙고백 “낮은 자존감으로 힘들었어요”
2007-11-23 16:50:07 read : 840
아름다운 얼굴만큼이나 고운 마음씨로 더욱 사랑받는 탤런트 한혜진 씨. 지난해 <주몽>이라는 국민드라마로 스타덤에 오른 그가 언론 매체에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신앙에 대해 공개해 관심을 끈다.
그는 지난 15일 CTS TV의 간증 프로그램인 ‘내가 매일 기쁘게’ 녹화 현장에서, 힘들었던 가정사와 연예계 활동,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있었던 신앙의 성숙에 대해 전했다.
“‘헛 것을 믿었구나’라고 생각했죠”
듣기로는 한혜진 씨 집안이 많이 어려웠다고 들었는데, 혹시 신앙을 가지게 된 것도 이와 관계가 있을까요?
- 어머니가 저희 집에서 처음 하나님을 영접했어요. 당시 아버지가 사업을 실패하시고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외숙모께서 교회에 한번 나가보라고 하셨대요. 어머니는 근처 교회에 나가서 말씀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하셨죠.
어머니가 40일 작정기도를 들어가시면서, ‘집안에 붙여진 빨간 딱지들을 떼어주시면, 당신이 있다는 것을 믿겠습니다’라고 기도하셨대요. 작정기도 후 그것들이 다 떼어지니 아버지도 함께 믿을 수 있었다고 해요.
그 이후 저희 세 자매는 멋모르고 교회에 나가 놀았어요. 그때가 5살 때였죠. 초등학교 때에는 교회에서 찬양하고, 부회장을 맡으면서 열심히 하나님을 사랑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한 번은 오후 예배를 빠져서 부장집사님께 엄청 혼났거든요. 그 뒤 그 집사님이 무서워 한동안 교회를 못 나갔던 적도 있어요.
그러면 온 가족이 교회를 다니시게 되면서 집안 상황은 좀 나아졌나요?
- 아니요. 계속 나빠져서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적도 있었어요. 대학 다닐 때였는데, 아버지 식사를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교수님께 ‘아버지께서 누워계셔서 점심을 챙겨드려야 하는데 출석 인정을 해 줄 수 없느냐’고 부탁드렸죠. 그랬더니 교수님이 ‘네가 가는 것은 좋은데, 출석체크는 해 줄 수 없다’고 냉정하게 말하시는 거예요.
집에 오는 길에 엄청 울었어요. ‘정말 이 세상에는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한 사람도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돌아와서 아버지를 보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더 독해졌던 것 같아요. 돈에 대한 욕심이나 일에 대한 욕심, 모두에서요.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어린 마음에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의심도 할 수 있었겠어요.
- (하나님이) 안 계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밉지도 않았고요. 저 뿐만 아니라 모든 가족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거부했어요. 그냥 ‘우리가 헛것을 믿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숨 쉴 구멍을 조금도 주시지 않았으니까요. 시장 창고를 개조해 살고 있었는데, 비가 오면 물이 새고…. 제가 연기자 생활을 할 때도 거기서 살았으니까요.
이렇다보니 제 자존감도 너무 낮았어요. 오디션 떨어지면 밤잠을 자지도 못하구요. 주위 연예인들이 마냥 부러웠어요. 딴에는 연기자라고 어머니께 ‘여기서는 창피해서 못 살겠다, 강남에서 살자’고 그랬죠. 그 때 저희 집에 딱 천만 원이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월세를 많이 내더라도 가자고 하셨어요.
▲©뉴스미션
희망의 씨앗이 싹트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신앙을 회복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 것 같아요.
- 제가 2004년에 아침드라마 <그대는 별>을 찍을 때였어요. 일은 하는데, 회사에서 출연료를 안 주는 거예요. 끝내는 힘들다고 저를 놓더라구요. 당장 드라마는 찍어야 하는데 정말 막막했어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요. 그때 하나님이 생각났죠. 지금의 심정을 얘기할 분이 필요했던 거예요.
그래서 새벽에 나와서 교회를 갔어요. 어릴 시절 사랑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하나님을 찾게 된 거죠. 그때 목사님이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눈물이 났어요. ‘세상에는 저런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분은 날 위해 저렇게 하셨구나’라는 게 믿어지는 거예요. 그 다음날부터 ‘하나님 저 좀 만나주세요’라고 기도하니까 평안을 주시더라구요.
그 이후 신앙생활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 계속 하나님께 ‘너무 감사하고, 하나님을 너무 알고 싶다’고 기도했더니, 하나님께서 청년부를 나가라는 말씀을 주시더라구요. 사실 저는 연기자고 낯도 많이 가려서 과연 청년부를 나갈 수 있을까 했는데, 언니들한테 같이 가자고 해서 새해 첫날 결단을 하고 함께 나갔어요. 청년회에서 하나님이 누구시고, 성령님이 누구신지부터 배우고 모임에도 참여하게 됐어요. 그 안에서 중보기도의 힘을 알게 되고, 이전에 막혀서 보이지 않았던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게 됐죠.
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웠던 상황이 한 순간에 해결된 건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 아침 드라마가 끝나고 일이 안 들어오는 거예요. 그래서 하나님께 앞으로 어떻게 살지 묻고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쩌면 연기자를 안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까지 했죠. 때마침 어떤 연극 대표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술집으로 불러내서는 ‘야, 나 너한테 한 푼도 줄 수 없어, 하고 싶음 하고 하기 싫음 하지 마’라고 말하는 거예요. 너무 슬퍼서 ‘왜 이리 힘든 일만 주시냐’고 주님께 기도하며 울었죠.
그런데 뜻하지 않게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아침드라마로 신인상 후보에 오른 거예요. 저 같은 신인에게는 드레스를 협찬해주지 않는데, 겨우 어렵게 드레스를 협찬 받아서 시상식을 갔어요. 신인상 수상자로 제 이름을 부를 때 잘못 부른 줄 알았어요. 너무 놀랍고 감격해서, 이 감격을 어떻게 얘기할까 했는데 하나님이 먼저 생각났어요.
바로 그 때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하나님을 믿는다는 얘기를 한 거예요. 그때부터 <굳세어라 금순아>와 <주몽>팀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오디션을 보긴 했지만 너무 못 본 거예요. 그래서 그냥 ‘하나님이 주시면 하자’라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렸어요. 기다리니까 하자고 연락이 온 거예요. 하나님이 주신 거죠. 감독님을 뵈니까, 수심이 가득했지만 전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신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별 걱정이 없었어요.
하나님이 경제적인 풍요도 함께 주신 거죠. 그러면서 예전엔 돈 욕심이 많았는데, 그 욕심이 없어졌어요. 그런 점이 더 감사했어요.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벼랑 끝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의지할 수 있는 분이 있다는 자체가 큰 힘이 돼요.
주몽, 힘들었지만 도약을 이루게 해 준 작품
<주몽> 얘길 안 할 수 없죠. 정말 대단한 드라마였는데, 종영 후 반응은 어땠나요?
- 정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구나 라고 느낀 게, 지금 하나님의 복음이 들어가지 않은 나라에 방영되고 있어요. 이란에도 방영될 예정인데, 현재 <대장금> 시청률이 90%래요. 그런 나라에 주몽이 방영된다는 거예요. 이런 게 그 나라에 복음이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고, 선교하시는 분들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으면 선교할 때 쉬워지지 않겠어요.
북한도 다녀오셨죠?
- 북한에 ‘주몽의 묘’나 벽화 등 많은 유산이 남아 있어서 주몽팀이 함께 다녀오게 됐어요. 원래 복음의 시작이 그 땅이었는데, 지금은 한 인간을 우상시하고 신처럼 받드는 현실이 참 안타까웠어요.
호텔에서 스위스 여성분들을 만났는데, 저희에게 한국말로 찬양을 적어달라는 거예요. 알고 보니 북한 지역에 단기선교를 오셨더라구요. 그걸 보면서 ‘세계적으로 북한에 복음 전파의 뜻을 품으신 분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에 비해 저는 ‘가까이 있는데도 품지 못했구나’라는 부끄러움도 느끼고….
1년여의 촬영 동안 어떤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 많은 분들이 ‘시청률 잘 나오는 드라마에서 연기해서 좋겠다’며 부러워하셨어요. 하지만 사실은 연기자 생활하면서 최대의 고비였어요. 왜냐면 제가 그때 굉장히 사람을 두려워했거든요. 많은 악성댓글과 현장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받고,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됐어요. 물론 저를 위한 말들이겠지만, 저는 굉장히 상처도 많이 받고 자존감도 낮아지게 됐어요. 참 많이 힘든 시간이었어요. 날마다 하나님께 울면서 기도하며, ‘왜 이 자리에 보내주셨어요’라고 원망했죠.
밖에서 볼 때는 그런 힘든 일이 있었을 거라고 보이지 않았는데.
- 많은 분들이 제가 주몽을 하면서 즐거움 속에 있을 줄 아셨는데, 저는 뭔가의 억눌림과 짓눌림이 있었기 때문에 힘든 시간들이었어요.
저를 칭찬하고 사랑하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안 보이더라구요. 교회에서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인사를 하면 ‘내가 연기 못 한 것을 봤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마음 그대로 받아드리지 못했던 거죠. 어느 정도냐면, 연말 시상식에도 갈 수 없을 정도였죠. 그래서 불참하겠다고 했더니 담당자가 많이 당황했어요. ‘그러면 상 안 주면 갈게요’라고 했더니 더 당황해 하더라구요.
별 수 없어서 하나님께, ‘저에게 절대 상 주시면 안 된다’고 울면서 기도했어요. 그 정도로 자존감이 낮았던 거예요. 그런데 결국은 하나님께서 상을 주시더라구요. 상을 받으러 올라가면서 어떤 깨달음이 있었어요. 하나님의 뜻하심을 거부하는 것도 교만이라는 거죠.
그때 더 감동을 받았던 건 많은 수상자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 때문이었어요. 지수원 선배님, 승수 오빠, 한예슬 씨, 정려원 씨 등 너무나 많아 놀랬어요. ‘나만 하나님 믿고 나만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교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님은 남은 자들을 숨겨놓으시고 이미 많은 일을 하고 계시는데 말이죠.
주몽 출연진과 스텝 중에도 크리스천이 많았다는데, 어려울 때 도움이 많이 됐겠어요.
- 오연수 선배님, 김승수 선배님, 진희경 선배님, 저희 아버지로 나오셨던 김병기 선생님, 나중에 투입된 탐희 언니, 배수빈 오빠도 크리스천이었어요. 그래서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데 다들 거부감이 없었어요. 주몽 오빠(송일국)에게 생일 선물로 성경책을 줬더니, ‘노력해볼게요’라며 웃더라구요. 그거 보면서 하나님이 오빠를 많이 사랑하시는 것을 느꼈어요. 반드시 (송일국 씨가) 구원받고 영접하리라는 믿음이 있어요.
다들 도움을 많이 주셨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투입된 탐희 언니의 도움이 컸어요. 원래 여자 연기자들이 처음 만나면 예뻐서 서로 견제하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녹화장에서 살짝 봤는데 언니가 <하나님의 뜻>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아, 이 언니도 크리스천이구나’라고 생각하는데, 언니가 먼저 김밥을 건네면서 ‘하나님 믿느냐’고 묻자 눈물이 났어요.
이후 둘이서 하나님 얘기 하면서 많이 울고, 은혜 받았어요. 이 드라마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에 잘 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다짐하기도 했구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도록 우리가 많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말이죠. 언니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천사라고 생각해요.
주몽 하면서 한참 힘들었다고 하니, 지금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네요.
- 탐희 언니 도움이 컸는데, <주몽>이 끝나고 바빠서 자연스레 언니랑 멀어지게 됐어요. 그래서 또 자존감이 낮아져 전화도 받지 않고, 하나님이 무워서 말씀은 읽지만 남는 건 없고 그런 상태로 지냈죠.
그러던 어느 날 하용조 목사님이 전화를 해서 ‘병원으로 와 줄 수 있느냐’고 하는데, 거절할 순 없어서 가겠다고 했어요. 두려운 마음에 탐희 언니와 함께 갔는데, 목사님이 투석을 하느라 너무 힘든 모습이었어요. ‘하나님이 일본에 대한 비전을 주셨는데, 함께 가줄 수 있느냐’고 목사님이 물으셨어요. 사실은 너무 가기 싫었어요. 자존감이 너무 낮은 상태니까, ‘거기에 가서 내가 뭘 해, 신앙도 낮고’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하지만 투병 중에 계신 목사님을 보니 차마 거절을 못 하겠더라구요.
그런데 ‘러브소나타’에 가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함께 간 연예인분들이 20명 정도였는데, 그 분들의 신앙을 보고 많이 놀라고 도전을 받게 됐어요. 그 자리에서 도전을 받으면서 질투심도 느꼈죠. 그래서 ‘하나님, 저도 저들처럼 기쁘고 감사하고 싶고 뜨겁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싶어요, 하나님 만나고 싶고 듣고 싶어요’라고 기도했어요. 그날 삭개오에 대한 말씀을 주셨는데, ‘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시는 게 이거구나’라는 느낌이 들고 짜릿했어요.
그동안 신앙에 많은 성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지금 한혜진 씨의 신앙 고백은 어떤가요?
- 2004년에 하나님을 영접했는데, 그때는 ‘하나님은 무조건 복을 주시는 분’으로 알았어요. <주몽>할 때까지는 사랑만 주시고, 복만 주시고 하신 분인 줄 알았죠. 하지만 주몽하면서 계속 힘드니까, ‘이상하다 하나님은 이러는 분이 아닌데’라며 하나님이 두려웠어요. 그래서 하나님 말씀을 읽고, 기도는 하지만 ‘하나님께 내가 무얼 잘못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두려운 마음이 가득했어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멀어지게 됐구요. ‘하나님이 날 생각 안하시나, 왜 힘들지?’, 이런 게 느껴지니까 많이 힘들더라구요.
하지만 지금은 하나님께서 돕는 자를 보내주셔서 제가 회복하고 있는 시기에요. 또한 ‘고난이나 어려움도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 기쁨과 감사함으로 이 자리에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혜진 씨의 순수하고 맑은 신앙고백은 오는 19일 밤 10시30분, 20일 오전 10시30분, 21일과 22일 오전 0시30분에 CTS TV를 통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