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산일지] 비금도
○ 일정 : 2015. 6. 6.(토) - 7(일)
○ 장소 : 비금도 (전남 신안군 비금면)
○ 참석 : 흥사단 문화탐방 15인
◎ 흥사단 문화탐방
1971년 흥사단아카데미에 입회하여 지금까지 흥사단 회원으로 살고 있으니, 벌써 45년째이다. 대학생활과 인생관, 살아가는 방향의 주요한 계기는 흥사단생활과 함께 해왔다. 이제 늙음의 초입에 들어섰지만 흥사단 생활의 그들과 함께하면 아직도 젊은 날의 열기가 심장의 박동에 활력을 넣는 듯하다.
최영태 교수의 연락에 의해 소집된 우리 흥사단문화탐방 일행은 신안군 비금도 일대의 자연학습장으로 달려간다. 때마침 나라 전체가 메르스 공포에 휩싸여 어지러운 시국이지만, 이러한 공포가 동맹수련으로 단련된 우리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2015. 6. 6. (토요일) 10:00 비엔날레 주차장에 집결하여 차량을 나누어 타고 목포를 향한다.
( 비금도, 도초도)
◎ 비금도
비금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약 54km 떨어져 있으며, 섬의 모양이 새가 날아오르는 형국이라고 하여 비금도(飛禽島)라고 부른다.
12:30. 목포 연안여객선 선착장에서 출발한 연락선은 안좌도를 경유하고 두 시간의 항해를 하고서야 비금도 가산 선착장에 도착한다.
가산 선착장에서 숙소까지는 섬답지 않게 넓은 들판(나중에 산위에서 보니 간척사업으로 저 넓은 농지가 조성된 듯 보인다)과 염전을 지나 승용차로 2-30분 달려서야 아름다운 한옥 펜션에 도착한다. 활달하고 건강미 넘치는 여 사장의 안내에 따라 바닷가 원평 해수욕장의 모래사장(신안군 안내서에 의하면, 황해바다에서 밀려오는 모래로 형성되었으며 간조시 차량이 통행할 수 있고, 각종 체육행사를 할 수 있다. 길이는 4.3km, 간조시 폭은 150m)을 승용차로 달린다.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는 듯 마음이 젊어진다. 섬을 횡단하는 산악도로에서는 군데군데 전망 좋은 곳에서 즐겁게 해설을 곁들여 안내한다.
밤이 되니 제법 쌀쌀하다. 금년에는 5월말부터 30도가 넘더니 6월 들어서는 아예 내놓고 여름 날씨인데, 이곳의 밤은 이불 덮지 않고는 잠자리가 썰렁하다.
( 차가 달리는 해변 )
[펜션 정보] 신안군 비금면 비금북부길 781-2 명우당 한옥펜션. 여사장 성함은 최향순 061-275-5513.
방 하나에 5명이 자는데 비좁지는 않다. 비용은 10만원이다. 적은 수(예컨대 5인 정도)가 올 때는 일부러 승용차 가져올 필요 없단다. 여 사장이 찦차로 선착장에서부터 픽업하여 관광안내까지 해 준단다. 비용은 5만원. 입담이 걸쭉한 관광 안내까지 들을 수 있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 사장님, 나중에 명함을 받고 보니 이름 위에 ‘문화관광해설사’라고 쓰여 있다.
( 한옥 펜션 )
◎ 성치산성
6. 7(일요일). 오전에 산에 오른다. 이 섬의 최고점은 선왕산(255m)인데, 섬 남서쪽에 솟아있으며 비교적 경사가 심하다고 안내된다. 오늘 우리가 가는 곳은 동쪽에 있는 성치산(聖峙山, 164m)이다. 성치산에는 고려시대 축성한 것으로 알려진 성치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다.
산행에는 6명이 나선다. 그 나머지 인원은 둘레길 탐방을 선택하고.
09:30. 광대리 사무소(광대리 노인정)가 있는 마을에서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 앞에서 올려보는 성치산 능선은 암릉으로, 아기자기한 운치를 느낄 듯 기대된다.
( 성치산)
마을 뒷길로 돌아서면 10분도 안되어 금새 성치산성 안내석이 길가에 있다. [안내문 주요 내용 : 고려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산성은 주위가 130칸 되는 성으로 성축의 높이는 12m이다. 국가 비상시 연락망이었으며, 성치산성은 봉수대를 겸한 성터로 추정한다.]
접시꽃이 여기저기 한창 꽃을 피워 자태를 자랑한다. 소박한 듯 청초한 몸매인데 꽃 색깔은 갓 시집온 색시처럼 눈부시게도 화려하다. 구슬나무에도 꽃이 피었는데 그 향기가 아름답다. 길가에 핀 꽃향기에 잠시 취하는데, ‘멀구슬나무’라고 최인숙 선생님의 설명이다.
산길로 들어선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능선 길은 아기자기한 암릉이다.
( 멀구슬나무 )
09:55. 바위 암벽이 커다랗게 뚫린 곳을 통과한다. 천연 누각이다. 십여 명이 족히 눈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밥상처럼 큰 바위가 중앙에 있어 휴식하기도 좋다. 박 교수가 통천문이라고 부르는데, 난 내 마음대로 ‘산상바위궁전’이라고 이름 지었다. 나중에 책에서 보니 용이 승천할 때 뚫었다는 용혈(龍穴)이란다. 아 맞다. 용혈 정도는 되어야 합당한 이름이다. 바로 옆에는 사람 키 서너 배쯤 높이의 기암도 거기 서 있다.
( 용혈, 나는 '산상바위궁전'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어지는 오르막 능선의 좌우로 섬과 바다 풍경은 환상적이다. 조물주가 바다 속에 섬들을 뿌려놓은 듯 올망졸망 다도해(多島海)의 특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10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다.
10:10. 전망 안내판도 있다. 빛은 바랬지만 성치산(聖峙山)의 유래에 대해 어려운 설명을 써 놓았다.
정상에 표시석은 없지만, 산성(山城)의 흔적이 남아있다. 돌담처럼 쌓여진 규모로 보아 전투용이라고 보다는 봉수대 정도로 추측된다.
산행거리가 너무 짧아 땀 흘릴 틈도 없었으니, 주저앉아 쉬기가 좀 쑥스럽다. 그래도 산상에서의 막걸리 한 잔은 감로수가 따로 없다.
( 성치산 정상 )
10:15. 하산한다. 앞으로 내리막을 쉬엄쉬엄 걷다보니 11:00 광대리 당두마을에 도착한다. 당두리 마을회관은 인적이 없다. 농번기임에도 한 낮의 모습이 퍽 단정하다. 옆집 사립문 앞 접시꽃도 예쁘다.
11:15. 당두 마을을 출발하여 승용차가 있는 광대리 마을로 논길을 따라 걸어온다. 15분 거리이다.
(당두마을)
섬에는 식당이 많지 않다. 이곳 비금도는 섬이지만 농지가 넓어 마치 우리고향 농촌 같다. 펜션 부근 유일한 식당에서 추어탕 등으로 점심을 먹는다. 오후 배 시간까지 남는 시간은 도초도 시목 해수욕장 수림대 숲길을 걷는다.
오후 15:30. 비금도 선착장에서 승선한다. 오늘 배는 압해도 송공선착장으로 가는 배이다.
배 안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를 만나다. 변호사시절 함께 근무했던 강태옥 씨, 고향인 비금에 다녀오는 길이란다. 오랜만에 만나도 반겨주는 이 있으니, 행복한 인생이다.
17:30. 압해도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목포항에서 저녁 식사를 나누고 작별한다. 이틀 동안 한차로 여행한 박 교수 부부와는 비엔날레 주차장에서, 오늘 상경해야할 우리집 싸모와는 밤늦게 작별하고서 이틀간의 여행이 마무리된다.
(6. 7. 이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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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랫만 일세. 이교수 활동 범위가 워낙 넓어 연락하기가 머시기하대.
시간 있으면 소주나 한잔하게 연락주소.
한잔 산다는 것이여 사주라는 말이여 나도 낑가 주오 ㅎㅎㅎ
덥지도 시원하지도 않은 도초 시목해수욕장 좋은곳 다녀왔구려 시목해수욕장 다시 더 가고싶은곳중 한곳인데
고생했네 여행이란 피곤한 일이여!! 시목 해수욕장 물이 맑고 백두산 천지호수 처럼 둥그스럼 조망이 좋아요
나도 도초 시목해수욕장 1997년도 다녀온 경험이 친구 여행 후기을 보니 다시 가고싶다 ㅎㅎㅎ
정선생
친구들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하게
혼자 속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네
땡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