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독일 뮌헨에 사는 친구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내가 독일에 살 때는 아주 가깝게 지내던, 나와 같은 나이의 독일인 친구 부부였는데, 최근에 와서는 연락이 뜸해진 사이가 되었다. 인간관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들이 이혼을 하게 되는가 하면, 산을 옮길 것 같았던 두터운 우정도 떨어져 살다보면
어느새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어 진다.내가 한국에 살 때는 독일에 있는 친구들이 그리워지면 뮌헨으로 달려가서
이들 집에 묵으며 우리들의 우정을 나누었다. 그때는 우리가 같은 꿈을 꾸며 살아갔기 때문에 나눌 이야기도
엄청 많았었다. 그러나 내가 아프리카로 나의 삶의 터전을 옮긴 후부터는 왠지 대화가 줄어들었고 심지어
내가 뮌헨을 가도 친구들의 집보다는 호텔이 더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꿈과 비전이 달라지니
깊은 대화보다는 피상적인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가 주고받는 에너지가 바닥이 들어날 때가 많았다.
나이가 들면 친구들을 많이 만들라고 말한다. 그래야 노후가 외롭지 않다고 하지만,
노후까지 뜻을 같이하는 진정한 친구들이 이 세상에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인간들이 사는 세상은 근본적으로 변하지않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런 변화를 통해서 우리는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의 목적과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같이 가는 사람들의 부류가 달라진다.
권력과 명예에 목을 매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며 물질지상주의자들은
또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사람들을 바꿔가며 함께 걸어가고 있다.
이모든 것이 우리들의 운명도 우연도 아닌, 우리들의 선택임을 알아야한다. 후회해서도 변명해서도 안 된다.
적어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성경을 단 한번이라도 읽어본 사람들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만 한다.
헌데 문제는, 그리스도인들까지도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실천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독일친구로부터 받은 메일의 내용은 대강 이러했다.
자신들의 최근 이태리 여행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며,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얼마나 유명한 음악가들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었으며 또 다음 여행은 어디를 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려왔다.
그리고 내가 아프리카에서 하는 일들이 내게 보람과 기쁨을 가져다주기 바란다고 끝을 맺었다.
내가 5개월 동안 비한방울 없는, 40도 넘는 곳에서 일하고 있으며 먹을 것들은 주로 통조림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왜, 내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본 일이 있을까?
그들에게 나는 그냥 내가 좋아서 이곳에 왔으며, 자신의 풍요로운 노후는 생각지도 않고 집을 덜렁 팔아버린
정신 나간 친구일 뿐일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씁쓸한 메일이었다.
문득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마태 12, 48~50)
누가 진정 나의 친구들인가? 이 열악한 곳에서 하느님께서 맡기신 소명을 다하려는 내게, 기도와 후원으로
힘을 보태주는 사람들이 나의 진정한 친구들이다. 그들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보화를 하늘나라에
쌓는 사람들이다. 나는 나의 친구들이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형제자매인 것이다.
이런 형제자매들이 나의 노후를 풍요롭게 하는 진정한 친구들이다.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 라고 말한 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야고 2,16~17)
이제 이런 사람들은 더 이상 내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없다.
첫댓글 *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것이다.*
[ MT 18 ; 19 ] 아녜스님..!!! 우리는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행하려 모인 작은 마음^^ 큰 마음^^들임을
자랑하며^^ 기뻐합시다..!!!^*~ 큰마음 아녜스님을 위해 모인 작은 마음들은 마냥 즐기며 기뻐하며 기도합니다.
주님께서 작은 마음 들에게 큰 기적들을 보여주시니~^*^~ 우린 작은마음 큰 친구^^
배 부르지 않습니까??! 힘 짱.!!! ^*~~
루시아자매님, 님들이 제 곁에 계셔주시니 마음 든든합니다. 님들은 저의 큰 친구들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깊이 공감해요. 인간은 변화하는 유기체이고 인간관계도 변화하는 유기체임을 알고있어요. 끝없이 변화하는 내 옆엔 나와 이상을 ,생각을 공유할수 있는 사람들로 채워 지게 되는 것이구요. 집착도 미련도 없이 이 변화를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이 인생의 여정이 아닌가싶어요. 잠시 무거운 마음이셨겠어요. 지금 교수님곁엔 신앙의 힘으로 꽉채워진 많은 동지들이있으니 빨리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오시길 빌어요 ^ .*
지나님, 그럼요. 그런 변화를 받아들여야지요. 그리고 내 곁에 함께 해주는 친구들과 힘차게 걸어갑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내 곁에 계셔주시니 힘이 납니다. 많이 행복합니다. 고마워요!
나를 믿어주고 함께해주는 친구가 있다는것은 정말 행복한일인거 같아요.
선생님 곁엔 든든한 저희들이 있으니 힘내서 화이팅!! ^^
펠라님, 그대들이 있어 내가 행복합니다. 고마워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우리가 걷는 길은 그저 그냥 길이 아니요, 뜻을 함께 걷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 외로워 마세요. 늘 함께 부족해도, 넘쳐도 한 뜻으로 모두의 자리에서 걸어가는 우리가 같은 길을 걷는 이들입니다.
선생님! 힘내셔요!!!
사랑하는 나의 딸, 고맙다. 네가 매달 꼬박꼬박 입금해 주는 후원금을 보면서 늘 감동하고 있어.
그렇게 사랑을 행동으로 옯기는 협력자들이 있는한, 나는 외롭지 않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