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삼각맨
 
 
 
카페 게시글
♡--글쓰는 게시판--♡ 스크랩 휴 가.
碩木 (량b.k)양경희림 추천 0 조회 91 10.08.27 09:4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하늘이 갑자기 어두어지더니 바람이 몰고온 소나기가 시원스레 대지를 적신다.

두시간 조금 더 걸려 휴가지로부터 집 근처 식당까지 달려온터라 차량도 지쳐 있을터에. 소낙비가 반갑다.

큰아들네와 점심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4살박이 손자가 할머니집에 가겠다고 아빠와 인사한다.

"아빠! 이따봐요! 이따 만나 ! 그렇게 말하는 것이 낯설다. 안하던 짖이다.

늘 그렇듯이 할아버지네 집에 가자면 절대 혼자는 나서는 법이없다 반드시 엄마가 함께있어야 한다.

그러던 아이가 오늘은 심상치않다.

손자가 지내기가 편안하고  잔디와 공원이 눈 앞에 보이고 책 이며 장난감이며 놀 것과 먹을 것이 많은 할머니집에 가서 놀자해도

냉정하게 뿌리치고 자기집만을 고집하던 손자녀석이

지 집을 마다하고 할머니집에 가려고하니 쌩뚱 맞는 일 아닌가! 

 

아들 내외와 헤어진 우리는 집에 들어와 손자 민준이랑 놀아줄 채비를 챙겼다.

넓은 마루에서 뛰놀것 같은 아이가 조금있더니 쇼파에 엉덩이를 치켜세우고 머리를 묻더니 그냥 쓰러져 잠에 취하고 만다.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함부로 안아 자리에 뉘워도 그대로 퍼진다.

아! 그거 였구먼! 영악스러운 손자놈의 행동은 이내 파악이 가능했다.

2박 3일의 휴가기간에 있었던 일들이 손자로서는 부담을 느꼈던 모양이다,.

말을 많이 안들었던 일들이 자기 마음에 부담이 간듯  지 애비 에미의 꾸지람이 싫어 할아버지 집을 선택한 것이리라.

 

무난이도 무더운 여름  정말 숨이 막힐정도로 무덥다.

강원도에 있는 리조트에 며칠간 머물수 있는 기회가 생겨

며칠 전부터 계획한 대로 아침 일찍 두대의 차에  큰며느리네와 둘쩨 며느리네를 각각 구분해 동승시키고

나와 아내가 나누어 각자 운전대를 맡아  평창에 자리한 휘닉스 파크에 있는 한화 리조트로 휴가를 떠났다.

금요일 이라 아들들은 회사가 끝나는대로 오늘 저녁늦게 도착, 합류 하기로하고 우리가 먼저 길을 나선것이다.

길이 막힐것을 생각해. 양평 -여주- 문막-횡성을 경유하는 지름길을 택한 덕에 두시간 정도 걸려 현지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몇년 전에 한 번 와 본 곳이라 낯설지는 않았다.

3식구가 머물기에 적합한 54평형의 전망이 좋은 객실을 배정 받아 짐을 풀었다

큰며느리는 4살박이 손자와 8개월된 뱃속의 애기를챙기느라 바쁘고.

작은 며느리는 이제 생후 5개월도 채안된, 간난애기 간수에 힘들다.

짐을 풀어 옮겨놓는 힘들고 번거로운 일은 결국 우리 부부의 몫이 될수밖에 없었다.

미안해 하는 며느리들을 오히려 위로 하며,그렇게 우리가족들의 여름휴가는 시작되었다. 

 

점심은  가까운식당에서 하고 저녁을 준비하는데 집사람의 손놀림이 마술을 부리더니 한상 그득 ,만찬을 만들어낸다.

아들들이 도착치 않아 마음이 편하진 안았지만 손자놈 얼르고 달래며, 밥먹이고, 품속에 안기기만 선호하는 애기,

보듬어 주느라  우리 부부는먹는둥 마는둥이다.

밤늦게 도착할 아들을 기다리느라 좌불안석, 서성이다 베란다로 나갔다.8층아래 아들차인듯한 예감의 차가 눈에 들어왔다.

시계를 보니  밤 12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주차할 곳을 찾았는지 차는 보이지 않고  둘의모습이 아래로 보였다.

 나도모르게 "아들아! " 하고 부르자.

아들들이 위를 쳐다보며  "아버지!" 하며 양손을 마구 흔들어댔다. 반가운 것이다.

60대 중반을 넘긴 아버지나 30대초, 중반의 아들들 모두가  어린애들 처럼 환호했다.

낯에 힘겨웠던 일들과 식구들의 기다림이 역역했던상황들이 아들들 을 보자 , 안도와 반가움이 더했으리라.

각자의 방에 잠들어 있을 자기식구와 아내방을 기웃하여 잘 있음을 확인한 아들들이 나를중심으로 식탁에 마주 않았다.

맥주를 몇캔 내어 마시며 환담을 나누는중에  실내가 조금 소란스러웠는지  며느리들이 이방 저방서 피곤을 이고 나와 각각의 신랑들을 맞는다.

그렇게 휴가의 첫날밤은 자정을 넘기며 빗소리속으로 피곤을 잠재우려 수면을  재촉하고 있었다.

 

잔뜩 흐린날씨, 비가 금방이라고 내릴듯 불안하다. 어제밤 내린비로 산천의 푸르름속에 안개가 만연하다.

새벽이라 그런지 리조트 주변이 적막속에 을씨년 스럽다. 그렇게 북적이던 워터파크에도 정막속에 놀이 기구들이 그림으로만 남아있었다.

애기 때문에 우리 내외는  리조트를 벗어나, 주변, 인근 식당에서 아침을 서둘러 먼저 먹었다.

2차로 가족들을 내보내 아침식사를 하게 하고  워터파크로 갈 채비를 서두르도록 했다.

여러가지 궁리끝에 우리내외가 애기를 보기로 하고, 모두를 내 보냈다.

민건이는  우리 둘째네 큰아이다. 이제 겨우 4개월이 지난 간난 아기지만 이젠 제법 머리도 가누고 허리도 빳빳하다.

없드려놓으면 팔로 지지를 하며 가슴까지 치켜든다. 힘이 장사다.

손에 쥐어진 물건은 좀처럼 빠트리지 않고 움켜쥔다. 할애비와 처음으로  같이 하룻밤을 자는 기록도 세웠다.

얼굴이 낮설지 않아서인지 내품에서 편안함을 느끼는듯 웃음이 가득하다.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내는 손자 앞에서 피곤 할줄 모르고 양보없는 돌보기를 마다않는다.

 

저 아래 워터파크에  물놀이하는장소 곳곳에 원색의 수영복차림으로 즐기는 사람들중에 혹시나 식구들을 찾아보지만 너무 멀어서 식별이 어렵다.

비슷하면서도 이내 아님을 알게되지만 자꾸만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어우러져 고함과 탄성과 웃음소리가 조화를 이루어 시끄러워야 할 소음이 즐겁고 편안하게 들린다.

역시 생각에 따라 감정도 변하는가 싶다.

비로소 우리가  노인임을 느끼게 한다. 저 사람속에 우리가 낄 자리가 생소할거라고 생각하니  않가기를 잘 한것 같다.

낄데, 안낄때, 못갈데를 구분해야 편안한 나이가 된듯싶다.

역시 있어야 할 자리가 여기인 것 같아 과거와의 격세지감을 생각하니 좀 씁쓸하다, 아무 내색도 않는 아내에게 

"이렇게 당신하고 애기하고 함께 있으니 참 편하구먼." 

"젊었을때 애들 데리고 많이 다녔었지 다 한때야!" 

"아마 저기에 늙은이들은 한명도 없겠지? " 하며 아내의 표정을 살펴본다.

개념치 않는다는듯, 민건이를 얼르며,

"그러게요 늙은이들 휴가가 다 그런거지요  이게 행복아닌가요!" 하며 애기를 들쳐 업는다.

 

반 나절이 지나도록 소식조차 없는 식구들이 궁금해 연락을 하기위해 핸드폰의 자판을 두둘겼다.

21, 22, 23, 24. 둘째네 집의 큰아들, 둘째아들, 큰며느리, 작은며느리, 의 단축번호다. 

모두 전화가 안된다. 아마도 씨끄러워 벨소리가 안 들리나 보다. 한참이 지나 궁금 해 오기 시작했다.

저기 저 많은 인파 속에 분명히 있을 가족들을 또 찾아본다.

줌이 달린 카메라를 통해도 효과가 없다. 망원경이 아쉽다.  전화를 또해본다. 그렇게 여러번 해본다. 소식이 없다.

기다림을 포기 할 즈음 핸드폰에 부재 중 전화가 와 있었다. 서둘러 확인 전화를 해 겨우 큰 며느리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곳에 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현지소식을 전해 온 것 이다.

 

예쁜 우리 애기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외로움을 아는지 종일 웃고 옹알거리고 탈없이 잘 놀아주어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

깔깔깔 웃을때는 내마음이 확 티인다. 가슴이 뻥 뚤리는듯 후련하다. 애기가 의사요 약이요 보약인듯 우리네 몸과 마음에 건강한  생기를 준다.

워터 파크에서 민준이는 놀다가 잠이들어 애비에미가 한동안 자리를 지켜야 했고 익숙치못한 놀이에 별 놀이 못하고 우리가 걱정돼  

그나마 그곳을 서둘러 나온듯 싶다. 저녁무렵 미국간 조카가 귀국해 형들을 보구싶어해  동생 내외와 함께 갑자기 합류하게 되어 저녁을 함께했다.

모처럼 만난 조카와 아들들은 맥주 한잔하러 식사후 헤어졌고 동생 내외는 바람쇄러 나가고.  

나머지 우리들은 객실에서 며느리들과 함께  민준이의 놀이와  민건이 의 재롱을 보며 이렇게  휴가 이틀째의 저녁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침일찍  일이 있어 동생 내외는 먼저 서울로 향했고 우리 가족들은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뷔페에서 깔끔한 조식을 했다.

원래는 아들들은 출근 때문에 오늘 출발을 하고 우리 내외는 하룻밤 더 묵고 가려던 참이었는데  아들들과 같은 시간에 가기로 했다.

휴가가 그러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부부의 휴가는 우리식 의 휴가가  필요함을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가족들과의 여행이 익숙치 못한것이  집을 그리워 하게 한듯 싶었다.

그렇게  올해 휴가는 2박 3일 동안 손자들 보며 객실에서  보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한자리에서 숙식을 하며 서로를 조금더 이해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가족이라는 소속감과 화합을 갖게해준 좋은 체험을 갖게한 시간이었다. 그러한 체험이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고 ,

자식들에 대한 애정과 아내의 진한 가족사랑을 또다시 확인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각자의 차에 올라  큰아들네는 4식구가(뱃속애기까지), 둘째아들네는 3식구가  우리내외는 둘이서  귀가길에 올랐다.

평창을 뒤로하고  우리차는 집을 향했다.  운전대를 잡은 아내의 표정이 조금은 아쉬워 보였다.

첫날부터 우리 내외는 하루더 자고 가자고,둘만의 시간을 갖자고 했던 아내였다.

오늘 아침!  "우리도 그냥 애들하고 같이 가지" 하며 말을 끄낸 나의 제안에 선듯

 "네! 그렇게 해요" 라고 답한 아내였다. 조금은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휴가기간동안 우리가족 모두,아무 탈없게 해준것이 모두 아내의 착한 마음가짐의 덕이라고 생각했다.

한가지 일이 있었다면 집의 에어컨을 켜논채 휴가를 다녀와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올거라는 그것이 걱정인 것이다.

 

                                                                                  2010년                   8월15일               碩木 [량] 양경희림

 

 

 

 
다음검색
댓글
  • 10.09.18 18:05

    첫댓글 지난 여름 즐거웠던 가족 휴가가 선에 선합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