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07. 10. 28(일)
2.
시간/장소 : 소요산
[주차장(09:10) -> 폭포(09:25) -> 자재암(09:40)
-> 하백운대(10:20) -> 중백운대(10:40) -> (간식) -> 상백운대(11:00) -> (바위 길)
-> 나한대(11:45) -> (간식) -> 의상대(12:10)
-> 공주봉(12:50) -> 전망대(13:05) -> 주차장(13:50)]
3.
동행 : 강형, 대식
4.
뒤풀이 : 대식
집들이
5. 산행일기
< 하백운대 전망대 / 공주봉 하산 길 단풍 >
오늘 산행은 소요산이다. 소요산
백운대, 나한대, 의상대,
공주봉를 거치는 원점회귀 코스를 선택하고 평촌에 집결했다. 두 성우, 우진이 불참했고 원 멤버끼리의 산행이다. 시원하게 뚫린 외곽순환고속도로로
의정부까지 와서 국도를 따라 동두천으로 오니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되었다. 주차장에서 연결된 등산로를 따라 걷는데 책에서와는 달리 초입의 단풍은 감동적이지 못하다. 아직 때가 이른지 색깔이 곱지 않다. 20여분을 걸어 백운대/공주봉 등산로 갈림길에 작은 폭포가 보인다. 제법 큰 폭포의 흰색과
바위의 누런색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사진 한 장 찍고 본격적인 오르막 등산을 시작한다. 계단 길을 따라 10여 분 오르니 자재암이 나온다. 2천원의 문화재 관람료를 받는 절집 치고는 규모도 작고 어수선하다. 바로
상백운대 길로 올라선다. 이곳부터 40여분은 된비알이다. 주위에서 “누가 소요산이 평탄하다 했어, 완전 뻥이야”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힘든 계단 오르막이 계속된다. 하백운대가 440m이니 화끈하게 오르막으로 고도를 높이고 있다. 하백원대부터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중백운대로 오르는 길에서 바라다
보이는 의상대 방향 단풍이 곱고 크기도 크다. 눈 맛이 시원하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단풍으로 유명하다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중백운대를 못 미처 전망
좋은 소나무 밑에 자리를 편다. 강형이 준비한 김밥에 따뜻한 커피를 곁들여 간단하게 요기를 하며 단풍
든 산을 감상한다. 서울 근교에서 단풍이 최고하는 멋진 산에서 만난 음식을 놓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휴일 오전이 한없이 풍요롭다. 가파른 길도 올랐고 남은 길은 길지만 그리 험하지 않은 듯하여 더욱 여유가
생긴다. 상백운대까지도 완만한 오르막 길. 정상에서 강형이
막걸리 판에 기웃거리더니 한 잔을 청해 들이킨다. 대식도 합류하여 권하지만 참기로 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산에서는 금주하기로 정했다. 지나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몸에서 막걸리 냄새를 풍겨오는 기분이 역겨워 지은 것을 가끔 경험하면서, 괜한 것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기가 싫다.
상백운대에서 나한대로 향하는
길의 바위 길은 완만하면서도 기묘한 형상을 한 바위들로 능선을 이루고 있다. 주변의 소나무와 어울려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바위 길이 20여분 이어지고
나한대 밑 안부에 이른다. 소요산 봉우리들의 이름은 북한산 여러 봉우리(백운대, 의상대)들과 유사하고, 나한대라는 이름도 다른 산에서 타온 느낌이 든다. 나한대는 571m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 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강형과 먼저
올라 한참을 기다려도 대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항상 일정한 거리를 두고 처져서 올라도 시야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오늘은 자주, 많이 처진다. 5분
이상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다. 강형과 자리를 펴고 배를 깎아 무는데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배를 먹고 있다 하니 한걸음에 올라온다. 힘들다 한다. 힘 안 들고 거저 먹는 곳은 산이 아니지. 잠시 쉬고 소요산의 정상인
의상대에 오른다. 나한대에서 10분 정도 거리다. 조그만 바위에 정상석이 있고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서둘러 사진 몇 장을 찍고 ‘공주를 범하러
간다’. 요석 공주에서 유래한 공주봉은 의상대에서 40여
분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 서다 오르면 나온다. 제법 너른 평지에 단체 등산객이 도시락 먹기 좋게 나문
평상이 만들어져 있다. 족히 100명 이상이 앉아서 쉬고, 먹고 있다. 반대편 아래로 동두천 시가지에 캠프 케이시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군 시절 사단 본부로 수시로 오던 곳을 20여
만에 와서 내려다 보고 있다. 넓은 대지에 잘 정리된 부대의 전경이 눈 앞에 펼쳐저 있다. 휴일의 한가로움이 부대에서도 느껴진다. 잘 정돈된 부대에서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공주봉에서의 하산 길은 생각보다 길고 길도 잔돌이 많아 험하다. 관악산 과천 향교 하산 길과 유사하다. 전체적으로 소요산은 가파른
오르막, 평이하고 긴 능선, 돌 많은 하산 길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산을 마치고 주차장에 이르니 4시간 40분이 지났다. 생각보다 긴 등산이었다. 잔치국수로 간단하게 요기하고 차를 몰아 평촌 농수산물 시장에서 장을 보고 대식이 집으로 향했다. 바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