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고향에 1억 기부한 김순자 회장
알뜰한 인생, 김순자 새암조감제 회장
동향인 남편, 늘 고향에 감사 그리움은 가슴미다
1억 기부 행복감 크다, 자수성가 사회적 기여
노인.모교 위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사회를
대한사회복지 아너패밀리 4호, 인증패.핸드매이드
“살아온 76년 인생 중 가장 행복하고 사는 보람이 느껴집니다.”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70살 어린 고향의 모교 아이들에게 장학지원을 한 김순자 새암조감제 회장이 고향에 1억을 기부하면서 대한사회복지 아너패밀리(존경가족.영광가족, Honor Family)에 가입됐다.
그는 사회에 대한 좋은 일을 나름대로의 해왔지만 이번 기부는 의미가 다른 것 같다며 1억 기부로 인한 아너패밀리 회원으로 등록된 소감에서 오늘이 어느 때보다 정말 더 행복하고 큰 보람을 느낀 것 같다고 한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마안한 감도 드는, 흐뭇한 표정의 잔잔한 미소를 띠웠다.
재단법인 새암조감제 김순자(78) 회장이 14일 대한사회복지회(회장 김석현)의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패밀리 4호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복지협회가 밝혔다.
김 회장의 기부는 약 70년 전 다니던 초등학교와 후배들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으며 후학들이 베우고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모교를 사랑하고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서 기부했다.
기부금은 김 회장과 그의 남편인 고(故) 이양섭 회장의 모교인 영암군 시종초등학교와 도포초등학교 그리고 관내 저소득 노인 등을 위해 쓰이게 된다.
김 회장의 작고한 남편은 평소 고향을 남다르게 사랑했다고 한다. 남편이 고향을 잊을 날이 없었고 고향을 향한 마음은 항상 열어뒀다고 알렸다.
김 회장은“남편은 항상 고향에 대한 감사와 애착이 있었다”며“지금의 경제적 상황을 일구기까지 고향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은 덕분이라 생각해 오셨다”고 말했다.
남편을 한평생 내조해 온 김 회장은 3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이양섭 회장)의 뜻을 이어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재단법인‘새암조감제’를 만들었다.
2019년 7월 설립된 재단은 그동안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 내 저소득 노인들에게 방한용품, 김장김치 등을 후원하는 등의 활발한 나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 부부의 만남 역시 고향에서 이뤄졌다. 김 회장은 자신의 고향인 시종면으로 시집온 남편의 누나와 가깝게 지내다 남편과 인연을 맺게 됐다. 1968년 영암을 떠나 상경한 김 회장 부부는 슬하에 아들 둘, 딸 하나를 뒀다. 장암 이신학씨가 현재 새암조감제 이사장이다.
부부의 서울살이는 처음엔 가난했다고 한다. 남편과 함께 음식점 종업원 등 궂은일을 견디며 요식업, 부동산업 등을 일구어 자수성가했다.
김 회장은“사업 초기부터 자리를 잡기까지 10년가량을 직접 시장 대여섯 군데를 돌며 직접 장을 보며 업장을 운영해왔다”고 했다. 그는“남대문시장은 미제 물건이 싸고, 중부시장은 건어물이 싸고, 영동시장은 두부가 싸다는 걸 꿰고 있었다”며“100원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고 온갖 것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부딪히면서 극복하며 여겨낸 삶의 살아온 지난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알뜰하게 모았기에 기부의 보람은 더 컸다는 김 회장은“옛날에 아이들과 목욕탕에 가면 딸은 우유를 먹이고 나는 물을 마셨는데 그 어린 딸이 엄마도 우유 한 잔 먹어 하던 때가 생각난다”고 회상하며 웃었다. 그는“그렇게 알뜰히 살아온 보람을 지금 느끼는 것 같아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대한사회복지를 통해 1억 원을 후원한 김순자 재단법인 새암조감제 회장은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그녀의 가장 큰 행복은 고향과 이어져있었다.
그는 전남 영암 지역 독거노인들의 생활비, 어린 학생들의 학교 입학금으로 쓰였으면 해서 기부를 한 것이다.“살아온 76년 인생 중 가장 행복하고 사는 보람이 느껴집니다”라며 김 회장은 감회가 새롭다고 눈물을 글썽했다.
재단법인 이름 새암조감제도 김 회장 부부의 고향에서 유래됐다. 부부가 각기 어린 시절을 보낸 전남 영암군의 지명을 합친 말이다. 새암은 시종면 와우리 새암골, 조감제는 도포면 조감리에 있는 방죽(저수지)을 말한다. 새암조감제 재단은 3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유지에 따라 2019년‘새암조감제’라는 재단법인을 세웠다. 새암조감제는 샘이 마르지 않고 물이 솟아나듯이, 물을 가둬두며 농사를 가꾸게 하듯이 재단을 통해 목마르는 사람과 생기를 잃은 사람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새암(샘)과 조감제(저수지)의 의미를 두고 재단을 설립한 것이다.
새암조감제 재단은 김 회장의 큰 아들인 이선학씨가 이사장을 맡아 저소득 어르신들에게 방한용품, 김장김치 등을 후원하고 재단수익의 일정비율을 기부하는 등 활발한 나눔 문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은“늘 부족한 마음이 있는데 남편의 뜻을 만들어 소외된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본격적으로 도울 수 있게 돼 기쁘다”며“지금의 생활 기반을 일궈준 제2의 고향 서울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한 후원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너패밀리는 대한사회복지회의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으로 1회에 1억 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 간 1억 원 기부를 약정한 경우 회원이 된다. 정회원 약정회원 특별회원으로 구성되면 회원가입 시 인증패 증정과 핸드프린팅 전시, 세제 안내, 사업내역 보고, 각종 간행물 등의 예우를 받는다.
대한사회복지는 1954년 설립된 아동복지전문 사회복지법인으로 영유아보호시설, 발달장애아 돌봄 및 치료시설, 한부모가족시설, 가정위탁지원센터 등 전국 20개 시설에서 1000여 명의 아이들을 보호하며 지원하고 있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