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숙소 방향 때문인지, 몇몇분들은 이곳에서 이별을 고하였고, 새롭게 편입하신 분도 있다.
60세정도 되신 동양 아주머니 다섯분이셨는데, 구리오돈의 오지랖은 여기서도 이어진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오신분으로 생각하고 말을 걸어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오셨단다.
전혀 예상치 못한 나라에서 오신관계로 대화는 이어지지 못했다.
우리를 태우러 오기로 한 버스는 오지 않고 마냥 기다린다.

러시아 언니, 남친이랑 대화중이고, 장난기 발동한 구리오돈...
"Watch out, dog!!!"
그러면서 뒤에있는 개모형을 가리키니 날 보며 방긋 웃어준다.
우리 탈 버스가 도착하였고, 우르르 몰려가 명당자리 잡기에 여념이 없다.

찬과 내가 앉은 자리의 옆에는 인도네시아 아주머니들이 앉으셨다.
차는 하노이를 향해 출발한다.
내 옆에 앉으신 인도네시아 아주머니들, 아줌마포스를 팍팍 풍기며 자신들의 대화를 이어가신다.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
머릿속으로 앞으로의 여정을 정리 해 본다.
하노이에 가면...
오늘 저녁 기차를 타기위해 기차역으로 가야한다.
그리고 난생 처음타는 밤기차로 라오까이로 이동.
내일아침 박하시장 구경하고 사파로 이동하여 사파에서 2박을 할 예정이다.
2박을 하고 낮에 라오까이로 돌아와 또다시 밤기차를 타고 하노이로와서 바로 09시 비행기로 방콕행.
원래 이번여행을 준비할 때에는 이 계획이 아니었다.
내가 굿네이버스를 통해 후원하는 아이가 한 명 있다.

이 친구를 만나길 원했다.
2월 8일에 비행기 표 끊고나서 굿네이버스쪽으로 연락을 하였다.
이 친구 만나고 싶다고.
돌아온 답변은, 최소한 2개월 전에 신청을 해야 하는데, 3일이 모자라서 안된다는 것이었다.
정말 화가 많이 났었다.
굿네이버스와의 관계를 끝낼까도 생각 해 보았지만,
그러면 여태 내가 한 일이 대가를 바라고 한 일 같아서 그냥 이어가게 되었지만...
어쨌든 내가 원하던 일을 자기네 rule 하나 때문에 못하게 된 것이니 기분이 좋을 리 없다.
......
좋은쪽으로 생각하자.
이 일이 틀어지는 바람에 착한 Chan도 만나고, 난생처음 침대열차도 타 보게 되지 않았는가.
......
옆에 있는 인도네시아 아주머니들이 조용해지셨기에, 뭐하시나 보니...
기도를 하고계신 게 아닌가.
오지랖 넓은 구리오돈...
이분들 종교가 궁금해진다.
인도네시아 여행기를 보면...이슬람교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알고있었는데...
이들도 이슬람교도인가 생각하다가 기도하는 방식이 우리와 비슷하다는 걸 보게된다.
영어 짧은 구리오돈...
기도가 끝나자,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카톨릭!
오호~~~
반가워 하는 나에게 종교가 뭐냐고 묻는데...
기독교를 영어로 뭐라하는지 모르겠다.
생각나는대로,
"크리스챤"
했더니...
쿨한 이 아주머니 그러신다.
"Same God, same Jesus, same Holysprit."
맞는 말씀이다.
천주교나 기독교나 믿는 건 거의 같은데, 사소한 몇가지때문에 나뉘어 있는 것이기에
이 머나먼곳에서 고향사람이라도 만난것처럼 반가워한다.
이 아주머니들 한국에도 이미 다녀오셨단다.
한국 Beautiful 그러시더니, 인삼 맛없다고 그러신다.
"Not good mouth, but good for your health."라는 내 말에, 맞는 말이라고 끄덕인다.
구리오돈이라고 항상 대화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 찌야찌야족이 우리나라 한글을 빌려다 쓴다는 말을 시작했는데...
말이 안통한다.
옆에있던 찬도 거들고 나섰지만...이 아주머니들 처음 들어보셨는지...
"인도네시아 사람이 문자도 있는데, 왜 니네나라 글을 가져다 쓰겠니?"
그러시는데...결국 이 이야기는 흐지부지 넘어가게 되었다.
드시던 과자 먹어보라고 주시기에 맛보고, 내가 먹던 마른오징어채를 권해보니,
하나 드셔보더니 괜찮다고 더는 안드신다.
여기서 장난기 발동.
서양인들은 꼬랑내 난다고 마른 오징어 안먹는다고 들었는데,
캐나다 아주머니에게 권해보니 웃으며 정중히 그리고, 단호하게 거절하신다.
......
어느덧 하노이 시내에 도착하였고, 한명 한명 내려줄때마다 기약없는 이별을 한다.
이 친구들을 평생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속으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한솥밥 먹으며 정 많이 들었는데...
아쉬운 마음에 우리 내릴차례가 되었고, 차에서 내려 정신을 차리고보니...
분차집이 보인다.
분차란...꼬치를 얹은 국수로써, 숯불피우고 꼬치굽고있는 국수집이라고 했는데, 이걸 찾다니...
Chan은 안먹겠다 하여, 혼자서 분차집에 들어가 자리잡고 앉는다.

국수와 야채가 나오고 꼬치는 구워서 국물에 담궈서 가져다 준다.
다진마늘 접시에 있는 기호식품과 양념을 얹어서 먹으면 OK.
어떤분은 너무 맛있어서 하루세끼 분차만 드셨다는데...
그 정도로 맛있지는 않았다.
한국에 돌아가도...이 맛이 생각나서 베트남음식점을 찾아다닐 것 같지도 않다.
30,000동이라 하여, 50,000동을 내니 20,000동 정확히 거슬러준다.
어떤분은 하노이에서 한번도 거스름 돈 못받으셨다던데,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다.
음식점을 나오니 퇴근시간이라...

오토바이들이 많다.

이집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길래 나도 서서 먹은 빵집.
커피를 안마시는지라 모카빵같은 거 안좋아하는데...
모카번이 따끈따끈한 게 예술이다.
방금 벅은 분차같은 건 까맣게 잊고 맛나게 먹는다.
갓 구운 빵인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바께트빵 14,000동, 모카번 12,000동 합이 26,000동.

비코트래블 가서 이번여행 너무 좋았다고 감사인사도 전하고,
인심좋은 사장님 우리 짐도 무료로 맡아주신다.
7시에 퇴근하신다고 그 전에만 오라고 하시니 어찌나 감사한지...
Chan은 com(밥)이 먹고싶단다.
그리하여...와글와글 사람 많은 com집에 가서 앉았다.
옆사람 먹는 음식 이것저것 가리키니 한상 푸짐하게 나온다.

마늘향 가득한 불고기버섯볶음 40,000동,
약간 뻑뻑한 게 흠이었던 쪽갈비찜 30,000동,
쫀득한 육질이 예술인 닭볶음탕 32,000동
밥 10,000동 두부조림 10,000동, 국 6,000동, 합이 128,000동이다.
국도 시원한 맛이 입맛에 맞았고, 소스는 간장에 식초를 잔뜩 부은듯한 맛이었다.
방금 분차 먹고 온 구리오돈...이번에는 남들 평소 먹는만큼만 살짝 먹어준다.
좀 비싼 것 같긴한데...그래봐야 우리돈 7,680원이다.
다 먹고 나와서는...
미니파인애플 2개 30,000동, 망고 1Kg(3개) 까주고 35,000동.
구입해서 들고간다.
야간기차에서 먹기위해...
아까 구입한 바께뜨 빵과함께, 바리바리 싸들고 간다.

편의점에 가서 처음보는 사이공비어 맛 봐주고... (12,000동)

독일맥주 만큼 쓰다.(=내 입맛에 안맞다.)
맥주는 태국의 싱하를 제일 좋아한다.
제작년에 가서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이상하게 한국에서 먹으면 그맛이 안나서
이번에 태국에가면 꼭 팟타이와 싱하를 먹고 싶었다.
다음주면 싱하를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벌써 태국에 가 있는듯 하다.
비코 사무실로 돌아가 기차역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가는 노선도 없을 뿐더러 캐리어 가지고는 못 탄다고 하신다.
택시는 어떤 걸 타야 하는지 알려주시고 있는데,
마침 사무실 앞을 지나던 모닝택시를 보시더니 날렵하게 잡아주신다.
15분 가량 걸리것이고 3만동정도 나올것이라고 알려주셨는데, 시간은 정확했고, 29,000동 나왔다.

롯데리아도 있고...
구경 가 보니...무슨버거콤보가 60,000동이던데, 우리나라와 비슷한듯.
시간이 한시간도 더 남았다.
근처 모자집에서 50,000동 주고 모자 구입.(3,000원에 멋진 모자를!)
찬은 신발은 70,000동 주고 샀다.
국방색 가방이 탐났는데, 배낭형은 100,000동, 한쪽어깨형은 140,000동 달라는데,고민하다가 안샀다.
베트남은 오토바이를 많이 타고다니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헬멧도 팔고, 예쁜마스크도 판다.
코의 굴곡에 맞춰 만든 마스크는 우리나라에서 쓰면 짱이겠던데...
근처오토바이 판매하는 쇼룸앞에 앉아서 1시간가량을 Chan과 대화하다가 역으로 돌아왔다.
대합실에서 새로 산 모자쓰고 한장!

화장실이 가고싶어 화장실로 갔고 일을 보고 나오는데, 웬 아주머니가 부른다.
삐끼이겠거니...생각하고 무시했는데, 이번에는 절박하게 부른다.
2,000동 달란다.
잉?
역에 있는 화장실이라고 방심한 대가로 2,000동을 준다.
표에 펀치로 구멍을 뚫고 들어가니 플랫폼에 있는 화장실은 공짜.
찬...기다렸다는 듯 이곳 화장실 이용.

우리가 탈 기차.

우리가 타고 갈 침대칸.
주황색 찬의 트렁크가 있는 공간이 짐 넣는 공간.

4인실이니까...
우리가 2층을 쓰게 되고, 1층은 다른 두사람이 오게된다.
대충 짐정리를 하고, 잠 잘 수 있는 태세를 갖춰놓고나니...
누가 우리와 한방을 쓰게될지 궁금해진다.
현지인일까 외국인일까...
궁금해 하고있는데...
아시아남자 한명이 캐리어를 양손에 들고 들어오고,
두개나!!!
뒤이어 큰 배낭을 멘 아시아 여자 한명이 따라들어온다.
"아~ 현지인 커플인가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끝이 아니다.
또 한명의 배낭 멘 아시아여인이 따라온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두명이 와야하는데...왜 세명이지?
어찌 된 일인지는...
다음편에서 계속된다.
쭈욱~~~
첫댓글 싸파투어 인가요? 고산족이 있는 싸파 박하 가봐야지 마음만먹고 못가 봣는데 ...
네...일요박하시장과 사파투어가 올라올 예정입니다.
매일을 즐겁게 여행 하시는군요...
볼수록 잼난 여행기네여....
여행 가기 전에는 계획세우는 낙으로 살고...
여행할때는 여행을 즐기고...
여행을 마친 후에는 후기 쓰는 낙으로 사는 것 같습니다.
후기 마치고나면...우울증 걸릴지도 몰라요~
아~! 진짜 대단하심니다...(공개하신 성적표를 참조하자면...지송)
저는 여행을 공짜로 아니 수당을 받고 여행을 하고서라도 ....
이런 후기의 레포트를 원하면 여행을 포기 하렵니다...
그런데 돈쓰고 이런 레포트까지??
맹수호님은 대단하신...
순전히...
좋아서 하는거예요.
너무 좋았던 추억 함께 나누고 많은분들 이렇게 댓글까지 달아주시고...
기억이 가물가물 해 졌을 때 이 글 다시 보려구요~~~
아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담에 오랜시간이 흐른뒤...다시읽어보면 더욱 잼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