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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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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 웅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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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장흥 산 이름 논쟁 일단락 2005. 8. 24일[연합신문]
"일림산(日林山)으로 통일합니다" 전남 보성군과 장흥군 사이에서 3년여간 논란을 벌였던 산 이름 논쟁은 일림산으로 결정됐다. 전남도는 24일 보성군 웅치면과 장흥군 안양면 경계에 위치한 해발 667.5m의 산 이름에 대한 지명심의위원회를 열고 일림산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3년여 끌어 온 지명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으며 조만간 중앙지명위원회 심의와 고시를 거쳐 국토지리원 지도에 표기하게 된다.
♣ 전남 보성군 웅치면과 회천면 경계에 솟은 일림산(664.2m)은 제암산(807m)과 사자산(666m)을 지나 한풀 꺾이면서 남해바다로 빠져들 듯하던 호남정맥이 다시 힘을 모아 산줄기를 뭍으로 돌려 북진하는 지점에 솟은 산이다. 사자산에서 일림산쪽을 바라보면 능선이 뚝 떨어지면서 이제 맥이 바닷물에 잠기는 듯하지만, 한 순간 불룩 솟구쳐 호남정맥을 광양 백운산까지 이끄는데 큰 몫을 하는 산이 일림산인 것이다. 일림산은 해발고도가 높지 않지만 해안으로 바로 솟구쳐 장벽처럼 기운차기 그지없다. 그런 가운데 정상부의 산세는 산중고원과도 같아 부드러운 산악미의 전형을 보여준다. 철쭉꽃이 만발하는 곳이 바로 이곳으로, 철쭉꽃이 지고난 다음에는 초원으로, 그후에는 누런 억새밭이 대신하는 등, 끊임없이 변신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일림산은 보성 일원이 우리나라 최대의 녹차 생산지로 부상케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맥반석 지질에 해양성 기후와 내륙성 기후가 만나 늘 습한 기운이 유지돼 차가 자라는 데 최적의 조건을 제시한다. 정상 남동쪽 기슭의 홍차밭을 비롯, 동쪽 활성산 기슭의 보성다원 홍차공장, 대한홍차 보성농장 등, 이 일대에서 생산되는 녹차는 전국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세가 좋다 보니 문화적으로도 풍요로운 곳이 일림산 기슭이다. 산 아래 도강 마을과 영천 마을은 서편제의 본향으로 명창이 여럿 나온 곳이다. 서편제는 남성적인 판소리인 동편제에 비해 한 맺힌 여성의 소리로 알려져 있다. 소리꾼들이 득음을 위해 피를 토하면서 훈련을 쌓는 곳으로 알려진 흑운계곡 득음폭포가 있는 영천은 보성 소리를 대표하는 정응민 명창의 고향이다. 그는 이곳 태생으로 국창의 자리에 오른 조상현씨 등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일림산 아래 회천 앞바다는 바닷가 정취를 물씬 풍기는 곳이다. 특히 2번 국도에서 갈라져 득량면 해안에 바짝 붙어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르노라면 득량만과 보성만 일원 남해바다의 풍광에 흠뻑 빠지고 말 것이다. 회천면소재지에 위치한 율포해수욕장은 백사청송(白沙靑松)으로 이름난 국민관광지로, 여름이면 해수욕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해수욕장 부근에 있는 해수녹차온천탕은 지하 120m에서 뽑아 올린 깨끗한 바닷물과 녹차를 이용한 온천탕으로 온천욕을 좋아하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보성군은 5월5일부터 12일까지 8일간 일림산 철쭉제와 함께 다향제를 개최한다. 철도청에서 특별열차를 운행하기도 하는 이 기간 중에는 철쭉제례, 등반대회, 사진촬영대회와 차아가씨선발대회, 차잎따기대회, 차만들기대회, 학생차예절 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 일림산 등산 코스는 대개 한치 고갯마루에서 능선을 따라 아미봉(418m)을 거쳐 정상까지 간 다음 한치로 되돌아오거나(약 4시간 소요), 또는 정상과 아미봉 사이의 안부에서 남동쪽 사면 길을 따라 일림사와 녹차재배지를 거쳐 회령으로 내려서는 코스(약 3시간 소요)를 따른다. 제암산자연휴양림에서 사자산에 올라섰다가 호남정맥을 따라 일림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코스도 있으나(일림산 - 골치 - 561.7m봉 - 사자산 구간은 약 2시간, 사자산 하산은 약 1시간30분 소요), 산행길이 길고 굴곡이 심해 초보자나 노약자에게는 마땅치 않다. 노약자들에게는 일림산 북쪽 용추폭포 골짜기를 따라 8부 능선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따르다 보성강 발원지를 거쳐 정상으로 올라서는 코스가 적합하다(왕복 3시간 소요). 가장 보편적인 코스는 한치 기점 코스다. 회천면과 웅치면의 경계인 한치에 올라서면 고갯마루에 일림산쪽으로 방책이 설치돼 있다. 따라서 산행은 낙석방지용 방책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웅치면쪽 방책이 끝나는 지점에서 사면길을 따르면 곧 능선 등날에 올라선다. 능선을 따라 40여 분 가면 아미봉 정상에 닿는다. 아미봉에 이르기까지 답답하던 조망은 내려서면서 터진다. 산사면의 차밭과 함께 쇠잔등처럼 부드러운 정상부도 눈에 들어온다. 능선 왼쪽은 전형적인 바닷가 마을인 반면 오른쪽은 강원도 산골 같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미봉 정상을 지나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 안부로 내려서면 왼쪽으로 산길이 보인다. '차밭 가는 길' 이란 팻말이 붙어 있는 이 길을 따르면 일림사와 녹차재배지를 거쳐 회령으로 내려선다. 갈림지점을 지나 잡목숲 구간을 벗어나면 초원능선에 이어 정상 오름길이 시작된다. 장딴지가 뻐근할 정도로 가파른 길이지만, 능선을 천상화원처럼 수놓은 철쭉꽃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선다. 봉화대 흔적이 남아 있는 정상에 서면 사자산 - 제암산 능선뿐 아니라 웅장한 월출산 산세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사자산까지 산행을 이을 계획이면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휘었다 서쪽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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