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수돗물적수사태 이후 조직부터 개선
4급 이상 15명 모두 수도관련 공무원으로 배치
관로세척사업 실행,관망자료 정확도 개선사업 수행
인천시 상수도본부가 6개월 만에 대대적인 혁신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인천시 적수사태로 60만 시민에게 정신적,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힌 사태이후 인천시상수도본부의 가장 커다란 변화는 조직의 혁신이다.
긴급 조성되어 한시적으로 운영된 상수도혁신위원회에서도 사태를 야기한 근본 원인으로 전문성 부족에 대한 혁신적 개선을 주문한바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수인력이 장기 근무하는 근무환경여건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은 고위정책과정교육 중 상수도본부장으로 임명된 박영길 본부장(64년생)이다.
강력한 고집과 집념으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펼친 박영길 본부장의 행적은 사고수습과정과 더불어 피눈물 나는 인천시 공무원조직과의 전쟁이었다.
인천시는 적수사태 후 긴급히 본부장급 간부를 찾았지만 수도전문가로는 장기교육 중이던 박영길 본부장이 유일했다.(장기교육중인 인사를 교육 중 긴급 인사조치하는 사례도 극히 드물다.)
인천시 부시장도 박영길 본부장이 없었다면 큰일 날 뻔 했다며 안도감을 표하기도 했다.
긴급 수혈을 통해 선장은 구했지만 인천시 상수도본부에는 수도 관련 전문 인력들이 여전히 부재했다. 20여년 가까이 상수도조직을 허물어버렸던 그동안의 행적을 그대로 보여준 결과이다.
전문성강화를 위해 설립된 상수도본부가 30여년이 지난 오늘에서는 본부 이전처럼 뿔뿔이 흩어져 본부설립취지와 전혀 맞지 않은 비전문 인사행정을 펼쳤다.
민관거버넌스 구성, 워터코디와 워터닥터 운영, 관로세척과 유지관리, 스마트워터그리드의 체계적 도입 등이 설계되었지만 문제는 이를 전문적 식견으로 체계적 운영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는 점이다.
박영길 본부장의 고집은 불통의 고집이 아니라 상대의 의견을 듣고 자신이 체득하여 만들어진 신념이 강한 박고집이다.
어느 정도 사고수습을 5개월 남짓 정신없이 끝낸 박 본부장은 인사문제를 위해 또 한 번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것은 본부 내부가 아니라 인천시 전체에 대한 인사행정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한 박고집의 몸부림이다.
시장, 부시장, 기조실장, 행정관리국장은 물론 산업정책관등 모두 부서장을 설득시키며 인사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과거 수도에 종사해 온 인사들을 본부 내에 재배치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 또다시 흩어질 수 있는 조직 관리에 대한 단도리이다. 상수도본부에서도 당당하게 상위직급으로 승진할 수 있고 천대받는 풍토를 쇄신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 본부장은 시장, 부시장 등에게 인천시 인사에서 차별화되지 않게 본부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하든지, 최소한 인사위원회에 위원으로 본부장이 참여하는 시스템을 고착해야 한다는 설득과 논리를 펼쳤다.
사실 상수도본부는 인천시 뿐 아니라 전국 특·광역시 상수도본부 모두 찬밥신세로 가장 열등한 부서로 낙인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본부에 근무한다는 것은 승진을 보장받기 어려운 한직으로 정착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박 본부장은 ‘본부장에 1급이 와도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 시 조직전체에서 승진대상자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인사고가가 반영되어야 한다.’라며 시 간부들을 설득시키는 고집스러운 노력을 했다.
그 첫 결과로 상수도본부 4급 인사 중 단 1명만 빼고 모두 상수도업무에서 종사했던 인사로 배치하는데 성공했다.
그 1명인 박노열 급수부장(급수 오창범, 유수율 송영수, 생산 김미경, 수운영 전병진)도 시 감사생활을 하면서 상수도본부에 대한 강력하고도 핵심적인 감사로 외부적 시각에서 상수도를 유심하게 들여다 본 인사로 유명하다.
업무부장 김복실(인사 김성현, 기획 임복식, 감사 김호성, 요금 신교훈, 재무 전상배, 계약 김장성) 시설부장 강신영(시설 정상주, 설비 최호영, 마을상수 이진호, 고도정수 손영우), 수질연구소장 방기인(수질행정 장정진, 수질분석 전용성, 연구조사 조익환), 수도시설관리소 임경택, 부평정수사업소 이정용, 남동정수장 최구영, 공촌정수장 김재원, 수산정수장 정의현, 중부사업소 손한윤, 남동부 홍병철, 북부 당용증, 서부 김진서, 강화 유용수소장등 4급 14명을 수도와 인연이 있는 인사로 재배치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수질연구소에 대한 인사문제는 아직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수질연구소는 보건환경연구원과 교체인사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상수도본부 정원 615명중 항시 7-9%인 50-60명 정도의 결원도 현재는 10명으로 대폭 결원을 줄여 역대 최고인 결원율 1.6%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런 인사조직의 정립은 국내 여타 특·광역시 본부 모두가 안고 있는 당면과제이고 숙제로만 남겨져 있다. 따라서 인천시 상수도본부의 전문성 확보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결단과 박영길 본부장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업무추진으로는 그동안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제대로 시행할 수 없었던 관로세척을 12km의 규모에 1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관 세척사업을 시행한다.
GIS 고도화 사업으로 관망 자료의 정확도를 개선하기 위한 IT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물관리도 병행한다.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도록 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정보공개는 물론, 민·관 거버넌스 조례화 및 수돗물 시민평가단과 대학생 서포터즈와 같은 시민 모니터링을 도입했다.
또한, 인천형 워터코디를 통해 안전하고 맛있는 수돗물을 음용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알리고 워터닥터와 같은 시민서비스를 운영한다.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 구축사업과 국ㆍ시비 포함 492억을 투입하여 2021년까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부사업으로는 관로 및 배수지 자동수질측정 장치 설치, 수질정보공개 및 경보시스템을 도입한다,
상수도 전문성 강화를 위하여 전문관 확대 운영을 위해 올해부터 8개 직위 14명에서 25개 직위 45명으로 확대했다.
장기방안으로는 인천시와 같이 거대한 수도 기술행정조직이 고령화되고 전문적인 수도인에 대한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도록 상수도관련 자회사 설립도 비중 있게 나왔던 것이 혁신위원회 의견이다.
진정성 있는 상수도 혁신을 위해 인천시는 인사조직의 개편을 통해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러나 서울시, 부산시 등 타 지역은 여전히 상수도 조직은 한직에 머물고 있다. 그래서 향후인천시 수도행정의 발전을 바라는 기대심리가 그 어느 지역보다 높다.
박영길 본부장은 인천 강화출신으로 부평고, 명지대 화공과, 인하대 경영학 석사이다.
인천시상수도본부 급수부 수질과장, 환경정책과장, 에너지정책과, 수질환경과를 거쳐 부평정수사업소장, 에너지정책과장을 거쳐 지난해 2월 부이사관 승진 후 고공단 교육 중 상수도본부장으로 취임한 인물로 화공직이 상수도본부장에 취임한 유일한 인물이다.(서울시의 경우 화공직은 최고 직급이 4급으로 3급 이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환경경영신문/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