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변호사인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하게된 이 길도 벌써 3년째이다. 선배 변호사들은 내가 열정으로 가득차 법정을 날아다닐때라며 부럽다고 입을 모으지만 나는 그냥 이 모든것들이 지긋지긋할 뿐이다. 돈이라면 전국민에게 비난을 받는 사람을 변호하고 모두가 짜고 하는 고스톱 공판과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때마다 단지 아버지의 만족을 위해 이 길을 선택한 내가 한심하고 바보같다. 하지만 나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아버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기에 나의 꿈을 숨긴채 변호사라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긴 공판이 끝나고 모처럼 쉬는 날. 나는 오랜만에 기분 전환을 위해 집을 나섰다. 그렇게 10분정도 걸었던가? 번화가에서 어떤 남성으로부터 한 전단지를 받았다.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바닥에 버리려던 찰나 전단지 속 ‘연극’ 단 두글자가 나의 회로를 정지시켜 버렸다. 그렇게 나는 계획했던 모든 일정을 뒤로한 채 무엇에 홀린듯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극장에 도착하였고 아직 시작하지 않아 텅 빈 무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곧 연극은 시작되었고 나의 심장은 그 어느때보다 빨리 뛰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어렸을때부터 가슴 속에 꾹꾹 담아놓았던 나의 진짜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다.