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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에 왔다. 대부분의 것들이 낯설고 불편하다. 한국 나이 50에 왔으니 어정쩡하다. 젊어서 온 것도 아니고, 돈이 많아 온 것도 아니다.
20대에 공고에서 대학 국어교육과를 온 것처럼
30대에 매달 퇴원율을 집계하고 6개월마다 재계약을 하는 힘든 학원에 근무한 것처럼
40대에 학원 개원을 한 것처럼
50대에 또 다른 모험? 도전? 같은 것을 선택한 것이다.
계속 반문하고 있다. 행복할 수 있을까.
글쎄다 지금 행복하다면 된 거다. 지금은 행복65 불안35. 행복 WIN
2
교회를 다니고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구역 모임을 한다. 일주일 간 감사했던 일 한가지를 나누고, 기도했으면 하는 것 하나를 말한다.
옛날 교회 다니던 시절이 그리웠던 적이 많다. 무언가 공동체의 느낌. 대학교 1학년 때의 생활도 그럤다. 나는. 토.일요일에도 학교에 나가 친구들과 놀았다. 가정이 공급해 주지 못했던 것을 교회나 대학에서 벌충헀던 거 같다.
지금 여기 교회의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나는? 그냥 한 걸음 뒤에서 따라가고 있다. 기도를 할 때는 그저 눈을 감고 있고, 설교를 들을 때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나쁘지 않다.
3
6월 중순에 왔으니 2달이 넘어 간다. 운이 좋게 취업을 했다. 9월부터 ON THE JOB 트레이닝을 받고 10월부터 정식 출근을 한다.
20년을 입으로 먹고 살았는데 이제는 몸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손재주가 없는데. 유투브 동영상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백인들만 있는 DENTAL LAP이다. 영어도 기술도 미숙한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4.
폴 오스터 소설들을 다시 읽었고, 선물받은 고명환을 책을 다 읽었으며, 어느 하버드 교수가 쓴 <느리게, 더 느리게>를 읽고 있다.
책을 안 읽었더니 책 읽는 힘이 아주 약해졌다. 그리고 지금은 예전에는 없었던 유튜브가 있다.
그래도 꾸준히. 거북이처럼.
첫댓글 행복과 불안을 수치화 하는 것도, 50대에 새로운 도전도, 새로운 종교생활도 , 새로운 직장 생활도 , 형 덕에 처음 봤던 폴오스터도 모두 응원합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그 곳이 토론토면 더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