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투구 신화…두산 예상못한 상승세,‘투구량 특훈’ 결과 |
시즌 개막 전 두산의 상승세를 점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투수력에 있었다. 정성훈 이재영 구자운 등 주축 불펜투수들이 줄줄이 군입대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산은 이 같은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25일 현재 팀방어율 2위(3.95). 1위 삼성(3.09)과 함께 둘뿐인 3점대 방어율 팀이다. 어디서 엄청난 투수들을 영입한 것도 아니다. 이원희 김성배 이재우 정재훈 등 조금 낯선 이름의 투수들이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훈련이 가져다준 성과다. 언 땅을 녹여가며 던지고 또 던진 덕분이다. 지난 겨울 두산 젊은 투수들의 연습투구량은 무려 4,000개에 달했다. 지난해 많이 던진 박명환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전원이 4,000개를 넘어섰다. 현재 국내프로야구팀 중 가장 많은 훈련량이다. 선동렬 감독이 지난해 삼성 수석코치로 부임해 화제를 모은 ‘비시즌 3,000투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루 투구량은 50개에서 시작해 최대 100여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휴식 없이 꾸준히 던지며 투구량을 쌓았다.
두산은 지난해 삼성과 플레이오프를 끝내고 5일 후부터 곧바로 2005시즌 대비 훈련에 들어갔다. 고참급 선수 몇몇을 뺀 전체선수단이 참가했다. 특히 젊은 투수들은 거의 휴식일이 없었다. 공식적으로는 4일 훈련 1일 휴식이었지만 휴식일마다 특훈이 이어졌다. 잠실구장 내 실내 불펜에서 던지고 또 던졌다. 날씨가 추워져 대형난로에 열풍기까지 동원해야 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홀드 1위(9개) 이재우를 비롯한 탄탄한 불펜진이 이때부터 갖춰진 것이다. 윤석환 두산 투수코치는 “솔직히 우리도 갑갑했다. 잠이 안 올 정도였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독을 품고 열심히 따라와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투수들 기량을 올리는 데 다른 방법은 없다. 그저 많이 던지는 것이 최상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