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가 드디어 영어문제를 들고나오면서 일을 저질렀는데, 내가 예상했던것 보다 일이 빨리 터진것이 놀라왔다. 그러니까 LPGA내부에서는 그 동안 얼마나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 올랐을가 짐작이 간다. 미국같이 법률분쟁이 많은 나라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데도 말이다.
한국에 사는 분들과 외국교포와의 시각차이라고할가? 나는 British Open에서 신지애 선수가 "하이마트"라는 대문짝만한 로고를 모자와 옷에 달고나오는 걸 보면서, 이건 아닌데 싶었지만, 한국에서 온 분들은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 했다.
박세리가 미국에 발을 들여놓은 첫해에 LPGA를 뒤흔들어 놓자, 뭐 저런 촌것이 와서 물을 흐리느냐는 투로 소렌스탐이 한 말을 나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She does not belong to us". 죽었다 깨도 너는 우리 축에 끼지는 못해 하는 독설을 퍼부엇지만, 그 말이 뭔지 모르는 박세리는 그냥 묵묵히 듣고만 있었을 것이였다. 이제 두사람다 나이가 들었고 박세리는 명예의 전당에 까지 이름을 올렸으니 누가 뭐래도 "축에 끼고도 남는" 성공을 한 셈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국사람들은 심지어 외교관들 까지도 칵테일 파티 같은데 가보면 자기들끼리 구석에 모여서 쭈빗거리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는 판인데, 하물며 고등학교 졸업하고 갓 외국에 나온 골프선수들이야 안봐도 비데오 아니겠느냐 말이다. 그러니 오늘 아침 이곳 신문에 실린 기사가 생각난다. 미국에서의 스포츠는 단순히 기량을 겨루는 시합이 아니고, "Entertainment Business" 이기 때문에 흥행을 돋구고 시청자들을 의식해서 하는 goal ceremony 며, Tiger Woods가 주먹을 불끈쥐고 포효하는 모습들이 다 TV화면을 염두에 둔 것임은 세상이 다 안다. 그러니 "돌부처"같은 한국 처녀들을 미국사람들이 어떻게 볼것이냐 말이다.
예컨데, 시합 마지막날 15번 홀쯤에서 날카롭게 선두다툼을 하다가도 우승하고나서 마이크 앞에서 뭐라고 말할가 걱정하면서 putting을 하면 공이 제대로 굴러들어갈지 의심이 든다. 시험에 낙방한 처녀들이 LPGA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도 너죽고 나죽자는 셈이 되겠지만 승소하면 40%를 떼는 조건으로 변호사들이 꼬시면 귀가 솔깃할 처녀들이 나올가 봐 미리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