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핑(Glamping)을 가다, 태안
글램핑이란 다양한 편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고급스러운 캠핑이다.
화려하다(glamorous)와 캠핑(camping)의 합성어로, 고가의 장비나 서비스가 포함된 캠핑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경관이 뛰어난 바닷가나 숲 등에 텐트를 설치하고 야영객들에게 대여하는 것을 글램핑이라 하며, 캠핑을 즐기는 사람을 glamper라고 한다.
1900년대 초 아프리카 사파리에서 생활했던 유럽인과 미국인의 생활양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서해바다 태안에 글램핑장 찾아 떠나보자!
카라반에서의 숙박은 해보았으나 글램핑은 처음이라 설렘과 기대를 가지고 2019년 10월 26일 토요일 9시 30분에 출발했다.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대전-당진간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를 지나서 태안까지 가야한다.
추풍령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예산휴게소에서는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4시간 걸려 1시 30분경 도착했다.
숙소는 센티마르펜션글램핑(충남 태안군 원북면 학암포길 47-6)이다.

학암포해수욕장 내에 3층 건물의 펜션과 9개 동의 글램핑장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10평형 펜션 1실과 글램핑장 1개소를 빌렸다.






큰 손자와 작은 손자가 바닷가에서 모레 무덤도 쌓고, 하트를 그려서 ‘사랑하는 우리 가족’이라 쓰며 신이 나서 놀고 있다.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아들, 딸들도 바닷바람 맞으며 해변을 거닐고, 손자들이 노는 모습에서 가족의 행복을 느낀다.
모두 건강하게 만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작은 손자는 모레 놀이 하다가 방방장에서 쿵쿵 재미나게 뛰고 있다.
점심도 시원찮게 먹은 터라 이제 배도 고프다.
평소 캠핑을 좋아하는 셋째 사위가 탁자와 의자를 추가로 준비하고 바베큐장을 만든다.
셋째 사위와 큰 손자가 삼겹살과 소시지를 경쟁이나 하듯 굽는다.
잘 굽힌고기를 야채에 사서 먹으며 반주로 소주, 맥주, 음료수가 한 잔씩 돌아간다.
‘즐거운 시간을 위하여’라며 잔을 부딪친다.
식사가 한 차례 끝나고 손자들은 모레사장에서 폭죽을 터트린다.
글램핑장 한쪽 모퉁이에는 모닥불이 피워진다.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어묵탕, 염통꼬지, 막창구이에 맥주를 마시며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세상사 다 잊고 불멍에 빠진다.
모닥불(박인희) 노래다.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인생은 연기 속에 재를 남기고
말없이 말없이 사라지는 모닥불 같은 것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어라“

폭죽 놀이가 끝나고 할머니와 손자가 노래방에 간다.
글램핑장 손님에게 1시간 무료이다.
6살 손자는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와 ‘곰세마리’를 부른다.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볼만한 멜로드라마 괜찮은 결말
그거면 됐다 널 사랑했다
우리가 만든 Love Scenario
---(생략)
12살 손자는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을 차분하게 끝까지 잘 한다.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오예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생략)
할머니도 사문진주막촌에 가면 흘러나오는 ‘신유의 사문진나루터’를 한 곡 하며 흥을 돋운다.
1시간이 지나면 다른 팀을 위하여 노래방을 비워야 한다.
아침 일찍부터 대구, 서울에서 달려와 밤 늦게까지 신이 나서 놀다가 반은 펜션, 반은 글램핑장에서 꿈나라에 들었다.
글램핑이 고급 캠핑은 맞나 보다. 이웃 동에 벤츠, 아우디 외래차를 타고 와 즐기고 있다.
‘우리도 차 3대 중 벤츠가 1대 있는데 ㅎㅎ’
바닷가 언덕에 ‘해변길’ 표지판이 외롭게 서 있다.
여름 날 해수욕 온 사람들이 많았을 때에는 이정표 노릇을 했을 것이다.

학암포항과 방파제의 불 밝힌 밤과 아침 풍경이 대조적이다.
숙소 맞은편 가까운 거리에 학암포항이 있다.
항구 일대와 수산시장을 둘러보지 못한 게 조금은 아쉽다.


학암포해수욕장 앞 바다의 두 얼굴이다.
조수 간만의 차이를 확실히 보았으며, 간조시 손자들이 갯벌에 들어가 조개와 게를 잡는 체험도 했다.
26일 태안의 조석은 고 736cm, 저 27cm이며, 4번의 물때가 예상된다고 한다.
고조는 03:18(721) 15:43(736), 저조는 09:39(38) 22:00(27)이다.


다음 날 새벽 먼저 일어 난 큰 손자와 일부 가족은 물 빠진 갯벌에 다녀오기도 했다.
‘좋아서 잠도 없나 보다!’
아침 식사는 떡국으로 때웠다.
식사하면서 ‘태안의 가볼만한 곳’을 검색해보니 1위가 청산수목원이다.
청산수목원(충남 태안군 남면 연꽃길 70)은 출구를 찾고 싶지 않은 꽃의 미로가 유명한 수목원이다.
입장료는 어른 8천 원으로 좀 비싸지만 아들이 쏘았다.

수생정원과 나무정원으로 나누고, 테마별로 홍연원, 모네연원, 수련원과 밀레정원, 삼족오미로공원, 승탑원, 팜파스원, 고갱가든이 있다.
축제는 5월 하순까지 연꽃축제, 6월 초순까지 홍가시 나무천국, 6월 하순까지 꽃창포세상이 열린다.
수생정원






지금은 11월 중순까지 팜파스(억새)와 핑크뮬리를 감상할 수 있다.
여러 곳에 억새와 핑크뮬리가 조성되어 있어 가족, 연인끼리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우리도 전체 사진, 가족별 사진, 개인 사진을 촬영하며 억새와 핑크뮬리밭을 거닐었다

나무정원


삼족오미로공원에는 삼족오 2마리가 살고 있어 찾아서 징을 치기도 한다.


승탑원


고갱가든

‘팜파스 그라스(Pampas Grass)는 억새 종류로 잎이 날카롭고 억세기 때문에 손을 베이기 쉽다. 절대 손으로 만지거나 꺽지 마시고 눈과 마음으로만 감상하세요’라는 경고판이 있다.

많이 걸어서 배도 고프고 청산수목원 부근 맛집을 검색해서 초가(충남 태안군 남면 안면대로 605-8)에 갔다.
안면대로변 골목길로 들어가면 옛날 집처럼 초가식당이 나온다.
태안군에서 인증한 ‘좋은 식단 마크’가 붙어 있어 믿을 수 있는 곳이다.
이 집은 메밀국수가 제일 맛있다고 추천한다.
먼저 메밀전 2접시를 시켜 먹어보니 맛이 있다.
메밀물막국수, 메밀비빕막국수, 비빕밥을 각각 먹었다.
지금까지 먹어 본 메밀막국수 중 가장 맛난 것 같다.
점심 식사는 둘째딸이 쏘았다.
점심을 먹고 주차장 나무그늘 의자에 나와서 아내가 사과, 단감을 깍아 한쪽씩 먹는다.
6살 작은 손자가 ‘할머니 우리 집에는 감이 없는데 한 개 주면 안되요’라고 한다.
귀여운 녀석의 재치 넘치는 멘트다.
홍시, 단감, 사과를 서울 가족에게 나누어 주었다.
1박 2일 짧은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으로 긴 여운의 추억이 남을 것이다.
‘재.즐.행’
재미있고 즐거운 여행이라 행복하다.
다음 여행을 기약하며 서울로, 대구로 헤어졌다.
아들이 갈 때와 돌아올 때 기름을 많이 넣어주어서 배가 부른 것 같다.
울 가족 모두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사랑한다.
고맙다.
2019년 10월 27 일요일
경북도청 전입 40주년에 태안 글램핑을 다녀와서
첫댓글 글솜씨가 정말 예술이예요
지난 여행이 다시금 떠오르네요
넘즐거웠어요^^
나중에 여행 기록을 책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ㅎㅎ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ㅎㅎ 바다도보고 ㅎㅎㅎ
글램핑 새로운 경험 좋았습니다 ㅎㅎ
가족들과 좋은추억이 생겨서 너무 좋습니다~ ^^
건강해야 여행도 다닙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